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 아이들의 꿈을 담다 유종선 선생님
- 사람
- 2020. 10. 12.
“나는 오늘 하루를 멋지고, 신나고, 보람있게 살겠어!” 아침마다 반복해서 다짐하는 유종선 선생님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직접 책을 써서 출간하는 것. 이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1인 출판사를 설립했다. 유종선 선생님을 만나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으로 집필한 책『트로이 프로젝트』 이야기를 들어본다.
글.이성주 사진.이정수 영상.고인순
Q. 선생님의 이력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경희대학교 경리과장, 산학협력단 연구과장을 거쳐 경희대 한방재료가공학교기업 운영부장을 하다가 명예퇴직을 하고, (사)한국학교기업협회 본부장으로 8년을 근무했어요. 늦은 나이에도 취직이 되어 (주)세건에서는 이사로 재직하면서 쇼핑몰을 운영했어요. 재작년에는 (주)아워홈 오퍼레이터로도 근무했지요.
Q. 책을 출판하신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사)한국학교기업협회 본부장으로 근무할 때 교육부에서 매년 발표하는 <2013~2019년도 학교 진로 교육 현황 조사자료>를 보게 되었어요. 통계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 10명 중 2~4명이 희망 직업이 없다고 해요. 그런데 설문지에 ‘희망 직업(꿈)이 있는가?’라는 질문이 있는데 자칫 어린 학생들이 ‘직업’을 ‘꿈’으로 오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직업은 삶의 수단이거든요. 진정한 꿈은 111개의 꿈을 실현한 존 고다드처럼 하고 싶고, 돕고 싶고, 배우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과 같은 것이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실을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명예퇴직을 한 뒤, 한글을 공부하고 싶어서 국립한글박물관을 갔는데 거기서 아이들이 세종대왕님께 편지를 쓰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아이들이 직접 꿈을 만들어서 간직할 수 있는 ‘꿈 편지’와 꿈과 직업의 차이를 사례를 들어 알려 줄 수 있는 책을 쓰기로 결심했어요.
Q. 출판하신 책 『트로이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직업이 꿈이 되어 버린 시대! 당신은 어떤 꿈을 간직하고 사십니까?’라는 이 책의 화두는 무겁습니다. 악역 주인공은 4차 산업 시대에 맞게 IoT 제품을 통제하는 하이노2세 로봇입니다. 일본의 아신 박사는 이 로봇을 대량으로 만들어 군대와 공장, 가정에 보급시키고 세계 정복을 노리죠. 이에 맞서 주인공 김태호와 이서현, 서 박사 등은 세계 문화유산인 한글타이포그래피로 디자인된 로봇, 공룡과 함께 아신 박사의 야욕을 꺾습니다. 책의 핵심은 권선징악이지만 주인공들은 게임도 하고 토론도 하면서 ‘직업’이 ‘꿈’이 되어 버린 시대에 ‘진정한 꿈’과 ‘행복’, ‘삶의 가치관’을 찾아갑니다. 언어 공격 등 여섯 가지 큰 주제가 들어 있는 이 책은 부모와 청소년, 청년들이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어른 동화’입니다.
Q. 책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궁금합니다.
버스나 전철을 타면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그랬지요. 저는 일상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삶의 목적이 그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자신이 세운 목적들을 하나하나 이루어 가다 보면 완성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목표를 세우고 습관을 바꿔 보람 있고 행복한 삶을 사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트로이 프로젝트』에 나오는 ‘언어 공격’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아신 박사는 ‘트로이 공격’으로 사람들 스스로 더 자극적인 것을 찾게 유도합니다. 사람들은 이로 인해 점점 더 과격한 행동을 취하게 되지요. 아신 박사가 의도한 언어 공격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저는 ‘험악하고 과격한 말’이 트로이의 목마처럼 머릿속으로 파고들어 와 뇌를 장악한 뒤, 꼭두각시로 만들어 온갖 사회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제 상황을 담고자 했습니다.
Q. 1인 출판사를 창업하며 출간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사실 ‘나눔 디자인’을 1인 창업하여 출판 등록을 하고 책을 내기까지 많은 격려가 필요했어요. 스스로 1만 번이 넘게 ‘나는 할 수 있다’라고 다짐하고 격려했지요. 가장 어려웠던 일은 교정을 보는 것이었어요. 같은 단어라도 쓰임새가 다르거든요. 앉아서도 읽고, 서서도 읽고, 누워서도 읽고, 엎드려서도 읽었어요. 정말 수없이 읽으면서 수정을 했어요. 남에게 맡기면 더 정확하고 쉽겠지만 저는 모든 것을 다 혼자서 하고 싶었어요.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해낼 수 없었을 겁니다.
Q. 책을 테마로 다양한 활동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버스나 전철에서 게임을 하는 아이들을 정말 많이 만났어요. 저는 음악을 듣든 독서를 하든 요리를 하든, 30분 만이라도 ‘자신의 인생을 위해 투자해 보라’고 했어요. 그리고 『트로이 프로젝트』를 쓰기 위해 작성한 수많은 메모와 디자인, ‘꿈 드림’ 앱(App)을 보여주면서 ‘습관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라고 했지요. 휴대폰에서 게임을 지우는 아이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어깨를 두드려 주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릅니다.
Q. 책과 관련해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몇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트로이 프로젝트』에 나오는 청소년과 청년들의 ‘꿈 편지’를 ‘꿈 드림’ 앱으로 만든 것입니다. 일주일 내내 밤잠을 설쳐가며 만들었어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 올려놓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제 ‘꿈’이 이루어진 거죠.
Q. 선생님 인생을 바꾼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생텍쥐페리가 쓴 『어린왕자』는 제가 꿈을 이루는 데 영향을 준 책입니다. 주인공 어린왕자는 자신의 별 B612를 떠나 일곱 번째 별인 지구에 도착했을 때 자신이 아끼던 장미가 수많은 장미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습니다. 이후 여우가 나타나 어린왕자의 장미가 왜 소중한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사실 『트로이 프로젝트』를 포기할까 생각한 적이 여러 번 있었어요. 무거운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쓴다는 것이 제게는 버거웠거든요. 인쇄 들어가는 날, 새벽까지도 ‘여기서 접어야 할까?’ 하는 마음도 들었어요. 정말 두려웠습니다. 그때 저는 그동안 쏟아 온 열정과 노력이 귀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트로이 프로젝트』는 저에게 어린왕자의 장미와 같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든 제 인생의 한 조각이니까요.
Q. 선생님에게 ‘책’은 어떤 의미인가요?
잘 연주한 음악과 같이 아름다운 시를 보면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이나 지식을 습득하고 위안을 받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삶의 지혜를 배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책은 저에게 소중한 존재입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이나 지식을 습득하고 위안을 받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삶의 지혜를 배울 수도 있습니다.
Q. 출판사 대표로서 책에 대한 ‘철학’이 있으신가요?
철학까지는 제 주제에 감히 언급할 수 없습니다. 다만 책에는 저자의 ‘인생철학’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책 『동의보감』의 구침지희(九鍼之戲) 대목을 보다가 그 광경을 떠올리고 잠시 다음 장을 넘기지 못한 적이 있어요. 내용이 허구라고 하지만 밀양의 얼음골에서 사부 유의태가 자신의 몸을 해부할 것을 명하자 허준이 울면서 해부를 합니다. 이에 저도 직접 찾아가 보곤 전율을 느꼈습니다. 책은 시대를 넘어 지식과 지혜뿐만 아니라 마음에 공감을 주는 존재입니다. 살아서 움직이는 존재이지요.
Q. 선생님께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가서 번지 점프를 하고,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가서 컵라면을 먹고 1,300km에 달하는 국내 자전거 일주도 하고 싶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사학가족에게도 권합니다.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정해보고, 우선순위를 매긴 다음, 추진해 보십시오. 인생이 바뀝니다. 우리가 직장에서야 은퇴를 했지만, 인생에서 은퇴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제 시작입니다!
[출처 사학연금 웹진 사학연금지 10월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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