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November

kyung sung NEWS LETTER

근감소증(Sarcopenia), 걷기는 인생을 결정한다

근감소증(Sarcopenia), 걷기는 인생을 결정한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왜 “걷기는 최고의 명약”이라고 강조했을까? 이 충고는 당시 사회보다 현대사회에 더 적합하다. 그의 ‘걷기는 명약’이라는 철학은 옳았다! 현대인들은 왜 많이 걸어야 할까?

글. 세종대학교 김상국 명예교수


건강을 원한다면 걷기부터

최근 의사에게 가장 많이 듣는 충고가 바로 “많이 걸으시고, 운동하세요”라고 한다. 사람들에게 나이가 들어갈수록 운동이나 많이 걷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몸이 아프거나 무너지면, 모든 것이 별 소용없게 된다. 몸이 망가지면 그 몸은 짐이 되고, 몸이 건강하면 이득이 된다. 자신의 몸이 병상에 누워 있거나 거동이 불편하면 주변인들에게 민폐가 되지만, 몸을 잘 관리하면 삶의 질도 높아진다. 따라서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이나 재산 또는 정신조차도 건강한 몸 안에 있을 때 가치가 있다.

은퇴 후 삶의 질에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질병이다. 이러한 질병은 대부분 생활습관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미리 바른 습관을 가꾸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질병으로부터 해방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활기찬 걷기습관이 중요하다. 활기찬 걸음걸이는 바로 근육에 있다. 특히 우리 몸의 70%에 해당하는 근육이 하반신에 몰려있어, 이것이 부실하면 건강한 걸음걸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근육의 중요성을 잊고 산다. 특히 근감소증이라는 새로운 질병에 대해 잘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골격근량 감소로 생기는 근감소증

근감소증(사코페니아: Sarcopenia)이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골격근량이 감소되는 현상으로 근력저하와 신체기능의 저하를 말한다. 이는 골격근 질량과 기능의 상실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질병 코드를 발표했으며,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 정식 ‘질병 코드’로 분류하여 치료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질병 코드’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한국의 최근 각종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65세 이상 사람들의 약 25%가 근감소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4명 중 1명이 이 질병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도 근감소증 개선을 위해 하루빨리 질병코드 분류와 함께 의료 체계가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연령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 노화의 속도가 빨라지므로 몸의 근육도 자연스럽게 쇠약해진다. 무엇보다도 근육 조직의 변화가 신경계의 변화와 함께하여 다리 근육부터 약해진다. 이것을 자연스러운 노화라고 생각하고 아무 대책 없이 지내게 되므로 점점 ‘보행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주변의 할아버지나 할머니들을 보면 보폭이 짧아져 시간 안에 신호등을 건너기가 힘들 정도로 ‘아장아장’ 걷는 노인도 있다. 또한 할머니들이 유모차에 의존하여 생활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된다. 이렇게 ‘보행의 질’을 떨어지게 하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근감소증 때문이다.

 

#골격근량 #저항성 운동

 

100세 인생은 활기찬 걸음에서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근육을 주목’해야 한다. 첫째, 근육이 무너지면 몸의 균형이 무너져 결국 삶의 질을 빼앗기게 된다. 둘째, 근감소증에 노출되면, 허리가 굽고, 피로를 빨리 느끼게 되며, 보행 동작이 불편하여, 심한 경우 남은 세월을 누워서 보내게 된다. 셋째, 보행의 질이 저하되면, 우울증이 찾아오게 되고, 더 심하면 장애를 겪거나 사망할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그러면 이 근감소증을 단순히 노화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이를 효과적으로 극복해 나갈 방법은 없는 것일까?

고령자도 걷기와 근육을 단련해 나간다면 활기 있는 삶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필자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난 사람 중 고령층 노인들을 많이 만나면서 젊은이들 못지 않은 그들의 ‘보행의 질’과 활기찬 걸음걸이에 놀랐다. 필자는 그 궁금증을 가지고 만나는 노인들마다 그들의 비결을 알아보았다. 그들 모두는 운동을 생활화하고 있었고, 저항성 운동도 함께 즐긴다고 대답했다. 고령층 노인까지 건강하게 살아가는 비결은 바로 운동과 걷기가 생활화된 사람들이었다. 그렇다. 이것에 준비된 사람만이 건강하게 100세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걷기도 기술이 필요하다

걷기나 운동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초보자들은 의도적으로 계획을 세워 자연스럽게 걷기부터 시작해 보라고 권면하고 싶다. 먼저 걷기를 통해 효과를 스스로 경험하고 목표를 세워 작은 성취감을 느끼며 걷기를 습관화하기 바란다. 어느 정도 자신이 활력을 얻었다고 느낄 때, 가벼운 아령이나 탄력성 있는 밴드를 사용하여 저항성 운동을 시작하면 된다. 걷기와 저항성운동을 병행해 나간다면 고령층이라도 삶의 질이 개선될 것이다.

걷기의 좋은 점 중 하나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누구나가 자연스럽게 걸으면 된다. 턱을 위로 하고, 시선은 전방을 향하며, 어깨를 똑바로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등은 곧게 펴고, 복부 단전 배꼽부분에 복압을 건다. 단전의 복압이란 들숨을 통하여 단전에 힘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복압으로 엉덩이가 당겨지는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호흡을 해나가면 된다. 이때 발은 발뒤꿈치부터 착지한 다음 앞으로 구르면서 발가락으로 밀어내는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나가면 된다.

걸음걸이가 익숙해지면 보폭이나 속도를 조절해서 하면 좋다. 팔 동작은 팔꿈치는 구부리고 몸통 가까이에 유지하며 앞뒤로 자연스럽게 흔들어 준다. 이 동작도 익숙해지면 팔 동작이 앞으로 향할 때 손바닥을 펴고, 뒤로 향할 때는 주먹을 쥐고 흔들면 견갑골에 자극이 가하여지면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체적인 걸음걸이의 흐름은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면 효과가 있다.

나이가 들수록 움직이는 생활습관을 만들어가야 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많이 걷고 운동해야 한다. 허리둘레를 가늘게, 허벅지 둘레는 더 굵게, 근육은 더 많이 길러야 한다. 다리근육이 튼튼할수록 더 지치지 않고, 포도당이 더 저장되며, 노폐물도 잘 처리된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걷기 바란다. 건강한 장수를 소망하다면 꾸준히 걷는 운동을 실천하자.

 

[출처 : 사학연금 8월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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