2024. December

kyung sung NEWS LETTER

니트족 청년을 위한 연결고리 니트생활자

[출처: 한국서부발전 웹진 서부공감 VOL. 121]

세대마다 시대를 관통하는 유형의 청년들이 등장하지만 작금의 현실을 보면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삼포세대, 프리터족, 캥거루족, 은둔족, 니트족 등 청년들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신조어가 많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청년 니트족이 44만 명을 훌쩍 넘어서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청년들의 고립을 해결하고 자립을 이끌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니트생활자 박은미 대표와 함께 청년 니트족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눴다.

글. 양지예 사진. 조병우


무직자들의 커뮤니티, 니트생활자

니트족이란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약어로, 학교를 다니지도 않고 일하지도 않는 청년들을 일컫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5~29세 청년 중 44만 3,000명이 니트족으로 집계되며 30~40대의 ‘쉬었음’ 인구도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이처럼 니트족이 늘고 있는 것이 과연 청년들의 게으름과 의지박약 탓일까?
“니트족이 일하지도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들이라고 정의하지만 여기 찾아오는 청년들 대부분은 간절히 일하기를 바라고 있어요. 사회생활을 하다가 안 좋은 일을 겪으면서 사회를 두려워하게 된 청년, 지금껏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해 방황하거나 경제적 사정으로 인해 알바만 하다가 시기가 늦어져 취업을 못 하는 청년 등 개인마다 모두 사정이 있어요. 니트족이 단순히 놀고 싶고 편한 일만 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로 비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처럼 박은미 대표가 니트족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는 것은 개인적인 경험 덕분이다. 니트생활자의 시작은 다니던 회사에서 좋지 않은 일로 퇴사하게 된 박은미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당시 함께 퇴사하게 된 동료와 매일 만나 이야기하고 다양한 활동을 찾아다니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직으로 인한 공백기마다 어김없이 불안과 우울감이 몰려왔는데 동료와 함께라서 그런지 무직 기간이 즐겁기만 했다. 그래서 생각했다. 무직 청년들을 위한 커뮤니티!


취업을 못 하면 사회생활도 끊기게 되고 그 기간이 길어지다 보면 더욱 고립되고 외로워지게 마련이다. 한국 사회의 특성상 직장생활이나 학교생활을 하지 않으면 인맥을 갖기 힘들고 무직 기간이 길어지면 사회생활이 두려워 오히려 취업을 꺼리게 된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무직자들의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니트생활자에서는 취업교육이나 컨설팅 등 취업 활동을 지원하거나 취업을 연계하는 일은 하지 않아요. 이미 그런 일을 하는 기관은 많거든요. 저희는 무직 청년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사람들과 교류를 지속하여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전까지 함께 모여 고민을 나누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진행하는 것이 니트생활자의 주요 활동입니다.”

 

무직 청년들의 자립을 돕는 체인지 메이커

니트생활자의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니트컴퍼니’다. ‘백수들의 가상 회사놀이’라는 프로그램으로 회사처럼 규칙적으로 출퇴근을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회사 생활을 하는 것처럼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하고 근무시간 동안 본인이 정한 업무를 매일 해나가는 것이다. 벌써 18기까지 진행이 됐고 기수마다 2~30대 청년들이 100여 명 가까이 지원하고 있다. 인원이 많아 온라인으로 출퇴근을 인증하고 커뮤니티 활동을 하지만 정기적인 만남도 갖는다. 무직자로 오랜 시간을 보내면 밤낮이 바뀌고 무기력한 생활을 하게 되는데 100일간 진행되는 니트컴퍼니 활동을 통해 사회 경험을 쌓고 규칙적으로 생활함으로써 자신감을 되찾는다. 니트컴퍼니는 이런 커뮤니티를 통해 개개인이 변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제공하여 청년들을 연결함으로써 그들이 변화하고 나아가 사회의 건전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지지한다.
“저희가 프로그램 전후에 설문조사를 하는데 30% 정도는 경제활동으로 넘어가요. 이후 또다시 1년마다 전수조사를 하는데 그때는 80% 이상이 경제활동을 하더라고요. 니트컴퍼니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과 여전히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도 50%가 넘어요. 이게 가장 중요해요. 프로그램이 끝나도 잘 살아가려면 나를 지지해 주고 서로 응원할 사람이 필요하거든요. 그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될 거예요.”


니트생활자는 청년들의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고 진로 탐색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5회 체인지메이커’로 선정됐다. 무직자를 위한 커뮤니티로 핵심 인력인 청년들의 자립을 돕고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저희의 목표는 커뮤니티를 계속해서 지속하는 거예요. 후원금이나 공모사업을 통해서만 유지하다 보니 언제 사라질지 항상 불안해요. 이번 체인지메이커에 선정되어 받은 상금이 운영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누구나 무직자가 될 수 있어요.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앞으로 니트족 청년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회적 단절을 경험하는 청년들이 실험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 단절된 청년들을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공간, 니트생활자는 ‘연결의 가능성’을 믿고 있다. 연결을 통해 청년들이 바뀌고 결국 세상이 조금 더 밝게 변화할 것이다.

 

 

 

[출처: 한국서부발전 웹진 서부공감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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