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 청년부상제대군인 상담센터의 이한 주임은 2010년 11월 23일 발발한
연평도 포격전의 전상자다. 오랜 세월 그날의 기억과 아픔에 괴로웠지만, 그때마다 이겨내겠다는 의지로 다시 일어섰다.
지금은 상담센터에서 자신처럼 나라를 위해 싸우거나 훈련받다가 다친 제대군인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를 만났다.
연평도 포격전의 상처, 버팀목 돼준 꿈과 동료들
2022년 3월 개소한 서울시 청년부상제대군인 상담센터는 군 복무 중 부상을 입은 청년부상제대군인의 건강한 삶과 사회 진출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이곳에서 SNS 채널 홍보, 보훈 선양 콘텐츠 개발 업무 등을 담당하며 지원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는 이한 주임. 그 역시 청년부상제대군인으로, 개소식에 자신을 초청한 이주은 운영실장과 만남을 계기로 상담센터와도 연이 닿았다.
이 주임은 2010년 발발한 연평도 포격전에서 안면과 무릎 등에 파편을 맞았다. 눈앞에서 동료가 다치고 목숨을 잃는 큰 사건을 겪었지만, 그는 5개월간 집중 치료를 마친 뒤 원대에 복귀해 만기 전역하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오래전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거든요. 포격전을 겪고 나서 배우의 꿈을 이루겠다는 일념 하나로 병원 치료를 열심히 받았어요. 부대에 복귀했을 땐 동료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줬죠. 혹여나 제가 나쁜 생각을 할까 봐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응원해줬어요. 그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상담센터에서 만난 청년부상제대군인들
연평도 포격전 이후 옆을 지켜준 동료들과 배우라는 꿈은 그가 무너지지 않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었지만, 사람도 꿈도 언제까지나 함께할 순 없었다. 몇 해 전, 이 주임은 오랫동안 품어온 꿈을 내려놓았다.
긴 세월 노력했으나 배우로서 더욱 도약하지 못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려운 결단을 내리고 나니 우울증과 함께 포격전을 겪은 그날에 대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찾아왔다.
안 좋은 생각이 들기 시작하자 그는 다시 병원을 찾았다. 약을 처방받고 운동을 하며 이겨내고자 했다. 그 무렵 상담센터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센터를 통해 다양한 이유로 몸과 마음을 다친 청년부상제대군인들을 만났다. 한순간의 불운으로 인해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이 너무나 많았다.
“다친 몸 때문에 생계 활동이 어려운데, 제대로 된 보상이나 예우가 없으니 심리적으로도 무너진 청년을 많이 봤습니다. 발가락 두 개가 절단됐는데, 요건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한 분도 있었고요. 그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향을 찾아드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라를 지켜줘서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지금껏 만나온 많은 청년부상제대군인을 대표해 이 주임이 바라는 건 단 한 가지다. 나라를 위해 복무하다 부상을 입은 제대군인들이 그 공로를 인정받고 좀 더 예우받을 수 있는 사회다.
“제가 부상제대군인으로서 사회에서 마주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사람들의 시선이에요. 그런 일을 겪었다고 했을 때 숙연해지고 안타깝게만 바라보는 시선이요. 바라는 게 있다면 앞으로는 ‘나라를 지켜줘서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 말 무대에 올릴 예정인 연극 <연평>도 그러한 취지에서 시작했다. 연평도 포격전을 더욱 널리 알려 보자는 뜻에서 자신의 수기를 바탕으로 제작하고 직접 출연한 첫 연극 <사운드>가 지난해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올해는 연평도 포격전 자체를 다룬 <연평>을 제작하게 됐다. 이번 연극이 성황리에 막을 내린다면 다음에는 독립영화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이 주임. 그의 얼굴에는 내일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청년의 밝은 미소가 떠오른다.
서울시 청년부상제대군인 상담센터
군 복무 중 부상을 입고 제대한 청년 군인들이 합당한 대우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원활한 일상생활과 사회 진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원스톱 지원 센터다.
- 지원 대상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9~39세 청년부상제대군인 및 직계가족
- 신청방법
운영 시간 : 평일 9:00~18:00
문의 : 02-6354-2030~2
방문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10 ( 서울시청 지하 1층 시민청 담벼락미디어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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