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일상을 위한 고민, 더 나은 지구를 만든다 보틀라운지
- 문화
- 2022. 4. 7.
더 나은 일상을 위한 고민, 더 나은 지구를 만든다
보틀라운지
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환경에 대한 관심이 치솟는 이때. 우리는 본질적인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일회용품이 넘쳐난다고 해서 분리수거를 더 열심히 한다거나, 재활용 공장을 더 짓는 게 아니라 발생 자체를 줄이는 방향을 고민해 보는 일과 같은. 보틀라운지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실험에 나섰다. 일회용컵 없는 카페. 섣불리 성공이라 말할 순 없지만 분명한 건, 서서히 변해간다는 것이다.
일회용컵 없는 카페를 만들다
보틀라운지는 보틀팩토리 법인에서 운영하는 카페이자 제로웨이스트숍이다. 그래서인지 보틀팩토리가 지향하는 일상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활동,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테마가 녹아들어 있다. 원래는 지하에서 운영하던 제로웨이스트숍과 카페를 합치면서 1층에서 운영 중이고, 재정비하면서 비건 식품들을 위주로 한 식품들도 판매한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보틀라운지의 고민은 많았다. ‘버려진 일회용컵은 재활용되고 있을까?’, ‘일회용컵 없는 카페는 가능할까?’, ‘포장 없이 용기에 채워갈 수 있는 시장이 있으면 어떨까?’와 같은 고민 말이다. 이런 고민 끝에 보틀라운지는 실험을 하나 하게된다.
이름하여 보틀클럽. 보틀클럽은 컵 공유 시스템으로, 사용하지 않는 텀블러를 기부받아 도서관처럼 텀블러를 빌려주는 시스템이다. 이름만 입력하면 가입이 되고, 가입하고 빌려간 후 반납을 하면 끝. 자리잡기까지 시행착오도 많았다고.
“그냥 카페인줄 알고 들어왔다가, 당황해 돌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익숙해진 분들은 단골이 되었고요. 지금은 다회용컵이 제작되어 조금 더 편리하게 운영 중입니다.”
다회용컵은 견고하고 튼튼하게 만들어졌다. 거기에 ‘Return me’라고 쓰여져 있는 문구는, 잘 사용하고 돌려주고 싶은 생각을 절로 갖게 만든다. 보온도 보냉도 되지는 않지만, 따뜻한 것도 차가운 것도 컵 슬리브 없이 잡을 수 있게 디자인해 환경을 한 번 더 생각했다.
이 다회용컵은 보틀클럽 카페에서 음료를 사서 먹고, 다른 보틀클럽 카페에 어디든 반납할 수 있다. 서대문구, 은평구, 성북구의 여러 카페들이 이 보틀클럽에 가입하며 일회용컵 없애기에 동참하고 있다. ‘일회용컵 없는 카페는 가능할까?’라는 질문은 이제 ‘가능하다’라는 명쾌한 대답을 내기에 충분해 보였다.
용기 내서 채우장으로
동네 분들이 오며 가며 들러서 저녁거리 사가고, 강아지를 데리고 놀러오고…. 물건만 사서 가는 게 아니라 다양한 사람이 만나서 이야기 하는 공간입니다. 아직 준비 중이지만, 커뮤니티 보드를 만들어서 붙여놓을 예정이에요. 보틀라운지가 동네 주민들의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되길 바랍니다.
보틀라운지에는 또 다른 흥밋거리가 있다. 마치 작은 마트에 온 것처럼 식품코너에 식품들이 잘 구비되어 있다는 것. 이렇게 식품코너에 공을 들인 이유는 바로 여기서 비롯되었다. ‘포장 없이 용기에 채워갈 수 있는 시장이 있으면 어떨까?’라는 고민.
다양한 시도와 고민 끝에 동네 작은 가게들의 물건을 한 달에 한 번, 포장 없이 판매하고 소비자는 자기 용기를 가져와 채우는, 일명 ‘채우장’을 운영하게 된다.
준비물에 대해 열심히 안내했고, 어떤 것들이 판매되는지, 그걸 사려면 무엇을 챙겨와야하는지 열심히 알렸다. ‘잘 될까?’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많은 손님이 저마다의 용기를 가지고 채우장에 방문했기 때문. 손님들은 “버릴 것이 없어 편하고, 용기에 담아오니 예뻐요”와 같은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아쉽게도 지금은 코로나19 이슈로 채우장을 열지 않고 있는데, 보틀라운지를 찾는 사람들은 “채우장은 언제 열어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곤 한다고. 이런 손님들의 기대에 조금이나마 부흥하고자 모둠 샐러드와 4~5가지 채소를 매주 씻어서 냉장고에 썰어 두거나 다양한 식품을 들여 놓는 등의 정성을 쏟고 있는 중이다.
고민은 누구나 한다. 하지만 그 고민에 대한 답을 내리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지구와 환경을 위해 사람들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보틀라운지의 고민이 앞으로도 계속 되기를 응원한다.
보틀라운지
주소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26
홈페이지 https://bottlefactory.co.kr/
인스타그램 @bottlelounge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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