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025

kyung sung NEWS LETTER

생성형 인공지능과 미국 방송가의 미래

[출처 : 한국방송작가협회 방송작가 웹진 8월호 바로가기]

 

글. 이주영 미국 통신원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학과 조교수


생성형 인공지능과 방송가의 마찰

2022년 11월 30일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인 Chat GPT가 소개되자, 전 세계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현했다.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현재 우리가 가진 능력을 더욱 향상하는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인간의 영역을 침해할 수도 있는 위험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2023년 6월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그리고 뉴욕타임스와 같은 50개가 넘는 미디어 회사를 대표하는 ‘디지털 콘텐츠 넥스트(Digital Content Next)’는 앞으로 생성형 인공지능과의 상생을 위한 지침을 발표했다.
일단, 생성형 인공지능은 뉴스의 정보 전달의 영역에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이에 더하여, 창작작품의 영역인 드라마, 영화, 그 외 영상예술 분야에서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문제도 존재한다. 2023년 미국 작가조합 파업에서도 생성형 인공지능의 활용은 주요 쟁점 중 하나였다.
따라서, 이번 미국의 방송가 소식에서는 창작자들의 저작권과 생존권을 논하게 하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현 사용 현황과 그에 따른 문제점 그리고 미국의 방송가는 어떻게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는지 다루어 보고자 한다.

‘디지털 콘텐츠 넥스트(Digital Content Next)’는 앞으로 생성형 인공지능과의 상생을 위한 지침을 발표했다. 출처_디지털 콘텐츠 넥스트 공식 사이트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무엇이 문제인가?

방송가에서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을 찬성하고 반기는 이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콘텐츠 제작자들의 역량을 더욱 함양시키는 하나의 도구가 될 것이며, 이전의 제작과 창작의 진입 장벽을 낮출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생성형 인공지능은 여러 방면으로 우려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저널리즘의 영역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정확성이 결여된다는 측면이 있다. 그리하여, 저널리즘을 비롯하여 모든 정보 전달의 영역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기에는 힘든 상황이다.
창작성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영화 및 드라마 그리고 영상예술의 분야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은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기존에 존재하는 정보를 취합하여 빠르게 작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은 창작자들의 창작 영역, 그 자체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생성형 인공지능이 기존의 작품들을 선택적으로 취합하여 만들어 낸 작품들의 저작권과 수익에 대한 분배를 어떻게 기존의 제작자 및 작가들과 나눌 것인지는 더욱 큰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방송가의 반격

이러한 문제점들에 경각심을 가지고 디지털 콘텐츠 넥스트가 타 방송사 및 미디어 회사들과 논의 하에 발표한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지침과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생성형 인공지능의 개발자와 사용자는 기존 창작자들과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2. 출판자들은 그들의 창작물의 사용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협상하고 받을 권리가 있다.
3. 저작권법은 콘텐츠 창작자들의 창작물을 불법적인 사용으로부터 보호한다.
4. 생성형 인공지능 시스템들은 출판자와 사용자들 모두에게 투명해야 한다.
5. 생성형 인공지능의 배포자들은 그 시스템의 결과에 대해서 책임져야 한다.
6. 생성형 인공지능 시스템은 창작해서는 안 되며, 불공정한 시장의 형성이나 경쟁의 구도를 만들어 내서는 안 된다.
7. 생성형 인공지능 시스템은 안전해야 하며, 개인정보 노출 위험에 대하여 밝혀야 한다.

출처 https://digitalcontentnext.org/blog/2023/06/05/dcns-principles-for-development-and-governance-of-generative-ai/

이미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웹툰이나 영화 그리고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있는 2023년, 이러한 지침과 원칙은 방송가의 창작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미국 국내적 그리고 국제적으로 구체적인 법률을 제정하여 제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한계

아직 정확한 법에 따른 제재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용한 작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2022년 12월, 미국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트위치(Twitch)는 NBC 방송국에서 1989년부터 1998년까지 방영되었던 <사인필드>(Seinfeld)의 인공지능 버전인 <Nothing, Forever>를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시니어 매니저인 스카일러 할틀(Skyler Hartle)과 다우 케리컬의 과학자인 브라이언 하버스버거(Brian Habersberger)가 출시한 이 프로젝트는 많은 시청자와 이용자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시도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기반이 된 작품들의 한계 또한 드러냈다.

Twitch <Nothing, Forever>, 필자 제공


<Nothing, Forever>의 대사들은 기존 <사인필드>의 자료들과 인터넷에 존재하는 자료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형식 또한 <사인필드>와 동일했다. <사인필드>에서는 제리의 농담과 함께 각 에피소드가 시작하듯이, <Nothing, Forever>에서는 래리의 농담으로 각 에피소드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 래리의 농담은 2023년에 맞지 않는 낮은 성인지 감수성 및 인권에 대한 무지한 발언으로 질타를 받고 2023년 2월 트위치에서 정지 처분을 받게 되었다. 기존의 방송 작품들이 작가의 창작, 탈고, 회의, 수정의 과정을 거치는 것과 다르게,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이와 같은 작품은 여러 수정의 과정이 없었던 것이 문제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더하여, 생성형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의 고유 영역인 유머를 구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 또한 생기고 있다.
이 사건을 통하여, 아직 생성형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영역에서는 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미국 방송 및 평론계에서는 이루어지고 있다. 기존의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품을 쓰는 생성형 인공지능은 우리 인간들이 가진 희로애락을 느끼지 못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에 대해서도 본인이 직접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작가들과 연기자들이 가진 감정과 그들이 시대에 기반하여 표현하는 언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그리고 표정과 같은 비언어의 영역들은 현재의 기술로는 따라올 수 없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영화와 드라마 작품들에서 다루어진 소재였다. 그리고 과학자들과 공학자들은 그러한 상상을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하여 현실화하고 있다. 우리 인간은 인간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기계에 대한 열망을 가져왔고, 그것이 실현되고 있는 2023년, 염려와 우려보다는 우리 인간들이 가진 고유한 능력을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키고, 동시에 법적인 제재를 통하여 생성형 인공지능과 공존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관련 이미지는 필자에게 제공 받은 이미지입니다.

 

[출처 : 한국방송작가협회 방송작가 웹진 8월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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