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Octo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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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네마 천국>의 그 곳, 낭만의 섬 시칠리아로 떠나보자

이탈리아의 남부에 있는 섬 시칠리아는 유럽인들이 사랑하는 휴양지로 유명하다. 어디 그뿐인가. 유서 깊은 유적지와 지중해를 낀 작은 마을들까지. 그리스, 로마, 아랍, 노르만 등 다양한 건축 양식과 문화, 자연 친화적인 음식을 실컷 즐길 수 있는 보석 같은 섬이다.

그림 같은 풍경이 내내 펼쳐지는 영화 <시네마천국>, <그랑블루>는 모두 시칠리아에서 촬영됐다. 마피아 이미지 때문에 시칠리아에 가기 망설여진다는 이가 간혹 있지만, 천만의 말씀, 시칠리아에는 순수하고 호의적인 시칠리아인들이 늘 여행자를 반겨준다.

글. 윤정인 여행작가(‘퐁당 시칠리아’ 저자)


예술인들이 사랑하는 산꼭대기 마을, 타오르미나

시칠리아 중 대도시에 속하는 카타니아. 보통 여행자들은 이 도시에 오래 머물며 주변 마을을 탐방한다.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도시가 타오르미나(Taormina)다. 타오르미나는 오스카 와일드, 괴테, 니체 둥 많은 예술가, 철학자들이 사랑하는 휴양지이기도 했다.

그 이유는 버스를 타고 타오르미나를 오르는 길에서부터 알 수 있다. 영화 <그랑블루>에 등장한 푸른 지중해 풍경과 절벽 끝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화려한 호텔들이 대비를 이루며 감탄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타오르미나를 대표하는 명소는 ‘원형 극장’이다. 기원전 3세기 이주한 그리스인들의 작품으로 신이 조각한 것 같은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괴테는 타오르미나 원형 극장을 보고 <이탈리아 기행>에 이런 감상평을 남겼다. ‘최상류층 관객이 앉았던 자리에 앉아보면 아마 극장에 온 어떤 관객도 이런 경관을 눈앞에서 누리지 못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이다.

타오르미나의 화려한 마을 탐방도 빼놓을 수 없다. 색색의 파스타와 올리브오일 등을 판매하는 기념품점, 마을 곳곳에 향기롭게 퍼지는 레몬향,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 도자기 수공예품점. 마치 천국을 스케치한다면 이런 풍경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화려하다.

혹자는 타오르미나가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그 안에는 분명 철학자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요소들이 있다. 길가에 불쑥 나타나는 미술 작품, 계단에 우두커니 자리한 테라스 카페라던가. 그래서 타오르미나는 마을 구석구석 오래 걸어야 그 진가를 느낄 수 있다.

 


죽음과 생명이 공존하는 에트나 화산

시칠리아에는 그림 같은 풍경과는 대조적으로 여전히 뜨거운 화산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다. 아직도 에트나 화산이 폭발했다는 소식을 종종 뉴스에서 들을 수 있다. 에트나 화산은 해발 3,350m로 유럽 활화산 중 가장 높은 산으로 지금도 화산 활동이 진행 중이다. 가장 큰 폭발은 1699년으로 인근 대도시인 카타니아까지 피해를 입었다. 고대의 사람들은 이런 화산의 힘을 두려워했다. 그래서 신화를 창조함으로써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에트나 화산은 불의 신인 헤파이스토스(Hephaistos)의 대장간으로 묘사된다.

에트나 화산 탐방은 가이드를 따라 여행하는 게 보통이다. 가이드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밖의 풍경을 살피다 보면, 초록빛의 아름다운 시칠리아 마을의 풍경은 어느새 흑색의 땅덩어리로 바뀌어 있다. 에트나 화산의 입구에서는 ‘용암에 집이 파묻힌 흔적’도 발견할 수 있다. 산을 오르면 새카맣게 탄 분화구가 연달아 나오는데, 관광객이 체험할 수 있는 것은 단순하다. 이미 타버린 분화구 위를 걷는 일이다. 그 안에서 자연의 위대한 힘과 과거 사람들이 겪었을 두려움을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에트나 지역은 땅이 비옥하기로도 유명한데, 화산성 땅이 실은 농사짓기에 적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트나 산에서 내려와 마을을 걷다 보면, 포도밭에 포도가 주렁주렁 열린 풍경을 볼 수 있다. 그때 에트나는 죽음과 생명, 상반된 두 얼굴이 공존하는 곳임을 깨달을 수 있다.

 


영화 <시네마 천국>의 배경, 체팔루

영화 <시네마 천국>은 시칠리아 팔라조 아드리아노(Palazzo Adriano)와 체팔루(Cefalu)에서 촬영됐다. 팔라조 아드리아노는 대중교통으로 가기에 까다롭지만, 체팔루는 시칠리아를 가는 사람이라면 꼭 들르는 대중적인 관광 도시다.

아름다운 지중해를 끼고 있는 붉은 지붕의 마을. 유럽의 전형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아기자기한 골목길을 돌다 보면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체팔루 가장 안쪽에 있는 마리나 광장(Piazza Marina)은 작은 해변과 사용하지 않는 옛 부두가 있는 조용한 장소로, <시네마 천국>의 촬영지기도 하다. 영화관에 갈 수 없는 마을 사람들을 위해 알프레도가 밤에 야외 영화 상영을 하는 장소로 등장했다.


싱싱한 해산물, 미식의 고장

미식의 고장 시칠리아에서는 즐겨야 할 음식도 많다. 본연 재료의 맛을 주로 살려 요리하는 것이 시칠리아 음식의 특징. 성게 스파게티, 정어리 파스타 등 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요리는 조미료가 따로 필요 없다. 시칠리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달콤한 디저트도 빠뜨릴 수 없다, 빵 사이에 아이스크림을 넣어 먹는 브리오쉬(Brioche) 시칠리아 대표 디저트인 달콤한 카놀리(Cannoli), 밥을 튀겨 요리한 아란치니(Arancini)등이 있다.

시칠리아는 섬이긴 하지만, 면적이 제주도의 14배 정도로 꽤 넓기 때문에 넉넉하게 일정을 잡고 여행 계획을 세우는 편이 좋다. 여유가 있다면 시칠리아 아래에 위치한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 ‘몰타(Malta)’와 함께 여행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누구든지 떠나면 반할 수밖에 없는 천국의 섬 시칠리아, 아마 다녀오면 알게 될 것이다. 왜 사람들이 그토록 시칠리아를 가고 싶어 하고 또 되돌아가는지.

 

 

[출처 : KEPCO 한국전력공사 6월호 웹진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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