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자연 속 시원한 바람이 깃드는 평창
- 여행
- 2022. 8. 16.
태백산맥 등지에 자리한 평창은 이른바 ‘한국의 알프스’로 불린다. 해발고도 700m 이상인 곳이 전체 면적의 약 6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다양한 풍경과 역사, 문화, 미식을 고루 즐길 수 있어 사계절 내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글. 이소영사진 제공. 평창군
발왕산 정기로 행복 충전 100%
해발고도 1,458m 발왕산은 우리나라에서 열두 번째로 높은 산이다. 여름에도 시원하다 못해 서늘함을 느낄 수 있어 이곳을 여행할 때는 가벼운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여건이 된다면 발왕산 정상까지 트래킹을 해도 좋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케이블카로 아름다운 절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국내 최장 길이 케이블카로 무려 7.4km에 달한다. 능선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며 운행되는 케이블카에 탑승하면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스릴도 만끽할 수 있다. 탑승 시간은 편도로 약 18분으로 발왕산 정취를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발왕산은 계절에 상관없이 365일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봄엔 꽃이 오색찬란하게 수놓아진 채로, 여름에는 짙고 싱그러운 녹음 가득하게, 가을에는 화려하게 단풍옷을 입고, 겨울에는 눈부신 설경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반드시 스카이워크에 올라가 보기를 추천한다. 2020년 8월 개장한 이곳은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하늘과 산의 기운이 동시에 느껴져 일명 ‘기(氣) 스카이워크’로 통한다. 국내 스카이워크 중 가장 높은 곳에 조성돼 있다. 스카이워크에서 시원한 바람과 웅장한 산세를 실컷 즐겼다면 목전의 발왕산 정상도 가봐야 한다. 오르기는 별로 어렵지 않다. 나무데크 산책로를 따라 자분자분 걷다 보면 어느덧 정상이다. 가는 길목에는 발왕수쉼터가 자리하고 있어 천연암반수로 목을 축일 수 있다.
평창 하면 대관령 목장도 빼놓을 수 없다. 푸른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초원은 바라만 보고 있어도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하다. 대관령 목장의 또 다른 묘미는 다양한 동물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물들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보면 어느새 순수와 동심의 세계로 들어가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목장마다 입장료나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르므로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여유가 된다면 백두대간 주능선에 우뚝 솟아 있는 선자령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선자령은 대관령 북쪽에 있는 산으로 트래킹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전나무숲길에서 찾은 평온의 시간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유명해진 오대산 전나무숲길은 총 1.9km가량으로 걷는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고즈넉이 뻗은 전나무들 사이를 천천히 걷는 동안 복잡한 생각은 사라지고 내면의 고요와 만나게 된다.
청량한 계곡물 소리와 전나무 향기와 나뭇잎이 사부작사부작 흔들리는 모양을 벗 삼아 발걸음 옮기다 보면 월정사 일주문이 나타난다. 신라 선덕여왕 12년에 창건된 천년고찰 월정사는 오대산의 중심 사찰이다.
월정사팔각구층석탑, 석조보살좌상 등 천고의 보물을 보유하고 있는 월정사는 존재만으로도 경이롭다. 숱한 전쟁과 모진 풍파를 겪으며 고귀한 역사를 묵묵히 지켜왔다는 것이 그러하다. 머릿속이 어지럽고 감정의 파란으로 힘든 현대인에게 오대산 전나무숲길과 월정사는 경건한 위로를 건넨다. 숲테라피의 정수를 맛보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해보자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과 만나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가산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한 구절이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창동리 마을은 이효석의 고향이자 소설의 배경이 된 곳이다. 1990년 이효석문화마을로 지정된 이곳은, 실제로 8월 말에서 9월 초순쯤 방문하면 소담스레 핀 메밀꽃이 수만 평에 이르러 펼쳐지는 장관을 만날 수 있다.
이효석문화예술촌은 다양한 문학 체험이 가능한 이효석문학관과 이효석 생가가 있는 효석달빛언덕으로 분류된다. 이효석 생가는 고증을 바탕으로 재현해 가산 선생의 당시 생활상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 이효석 생가를 지나면 근대문학체험관이 있다. 근대문학 전시실은 물론 이효석의 시공간과 문학 등을 이야기로 풀어내 더욱 흥미롭다.
이효석의 숨결을 따라 거닐다 보면 ‘푸른 집’도 만날 수 있다. 1936년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평양에서 살던 ‘푸른 집’은 담쟁이로 외벽을 장식해 붙여진 이름이다. 유품으로 남은 사진들과 소설 <화분>의 내용에 근거해 복원한 이 공간을 둘러보면 이효석의 삶과 사랑, 이별까지 머릿속에 그려진다. 집 뒤편 언덕으로 가면 심미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연인의 달 모형의 조형물이 있으니 잊지 말고 감상해보자.
이효석과 함께한 산책이 끝난 다음엔 메밀로 만든 음식을 다양하게 즐겨보자. 메밀국수, 메밀전병, 메밀묵밥으로 풍성해진 오감이 오래도록 뇌리에 남을 것이다.
완주에서 완벽한 1박 2일
1일차
발왕산 케이블카 & 스카이워크 (11:00)
발왕산의 관광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에 내려 스카이워크에 올라보자. 드넓은 하늘과 어우러진 발왕산의 조망이 감탄을 자아낸다.
대관령 양떼목장 (13:00)
푸르른 들판은 보기만 해도 마음과 몸이 정화되는 듯 시원하다. 귀여운 양에게 먹이를 주거나 말을 타볼 수 있는 등 이색적인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 (16:00)
전나무가 뿜어내는 짙은 피톤치드 속을 걷다 보면 스트레스가 다 사라지는 느낌이다. 천년고찰 월정사의 일주문에서부터 금강교로 이어지는 숲길에는 전나무 1,700여 그루가 심겨 있다.
2일차
봉평5일장 (11:00)
2, 7일에만 열리는 봉평5일장에는 풍성한 먹거리와 재밌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봉평시장에는 주말이면 ‘토요장터’가 열리는데 여기서도 구수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이효석문화예술촌 (14:00)
이효석의 생애부터 작품세계까지 만나 볼 수가 있다. 꽃망울이 톡톡 터진 메밀꽃밭은 사진 찍기에 안성맞춤이다.
효석문학의숲 (16:00)
<메밀꽃 필 무렵>의 등장인물들이 조형물로 설치돼 있어 마치 소설 속에 들어온 듯하다. 산책로를 따라 희귀한 야생화가 많아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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