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October

kyung sung NEWS LETTER

비오는 날 함께 걸어볼까요? 올티스 다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원을 꿈꾸며, 다원을 찾는 모든 이에게 영혼의 안식처가 되고자 하는 Organic Tea House ‘올티스(Orteas)’. 추적추적 5월의 봄비가 내리는 제주로 날아가 물기 가득 머금은 다원을 거닐었다.

글. 정재림사진. 이승헌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오히려 좋아!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건 국내 여행과는 사뭇 다른 기분이다. 1시간 남짓의 비행시간 때문일까? 본격적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번 호 ‘거기 그곳에’ 코너에 소개하고자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가슴이 두근거렸다. 함께 탄 다른 관광객들도 같은 마음인지 기내 안은 조금 어수선하고, 들뜬 분위기였다. 제주로 떠나기 전날부터 전국적인 비 소식이 있었지만, 하늘은 맑음! 난기류도 만나지 않고 부드럽게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올티스로 향하자 맑았던 제주의 하늘이 거짓말처럼 구름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일기예보대로 바람을 동반한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 것. 하늘이 야속하기는 했지만 계획대로 올티스로 향했다.

올티스는 조천읍 거문오름 인근에 있는 다원이다. 차나무는 일교차가 큰 환경에서 깊은 향기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차의 맛을 좌우하는 고유한 환경조건을 조성하기 위해 제주 중산간에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한다. 높은 강수량과 일조량을 조절해 주는 풍부한 안개가 서리는 곳. 해발 320m 고지. 이곳에 조성된 차 재배지 2만 3천 평에는 10만 그루의 차나무가 펼쳐져 있다고 했다. 꽤 큰 규모라는 생각이 들어 기대감도 함께 상승했다. 차를 다원 주차장에 대고 좁은 나무 사이로 안내하는 팻말을 따라 조금 더 걸어 들어가자 갑자기 넓게 펼쳐진 다원이 시야에 펼쳐졌다. ‘Orteas’라는 알파벳이 차나무들 앞에 단정히 서 있었다. 빗물에 젖은 차나무들은 열을 맞춰 길게 줄지어 있었다. 다원 뒤로 멀리 거문오름도 보였다. 산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다원은 그야말로 신비의 장소 같았다.

 


세계 자연유산인
거문오름과 곶자왈 숲은
올티스 다원을 더욱 고요하고
평화롭게 만든다.

 

물먹은 다원이 주는 잔잔한 위로

다원 입구에 자리한 시음장에서는 올티스에서 운영하는 티 테이스팅 클래스가 한창이었다. 나긋나긋하게 차를 소개하는 목소리와 다원을 배경으로 따뜻한 차를 즐기는 방문객이 보였다. 비가 와도 다원에 걸음하는 방문객들이 있구나 감탄했지만, 생각해 보니 비가 와서 더욱 따뜻한 차 한 잔이 생각난 게 아닐까 싶었다. 이들을 뒤로하고 촬영팀과 함께 다원을 더욱 가까이에서 보기로 했다.

올티스 다원의 차나무들을 에둘러 걷다 보면 울창한 곶자왈 숲이 울타리가 되어 산책길로 우리를 인도한다. 무수히 오갔던 사람들의 발자국이 만든 오솔길을 오르면 또 다른 다원이 나타난다. 이번에는 더 큰 규모다. 다원 가운데에는 제주의 농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돌담에 쌓인 무덤이 보이고, 거문오름이 한 걸음 더 성큼 다가와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산들바람은 거문오름에 걸린 물안개의 냄새를 듬뿍 싣고 왔다. 다시 산책로를 따라 걷기 시작하자 주변에 자라난 들꽃과 들풀이 다리를 스쳤다. 산책로에는 심심치 않게 노란 들꽃이 여기저기 피어 있었는데 바로 봄에 피는 야생화 고들빼기였다. 비록 비에 옷과 신발이 다 젖었지만, 비가 와서 그리고 바람이 불어서 오히려 좋았다. 말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고,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신선한 공기를 즐겼다. 사색을 즐기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에 딱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원을 한 바퀴 다 돌고 나면 다시 처음 들어섰던 주차장 쪽으로 나오게 된다. 날이 좋았다면 분명 한 바퀴로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다원으로 향했을 게 분명했다.


차밭에 왔으니 따뜻한 차 한 잔

올티스 다원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티 테이스팅 클래스 때문이다. 사전에 네이버 예약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다원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녹차, 홍차, 호지차, 말차를 시기에 따라 전문가의 손길로 정성껏 우려내 3가지 차를 맛볼 수 있다. 이름하여 ‘Tea mind’. 그 이름처럼 통유리 너머로 연둣빛의 다원을 바라보며 천천히 차를 음미하고, 힐링하며, 따스한 기운을 마음에 담아 갈 수 있다. 한 타임의 정원은 10명으로 제한되어 있어 조용한 분위기로 차를 즐길 수 있다. 조금 더 차와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다면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하는 비교적 한가한 첫 번째 클래스를 추천한다.

티 테이스팅 클래스에서는 차 종류마다 각각의 차나무 재배법, 수확 시기, 찻잎으로 만드는 과정 등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차의 효능은 물론이고 차를 마실 때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일깨워 주기도 하며 차를 맛있게 우리는 법도 배울 수 있다. 이렇다 보니 관광객에게도 인근의 제주 주민들에게도 인기 있는 수업으로 자리 잡았다. 삶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이 절실할 때 발걸음 하게 되는 마음의 안식처가 된 모양이다. 1시간 정도의 클래스를 들으며 마음을 차분히 다스린 뒤에 천천히 다원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시음했던 찻잎도 구매할 수 있으니 제주에 와서 경험한 차 한 잔의 여유를 집에 돌아가서도 느껴볼 수 있겠다. 바쁜 일상에 챙기지 못했던 나 자신을 돌아보며, 차 한 잔에 담긴 힐링 타임을 가져보면 어떨까?




‘Tea mind’.
그 이름처럼 통유리 너머로
연둣빛의 다원을 바라보며
천천히 차를 음미하고,
힐링하며,
따스한 기운을
마음에 담아 갈 수 있다.

 

올티스

제주시 조천읍 거문오름길 23-58
Tea tasting class ‘Tea mind’
10:30~16:30(예약제로 운영)
orteas.modoo.at

 

소소한 행복의 순간 Tea Tasting Class

경영지원처 세무회계부 박보선 주임 (좌측)
올티스 다원에서의 다도체험은 소소한 행복의 순간을 일깨워 준 시간이었습니다. 차를 마시는 동안 잡생각도 안 들고 저를 아껴주는 기분이 들었어요. 일상과 달리 푸릇푸릇한 자연도 지쳤던 마음을 달래주었습니다!

보령발전본부 경영관리처 기획관리부 황수정 주임 (중간)
굽이굽이 산길을 타고 올라가 맞이한 올티스 다원은 초록의 싱그러움을 뽐내며 저희 마음을 힐링 시켜줬습니다. 클래스 내내 선생님이 다양하게 타주신 따뜻한 차도, 지쳐있던 심신을 풀어주며 빗소리를 한층 운치 있게 만들어 주네요.

보령발전본부 연료운영처 연료연소부 주아영 주임 (우측)
파릇파릇한 차밭을 배경으로 한 다도 클래스에서 차의 종류, 제조 방법, 식음법 등에 대해 배워볼 수 있었는데요. 차로 만든 달콤한 디저트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올티스 다원에 오셔서 멋진 차밭에서 인생샷도 찍으시고 여유도 만끽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출처 : 한국중부발전 중부가족 웹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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