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뒤흔든 빨간색 버튼 유튜브
- 문화
- 2021. 1. 29.
세계를 뒤흔든 빨간색 버튼 유튜브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Youtube)’가 시대적 트렌드로 떠올랐다. 기존 미디어와 대등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각종 콘텐츠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 지표로써 그 가치를 입증받고 있다. 나아가 1인 미디어의 사회적·경제적 성공을 위한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으니, ‘유튜브가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 강진우 문화칼럼니스트
일러스트. 장은주
영상 공유의 대명사가 된 유튜브
“BTS(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 뮤직비디오가 ‘유튜브(Youtube)’ 조회 수 6억 뷰(View)를 돌파했습니다.” 지난 11월 17일, 이 뉴스가 나오자마자 찬사가 쏟아졌다. 전 세계 곳곳에서 뮤직비디오를 6억 번이나 시청했다는 사실만으로도 BTS의 높은 인기와 상업적 성공, 여전히 거센 한류 열풍을 충분히 실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소식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핵심을 읽을 수 있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의 조회 수가 어느새 성공의 지표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이다. ‘동요계의 BTS’라고 할 수 있는 ‘아기상어’는 11월 2일 70억 뷰를 돌파, 뽀로로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동 콘텐츠가 됐다. 가수 비의 2017년 노래 ‘깡’은 작년 11월 한 여고생이 유튜브에 우스꽝스러운 커버 영상을 올린 후 ‘1일 1깡’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발매 당시보다 더 높은 인기를 누렸고, 뮤직비디오는 2천만 뷰를 목전에 뒀다. 비는 이를 바탕으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성공적으로 복귀, 지금껏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유튜브를 바탕으로 한 1인 미디어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구독자 수 1억 명을 자랑하는 유튜버 ‘퓨디파이’와 우리나라 1세대 게임 유튜버 ‘대도서관’은 2018년 각각 188억 원, 24억 원을 벌어들였다. 힙합 가수 ‘염따’는 2018년 말부터 웃기는 일상 영상을 업로드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고, 뛰어난 프로듀싱 실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힙합 뮤지션으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특별한 촬영 장비 없이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로 찍은 일상 영상을 업로드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어떤 이는 고시생의 고단한 하루를 업로드하고, 어떤 이는 루게릭병을 이겨 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유튜브에 올린다. 사람들은 각자의 성향에 맞는 채널을 찾아 구독과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자발적으로 채널 구독료를 지불하거나 중간 광고 영상을 끝까지 시청하며 후원과 지지를 보낸다. 그리고 지친 하루의 끝자락에서 이렇게 중얼거린다.
“나도 유튜브나 해 볼까?”
가벼운 마음으로, 어설프게 시작하자
사람들은 왜 이렇게 유튜브에 열광하는 것일까. 먼저 내 취향에 꼭 맞춘 영상을 마음대로 선택하고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TV는 짜인 편성표 대로 프로그램을 방영하기에,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송을 볼 수 없다. IPTV로 시청할 수도 있지만, 이용료도 은근히 비싸다. 그럴 바에는 편안하게 이불 속에서 내가 원하는 영상을 골라 시청하겠다는 게 요즘 사람들의 생각이다.
원하면 내가 촬영한 영상을 큰 제약 없이 유튜브에 올리고 공유할 수도 있다. 구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독특한 매력과 꾸준한 업로드가 더해진다면 수익 창출도 가능하고, 일이 잘 풀리면 전업 유튜버로의 전향도 가능하다. 또한 채널 운영자와 구독자가 댓글과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함께 채널을 만들어 가며 일반 미디어 이상의 친밀감과 팬덤을 구축할 수도 있다. 인기 많은 채널에 대부분 존재하는 ‘구독자 애칭’이 이를 방증한다.
유튜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매우 높다. 유튜브 운영 및 동영상 제작 관련 도서가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유튜버 양성 학원이 생길 정도. 하지만 무턱대고 유튜브를 하겠다고 나섰다가는 아까운 돈과 시간만 낭비할 수 있다. 그렇기에 유튜브를 시작하기에 앞서, 몇 가지 유의사항을 명심하고 있어야 한다. 첫째, 수익 창출에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이때까지 버틸 수 있는 밑바탕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둘째,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꾸준히 기획·촬영·편집·업로드해야 한다. 셋째, 영상 제작에 관한 모든 사항을 직접 챙기고 관리해야 한다. 넷째, 채널 성장이 더디더라도 묵묵히 영상을 업로드하는 인내심과 자기 확신이 있어야 한다. 다섯째, 구독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일단 만들어 보고 올리자’는 식의 용감무쌍함이다. 백 번 고민해도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 말이다. 지금의 어설픈 출발이 백만 유튜버로 거듭나는 시발점이 될지도 모르는 일, 그러니 누가 보든 말든 일단 올려 보자. 나의 세상이 유튜브에서 통할지 안 통할지는 그다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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