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FEBU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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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낭만, 부다페스트

[출처 : KEPCO 한국전력공사 12월호 웹진 바로가기]

 

겨울의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늦은 밤까지 불을 밝힌 채 전 세계의 손님을 맞는다. 신비로운 중세 배경으로 크리스마스, 새해를 맞이하는 화려한 조명, 그 속에서 즐기는 온천과 파티까지. 세상의 모든 낭만을 압축한 도시, 부다페스트로 떠난다.

글. 이지혜 여행전문기자

 


유럽에서 가장 로맨틱한 크리스마스 마켓

‘동유럽의 파리’라는 별명을 가진 부다페스트의 진짜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겨울에 떠나야 한다. 최근 유럽 여행 수요가 동유럽으로 옮겨가는 추세인 만큼, 부다페스트는 겨울철 여행자들의 인기 목적지이다. 특히 12월의 부다페스트는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도시. 실제로 2009년에 개설된 후 유럽의 최대 방문객수를 자랑하며 400개 이상의 주제별 유럽 방문지 순위를 발표하는 European Best Destinations(EBD)가 2023년 유럽 최고 크리스마스 마켓을 부다페스트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2019년부터 4년 연속이다.
 
부다페스트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이슈트반 대성당 앞을 비롯해 도시 곳곳에서 열린다. 대성당을 중심으로 200㎡ 규모의 아이스 스케이트장과 광장 중앙에 세워진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는 부다페스트 크리스마스 마켓의 상징이다. 성당 정면에 전시된 3D 프로젝션에는 매일 오후 5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화려한 쇼가 진행된다.
 
뵈뢰슈머르치 광장에서 열리는 마켓도 대표적인데, 100여 명이 넘는 장인과 요리사가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예술품과 이색적인 먹거리를 판매한다. 때문에 다른 도시의 제품보다는 조금 더 비싼 편이지만, 질 좋은 공예품들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잡는다. 구운 밤과 계피를 곁들인 자두 주스나 핫 초콜릿, 뱅쇼로도 알려진 멀드 와인같은 부다페스트의 전통 음식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부다페스트 크리스마스 마켓의 하이라이트는 대형 무대에서 펼쳐지는 라이브 콘서트다. 밤이 되면 포크, 재즈, 블루스, 소울, 크로스오버, 월드 뮤직 콘서트, 하우스 댄스 쇼 등 모든 종류의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매일 즐길 수 있다.



부다페스트 온천, 화려하거나 황홀하거나

겨울 부다페스트 여행의 또 다른 키워드는 바로 온천이다. 헝가리는 국토의 약 80%에서 온천수가 나온다. 로마 정착민들과 16세기경 터키에서 건너온 이주민들이 목욕탕을 건설하며 동서양이 융합된 오묘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온천이 헝가리 곳곳에 세워졌다. 덕분에 16세기 네오바로크 양식으로 지은 고풍스러운 건물부터 20세기 초에 아르누보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까지 다양한 분위기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부다페스트에는 100여 개의 온천이 산재해 있다. 대부분의 온천이 수영장도 함께 운영할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유럽 건축물의 형태를 띠고 있어서 마치 궁전에서 온천을 즐기는 귀족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중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유명한 세체니 온천은 15개의 실내 욕실과 3개의 대형 야외 수영장, 사우나, 한증막, 옥상 스파 등을 갖춘 유럽 최대 규모의 사우나 중 하나다. 테마파크를 연상시키는 세체니 온천은 1913년 지어져 현재까지도 성행 중인데 스파 안에서 열리는 화려한 온천 파티로 MZ세대 여행자를 사로잡는다. 11월 중순부터 2024년 4월까지, 매주 토요일 밤마다 열리는 파티에는 온천 전체가 화려한 조명과 DJ, 음악과 레이저 쇼로 채워진다.
 
세체니 온천 외에도 다른 온천을 체험하고 싶다면 도나우강의 전망을 볼 수 있는 루다스 온천도 추천한다. 부다 지구 엘리자베스 다리 근처에 있는 루다스 온천의 루프탑은 인생 사진 명소로 유명하다. 겔레르트 언덕 아래에 자리한 겔레르트 온천도 박물관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외관과 화려한 내부 인테리어로 유명하다. 부다페스트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채 한적한 온천을 즐기고 싶다면 루카스 온천을 추천한다.


겨울, 낭만적 도시의 단편 속으로

크리스마스 마켓과 온천 외에도 겨울 부다페스트에는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다. 시립공원의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케이트 대여와 강습까지 한 번에 할 수 있고 세체니 온천과도 가깝다. 인근의 헝가리 하키 박물관을 다녀가는 것도 좋겠다.
 
이 시기 놓칠 수 없는 또 하나는 크리스마스 조명으로 장식된 트램을 타고 부다페스트 시내를 유랑하는 것. 1년 중 12월만 운영하는 로맨틱한 트램을 타고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에 휩싸여 보자. 부다페스트 전역의 여러 노선에서 트램을 탈 수 있는데, 특히 다뉴브강의 산책로를 따라 운행되는 2호선이 가장 인기다. 2호선은 다뉴브강 주변 모든 정류장에서 탈 수 있고 가격은 일반 버스 티켓과 동일해 여행자의 부담을 덜어준다.
 
헝가리의 상징과도 같은 차이콥스키의 대표작 <호두까기 인형>을 오페라 하우스에서 감상하거나 그랜드 센트럴 마켓에서 훈제 소시지와 스튜, 전통 방식으로 만든 빵을 맛보는 것도 좋겠다. 구시가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인 어부의 요새는 중세 시대에 이 지역을 방어했던 거대한 흔적. 은은한 조명 아래 겨울밤 산책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새해를 부다페스트에서 보내고 싶다면 겔레르트 언덕으로 가자. 자정을 맞아 도심 곳곳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가 눈을 즐겁게 할 것이다. 다뉴브강을 지나는 디너 크루즈에 올라타 좀 더 럭셔리한 새해를 맞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럽의 변방이었던 부다페스트가 유럽을 넘어 전 세계 여행자들의 로맨틱한 목적지가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다양한 사회적 운동과 더불어 부르주아 문화, 시골의 특징이 담긴 도시적 요소 등 이질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요소들이 섞여 요동치는 부다페스트. 와인에 취한 유럽의 밤, 세상의 모든 낭만을 묶어 놓은 부다페스트로 떠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출처 : KEPCO 한국전력공사 12월호 웹진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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