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피트 창립자 진&제인 포드 자매의 ‘유머 DNA’
- 사람
- 2021. 5. 7.
“오 베이비, 더 활짝 웃어요!”
여느 뷰티 브랜드들과는 뿌리부터 다르다. 베네피트(benefit)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화장품의 본질에 상상력과 유머를 더했다. 이는 공동창립자인 진 포드(Jean Ford)와 제인 포드(Jane Ford) 자매가 일평생 공통으로 추구한 가치이기도 하다.
글. 윤진아 일러스트. 비올라
참고. <그들의 성공엔 특별한 스토리가 있다>
쌍둥이 자매의 유쾌한 모험
진 포드(Jean Ford)와 제인 포드(Jane Ford)는 미국 인디애나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 자매다.
매일의 일과였던 화장이 좀 더 쉽고 재미있는 놀이가 되길 원했던 자매는 1976년 샌프란시스코에 ‘더 페이스 플레이스(The Face Place)’라는 메이크업 전문 매장을 열었다. ‘얼굴을 위한 사탕 가게’라는 콘셉트로 출발한 이곳에서 진과 제인은 뷰티 고민 해결사 역할도 자처했다. 화장품 판매뿐만 아니라 고객들에게 얼굴 결점을 보완하는 화장법에 대해 알려줬고, 시간이 흐르면서 이곳은 뷰티 고민을 터놓는 사랑방이자 신기한 화장품을 구경할 수 있는 놀이터로 입소문이 났다.
자매는 고객들의 고민을 통해 신제품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 1977년 진과 제인은 베네피트의 글로벌 베스트셀러인 틴트(Tint)를 출시했는데, 이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했던 한 댄서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한 것이었다. 좀 더 섹시해보이고 싶다는 댄서를 위해, 진과 제인은 장미 잎을 빻아 물이나 땀에 지워지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장밋빛 홍조를 만들어주는 ‘로즈틴트(Rosetint)’를 개발했고, 이후 입술과 볼에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했다. 피부를 물들이는 착색제 개념의 틴트는 혁신과도 같았고, 이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단어와 컬러, 텍스처가 고객을 웃게 해야 한다’며 ‘제품 박스도 그냥 버리는 것이 아니라, 패키지를 구경하고 아름다운 향을 맡으며 천천히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웃음’이야말로 최고의 화장품
베네피트의 캐치프레이즈는 ‘메이크업을 즐기자!’로, 매일 화장하는 여성에게 메이크업이 쉽고, 빠르고, 즐거울 수 있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베네피트가 ‘웃음’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여성은 웃을 때 가장 아름답다’는 진과 제인의 신념 때문이다. 친구 집에 모여 신기한 화장품을 꺼내 써보듯, 베네피트 매장에 들른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는 것이 진과 제인의 바람이었다. 창립부터 현재까지 베네피트가 그 어떤 브랜드보다 유머러스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제인 포드는 평소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단어와 컬러, 텍스처가 고객을 웃게 해야 한다”며 “제품 박스도 그냥 버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잠시나마 패키지를 구경하고 아름다운 향을 맡으며 천천히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베네피트는 여성들의 일상적인 이야깃거리를 활용해 유머러스한 제품명을 짓는 네이밍 방식으로 공감을 얻었다. 바디크림에는 “Touch Me Then Try to Leave(나를 만져보고, 떠날 수 있으면 떠나보세요)”라는 이름을 붙여 매끄러운 사용감을 강조하는가 하면, 아이섀도에는 “My Date's My Brother(나의 데이트, 나의 남자친구)”라는 이름을 붙였다.
대대로 이어가는 포드家의 가치
베네피트는 1999년 LVMH 그룹에 인수된 후에도 ‘웃음이야말로 최고의 화장품(Laughter Is The Best Cosmetic)’이라는 사명을 바탕으로 ‘즐거움을 위한 화장’을 지향하고 있다.
진 포드와 제인 포드의 철학은 이제 그녀들의 또 다른 가족이 맥을 잇고 있다. 2009년부터는 진의 딸이자 제인의 조카인 애니 포드(Annie Ford)와 매기 포드(Maggie Ford)가 합류해 마케팅 및 제품 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베네피트의 성공요인 중 공동창업자인 진과 제인이 추구하는 가치가 같았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한 지붕 아래서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며 살아온 가족은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 속 이야기를 가감 없이 털어놓고 머리를 맞댈 수 있다. 사업이라는 망망대해에서 진과 제인은 서로 의지하며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문제를 해결해나갔다. 뇌과학의 ‘거울뉴런(mirror neuron)’ 이론에 의하면, 인간은 매일 바라보는 대상을 닮는다. DNA가 섞이지 않은 부부도 행복하게 살며 많이 웃는다면 둘 다 좋은 인상을 갖게 되고, 서로 충돌하며 인상을 많이 쓰면 화난 얼굴로 바뀌는 이유다. 결국 곁에 있는 가족과 고객을 자주 웃게 하는 게 함께 아름다운 모습으로 늙어갈 비책이라는 걸, 진과 제인의 성공담이 몸소 증명하는 듯하다.
[출처 : 제대군인 5월호 테마스토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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