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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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한 자동차 디자인

[출처: 한국도로교통공단 신호등 2025 3+4월호]

공장에서 자동차가 대량 생산되기 시작한 후 약 120년이 지난 현재까지의 자동차 디자인 변천사

글. 김태영(자동차 저널리스트)


현대의 자동차 디자인은 단 하나의 모양이나 가치로 설명이 어렵다. 외부 디자인, 내부 디자인, 색상 및 그래픽뿐 아니라 사용자 경험처럼 무형의 가치에도 디자인이 사용된다. 반면 여러 디자인 중에서도 특히 까다로운 것은 외관 디자인이다. 흔히 자동차의 겉모습은 디자인의 가장 마지막, 즉 완성 단계에 해당한다. 보통 자동차 설계는 운전자의 자세와 조종 페달의 위치를 기준으로 실내 크기, 엔진과 변속기 위치, 앞뒤 바퀴 거리처럼 기능적인 측면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의 최종 단계에서 외관 디자인으로 모든 것이 통일된다. 결국 자동차의 외관 디자인은 사용 목적에 부합한다. 이것이 세단, 스포츠카, 다목적 자동차(SUV), 승합차처럼 여러 자동차가 존재하는 이유다. 실제로 자동차 외관 디자인은 시대마다 크게 변했다. 여기에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

#1 마차 디자인에서 변화

1920~1930년대는 말이 이끄는 마차(왜건) 앞쪽에 내연기관 엔진을 올린 형태의 자동차가 일반적이었다. 당시 자동차의 모습은 아름다움보다는 기능성과 실용성을 목적이라 투박했다. 처음에는 지붕을 접을 수 있는 컨버터블이 대부분이었으나 차체를 더 넓고 아름다운 곡선으로 만들기 위해 철재 지붕을 갖춘 쿠페와 세단형 자동차로 디자인이 발전했다.

 

#2 아르데코 디자인의 영향

1940~1950년대는 건축, 패션, 자동차 같은 분야에서 규칙적이고 대칭적인 아르데코(Art Deco) 스타일이 유행했다. 따라서 당시 자동차들은 한층 화려해지면서도 앞뒤 대칭적이고 단순한 디자인을 추구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발생한 경제 대공황 이후 제조사들은 연료 효율성을 높인 차를 만들었고, 이때부터 유선형의 공기역학 디자인이 유행처럼 번졌다.

 

#3 현대적 자동차 스타일의 등장

1950년대, 폰톤(Ponton) 스타일의 자동차가 대거 등장했다. 폰톤은 차의 모든 부분을 감싸는 차체, 직선형 측면 보디 스타일 등 현대적 자동차 디자인의 시초가 됐다. 섬유 강화 플라스틱처럼 가벼운 신소재와 이전보다 커진 앞 유리 등 부품 기술의 발전으로 미적 완성도가 대폭 향상됐다. 트렁크 도어를 위아래로 분리한 현대식 스타일이 생겨난 시기다.

 

#4 속도가 디자인을 바꾸다

1960년대는 멋진 스포츠카들이 대거 등장했다. 미국 자동차 디자이너들은 항공기와 우주선에서 영감을 받아 각지고 미래적인 박스형 머슬카*를 만들었다. 반면 유럽에서는 유선형 디자인의 우아한 스포츠카들이 시선을 잡았다. 이들은 고속 주행 시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면서도 자동차가 지면으로 안정적으로 밀착되는 공기역학적 효과를 꾀했다.

 

#5 다시 작아진 크기

1970년대는 석유 위기, 엄격해진 자동차 배출 가스 규제, 안전 요구 증가 같은 요인으로 소형차의 인기가 높아졌다. 특히 일본과 유럽 자동차의 수출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2박스 형태의 도심형 해치백 같은 소형차가 주목받았다. 클래식 스포츠카와 미국산 머슬카도 덩치를 줄였다. 대신 작은 자동차로 주행 완성도나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했다.

 

#6 극과 극을 추구한 디자인

1980~1990년대는 제1, 2차 석유 위기를 겪으며 효율성을 추구한 자동차 디자인을 추구했다. 화물용으로 만들어진 자동차는 짐칸에 여러 개의 의자를 추가한 미니밴이 인기를 끌었다. 반면 스포츠카들은 엔진 출력 경쟁으로 배기량을 점점 키웠다. 엔진 실린더를 8~12개로 늘리면서 엔진 공간을 그만큼 늘린 롱노즈(Long nose) 스타일 자동차가 유행했다.

 

#7 장르 파괴자의 등장

2000년대에 들어서 다목적 자동차(SUV)와 크로스오버 스타일이 폭발적으로 유행을 탔다. 해치백, 세단, 쿠페와 미니밴처럼 기존에 만들어졌던 스타일과 장르가 다목적 자동차를 통해 섞이면서 ‘크로스오버’라는 장르로 표현됐다. 4개 도어를 장착한 세단이지만 지붕이 트렁크로 가파르게 떨어지는 쿠페 디자인을 접목한 ‘패스트백’* 디자인이 주목을 받았다.

 

#8 차세대 동력원의 교체

2010년부터 현재까지는 친환경 자동차를 중심으로 디자인이 탄생했다. 배출 가스가 전혀 없는 순수 전기차가 주목을 받으면서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지난 100년 간 공식화되었던 디자인도 변화를 맞이했다. 엔진 오일을 냉각시켜 줄 앞 범퍼 구멍(그릴)이나 자동차 뒷부분에 달린 배기 장치가 삭제되는 등 자동차 외부 디자인은 한결 간결화되는 추세다.


* 머슬카: 고출력을 내는 고성능 자동차를 가리키는 용어
* 패스트백: 지붕에서 트렁크까지 연결되는 외관 디자인

[출처: 한국도로교통공단 신호등 2025 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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