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산과 바다, 사천바다 케이블카 글·사진 : 정호윤 작가 낯선 곳을 여행하면 높은 곳부터 찾는다.산이나 전망대에서 도시의 전경을 둘러보며 어떤 풍경들이 있는지 파악하고 어디를 가야할지 결정한다.오랜 시간 사진을 찍고 여행을 하면서 생긴 습관이다. 이번에 한달음에 향한 곳은 경남 사천이다.바다 위 크고 작은 섬들로 이어주는 특별한 케이블카가 있기에 망설일 필요도 없었다. 산~바다~섬을 잇는 국내 최초의 케이블카 경남 사천시와 남해군을 잇는 삼천포대교는 초양도(草養島)-늑도-모개섬 이렇게 세 섬을 잇는, 우리나라의 최초의 섬과 섬을 잇는 다리이다. 삼천포대교 앞에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는 곳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사천바다 케이블카이다. 산과 바다, 그리고 섬까지 잇는 케이블카라는 점이..
근대문화유산의 숨결이 흐르는 군산 대한민국 서해의 허리쯤에 위치한 군산은 바다로는 60여 개 유·무인도가 아름답게 펼쳐진 고군산도, 내륙으로는 근대문화유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아름다운 섬과 근대문화유산의 군락지, 군산으로 떠난다. 글. 이지연사진 제공. 군산시청 기억해야 할 이야기 북쪽으로는 금강을 사이에 두고 충남 서천과, 남쪽으로는 만경강을 경계로 전북 김제와 접한 군산은 예로부터 호남평야에서 나는 세곡을 모아두던 군산창이 있던 곳이다. 1899년 5월 군산항 개항과 함께 해안 일대에 조계지(租界地)가 형성됐다. 조계지란 개항장에서 외국인이 자유롭게 통상하고 거주하며 치외법권을 누릴 수 있도록 설정한 곳이다. 지금의 해망로를 중심으로 관공서, 은행, 상업·업무지구가, 군산역 부근으로는 정미업을..
골목길의 흥미로운 진화 전국 ‘리단길’ 모음 .zip Text. 김주희 Photo. 정우철, 각 지자체 지금 우리는 골목길에 주목한다. 오래된 골목이 맛집과 멋집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입으면서 ‘리단길’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2015년 이태원에 형성된 경리단길을 시작으로 각 지역의 특색과 개성을 갖춘 골목길이 ‘○리단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중. 리단길은 번화가와 달리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감성이 곳곳에 녹아든 것이 특징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핫플레이스와 성지로 떠오르며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골목길의 새로운 발견, 전국의 리단길을 소개한다. 한 폭의 그림 같은 성곽을 품다 수원사업소 인근 수원 행리단길 수원 행리단길은 수원 화성과 화성 행궁을 품은 행궁동 일원에 걸쳐 드넓게 ..
청산도에서라면, 조금 느리게 가도 괜찮다 눈 깜짝할 사이에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살고 있다. 빠른 만큼 편리해졌지만, 가끔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속도가 버겁기도 하다. 여유는 사치라는 듯한 도시를 피해 조금의 느림은 아무 상관 없는, 느린 게 오히려 괜찮다는 섬, 청산도로 갔다. 청산도에서 알게 된 느림의 미학. Text. 임혜경 Photo. 정우철 청산도로 가려면 청산도는 전라남도 완도에서도 50분 남짓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완도 역시 우리나라 땅끝마을이라 불리는 해남 옆 동네이기 때문에 수도권 기준으로 이동 거리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도착하기도 전에 멈칫할 필요는 없다. 꽤 잘 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교통편 덕분에 전국 방방곡곡 가지 못할 곳은 없으니까.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는 KTX..
몰랐어, 가을이 이리 다채로운지 강원도 정선 드라이브 여행 문지채 글·사진 : 김정흠 작가 어느새 가을이 훌쩍 찾아왔다. 성급하기도 하지. 그동안 짧아서 아쉬웠던 가을을 이번에는 제대로 누리리라.그렇다면 조금 부지런할 필요가 있겠다. 가을의 온도를 느낀 어느 날, 강원도 두메산골 깊은 곳으로 드라이브를 다녀오기로 했다.목적지는 가을의 다채로운 매력을 한데 품고 있는 정선이다. 59번 국도의 남다른 매력 강원도 평창에서 정선으로 향하는 길을 좋아한다. 사방으로 높이 솟은 산봉우리들, 깊은 골짜기를 흐르는 물줄기와 그 곁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지는 59번 국도. 통행량이 많지 않다는 점을 비롯해 여러 여건상 도로 개량 공사를 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꽤 오랫동안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던 길이다. 2..
가을 정취가 물드는 생태문화도시 : 시흥 경기도 시흥시를 보면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산업도시라는 이미지에 가려 문화관광지로서의 매력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다. 시흥갯골, 호조벌, 오이도 등 다양한 역사문화자원과 환경자원이 도시 곳곳에 분포해 있는 시흥 구석구석을 거닐어본다. 글. 이지연사진 제공. 시흥시청 생명이 숨쉬는 자연의 보고 시흥시는 지리적으로 인천, 부천, 광명, 안양, 군포, 안산 등 경기도 주요 도시들과 접해 있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에 걸쳐 시화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제조·기계 분야의 중소기업들이 자리잡으면서 시흥시 하면 산업도시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도시개발이 급속히 이뤄지면서 배곧신도시, 목감신도시 등이 조성되고, 도시와 ..
제주 유일의 바다낚시 체험장이라고? 신흥바다낚시공원 ‘낚고락고’ TV 예능프로그램 의 인기 덕분일까? 최근 낚시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이 많아졌다. 낚시에 어떤 매력이 있기에 주말의 휴식도 포기하고 바다로 가는 걸까. 이런 낚시의 매력을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으니, 바로 제주 신흥바다낚시공원, ‘낚고락고’다. 미끼를 덥석 문 물고기를 낚을 때의 쾌감! 그 짜릿한 손맛을 느끼러 go! Text. 박영화 Photo. 전재천 제주 유일의 바다낚시 체험장 제주올레 19코스를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에메랄드빛의 함덕해변. 제주는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지만 함덕해변은 유독 바다색이 예뻐 관광객이 특히 많단다. 그런데 함덕해변을 찾는 관광객들이 다음으로 들르는 코스가 있다고 한다. 해변에서 5분 거..
달빛 아래 피운 사랑, 숨이 막힐 지경이구나! 글. 윤진아 사진. 정우철 장돌뱅이의 애틋한 사랑이 진한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 마을. 봉평은 하늘에 점점이 뜬 구름마저 메밀꽃을 닮았다. 가을바람이 선선하게 불던 날, 이효석(1907~1942)의 고향이자 소설 의 배경인 봉평을 찾았다. 떠돌이 장돌뱅이의 길 위에 인생이 있고, 생의 계절을 함께 지나온 늙은 나귀가 있고, 바람처럼 날아간 사랑 한 토막이 있다. 모던보이 이효석 가을이면 봉평의 산허리는 메밀꽃으로 덮인다. 올해는 긴 장마 탓에 작황이 부진하긴 해도 은은한 메밀향이 지천을 휘감으며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속삭인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자리한 이효석문화예술촌은 이효석문학관과 효석달빛언덕으로 이뤄져 있다. 문학관은 작가의 문학세계에, 달빛언덕은 체..
창원에서 걷다가 또, 바라보다가 글. 임혜경 사진. 정우철 남들 따라 가본 팽나무가 시작이었다. 그러다가 만난 가을날, 창원의 모습들. 작위적인 모습 없이, 자연 그 자체였던 창원의 모습을 돌이켜 보니 시작이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기분 좋게 가을을 시작하고 싶다면, 창원이 어떨는지. 창원의 재발견 창원이 뜨고 있다. 여행지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던 창원특례시의 북부리 동부마을이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에 나오면서부터다. 드라마의 주요 촬영지는 아니고, ‘소덕동 이야기’ 에피소드의 배경이 북부리 동부마을이었다. 500년 된 팽나무가 나오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서도 시선을 압도하는 거대한 팽나무에 어느 곳에 있는지, 호기심이 생겼었는데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나 보다. 창원을 ..
발걸음마다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 함안 맑고 밝은 하늘과 부드러운 바람 속에서 자꾸만 걷고 싶은 가을, 가깝고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낯선 세계로 향하고 싶다면 함안으로 가자. 푸르른 자연과 오랜 역사를 품은 곳이 좋고, 잠잠한 사찰이나 고택에서 마음이 풀리는 이들이라면 더더욱. 발걸음마다 또 다른 세계로 향하는 신비와 오래된 새로움 속을 걷는 기쁨이 있는 함안에 틀림없이 끌릴 것이다. 글. 곽한나사진 제공. 함안군청 처음 만나는 아라가야 순례 경상남도 한가운데 위치한 함안은 연맹국가였던 가야의 6개국 중 ‘아라가야’의 땅이었다. 금관가야나 대가야에 비해 낯설게 다가오지만, 1500년 전 가야에서는 ‘형님의 나라’로 불렸던 찬란한 문화가 서려 있다. 함안 가야읍에 위치한 함안말이산고분군은 아라가야의 ..
불국의 정토에 나부끼는 영롱한 문장들, 동리목월문학관 글. 윤진아 사진. 정우철 맹렬했던 더위가 자취를 감추고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날, 경주 동리목월문학관을 찾았다. 시에 이끌려 찾아왔다가 소설이 읽고 싶어지는 여행길. 바람에 나부끼는 영롱한 시어 사이로 어디선가 ‘엇쇠! 잡귀야, 물러가라’는 무녀의 굿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토속감성에 민족 영혼 담은 동리 석굴암 본존불상이 지그시 내려다보는 불국의 정토 위에 목월의 시와 동리의 소설이 놓여있다. 불국사 앞 작은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돌계단을 오르면 너른 마당에 푸른 기와를 인 두 문학관이 마주보고 있다. 왼쪽이 동리문학관, 오른쪽이 목월문학관이다. 김동리와 박목월에게 천년고도 경주는 삶과 문학의 모태이자 영감을 불어넣는 중요한 공간이었..
봉평의 메밀꽃 필 무렵 text. 최선주 photo. 정우철 타향살이가 고될 때면 아무것도 몰랐던 고향에서의 시절이 그리워지곤 한다. 가산 이효석의 마음도 그러했을까. 그의 작품에는 유독 고향에서의 이야기가 많다. 메밀 꽃 필 무렵 그의 고향 봉평에서, 향수를 대신해본다. 아름다운 축제를 떠올리며 봉평은 ‘메밀꽃’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동네다. 사실, ‘메밀꽃이 다했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메밀꽃과 관련이 깊은 곳. 특히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되는 조금은 애매한 시기인 9월 초부터 ‘평창효석문화제’를 열어 메밀꽃의 절정을 보여주기에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효석문학관과 효석달빛언덕 일대에서 열리는 평창효석문화제는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정도로 이름난 봉평의 전통 축제. 자연과 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