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February

kyung sung NEWS LETTER

증시 바닥 신호가치, 수급, 투심 그리고 정책을 확인하라

주식시장의 꼭지와 바닥을 맞추는 건 그야말로 신의 영역이다. 만약 어떤 전문가가 나와 특정 지수를 말하며 “이곳이 바로 바닥(혹은 꼭지)입니다”라고 한다면 일단 무시하면 될 것 같다. 그만큼 예측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말이다. 하지만 우린 “꼭지에 거의 도달한 것 같다”라든지 “이쯤이면 바닥권이다”라는 분석은 해볼 수가 있다. 왜냐하면 그간 수백 년의 주식시장 역사상 꼭지와 바닥의 일정한 패턴은 형성됐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 증시가 급락을 했고, 3,300 포인트까지 찍었던 코스피는 어느덧 2,300선까지 추락했다. 그렇다면 여기가 바닥일까? 오늘 이 시간엔 증시 바닥의 신호를 살펴보기로 한다.

글. 정철진(경제칼럼니스트, 진 투자컨설팅 대표)


 

밸류에이션과 수급

증시 바닥권을 찾아보는 첫 번째 지표는 바로 밸류에이션이다. 우리가 흔히 듣는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생각하면 된다. PER은 주가가 실적을 비교하는 것이고, PBR은 주가가 자산 가치를 비교한다. 일단 PER 지표로 바닥권을 찾아보자. 가령 코스피가 PER이 10배라고 한다면 지금 대한민국 기업들의 향후 10년 치 실적을 지수가 반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들이 앞으로 10년간은 이 정도 이상의 실적을 꾸준히 올릴 수 있다고 믿는 거다. 그런데 과거 패턴을 보면 코스피 경우 최악의 상황에서도 8배는 지켜왔다. 올해 실적 추정치를 기준으로 2,200선이 약 8.5배 정도이니까 2,160~2,300 정도를 바닥권이라고 분석할 수 있겠다.

증시 바닥권을 찾는 두 번째 신호는 수급, 정확히는 ‘외국인 순매수’이다. 너무 안타깝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말이 있다. “국내 증시의 추세는 외국인 투자자가 만든다”라는 것이다. 즉, 결국 외국인들이 공격적으로 한국 주식을 판다면 하락은 이어지고, 반대로 주식을 막 사줄 때 증시는 상승 추세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결코 평이하게 주식을 매수하지 않는다. 더 싼 가격에 살 궁리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증시를 폭락시킨 후에 공포를 느낀 물량이 시장에 싼값에 나오면 이를 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 수급 측면에서 바닥권을 확인하려면 ‘개인 매도-외국인 매수’ 패턴이 나와야 한다. 이것도 하루이틀이 아니라 최소 일주일(5거래일), 많게는 8거래일 정도 이어져야 신뢰성을 갖는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가 단기간 1조 5천억 원 이상은 돼야 비로소 추세적 매수가 시작됐다고 인정할 수 있다. 어서 빨리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매수하기를!

 

투심과 증시 부양책

 

증시 바닥의 세 번째 신호는 ‘투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패턴은 자산시장의 급등과 급락을 설명하는 ‘하이먼 민스키’ 모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대중들은 먼저 ‘의심’을 한다. 그러다 반등이 나오면 이제 모든 것이 정상화됐다고 ‘안심’을 하는데, 이때 주가는 오히려 큰 폭으로 빠지기 시작한다. 다음 단계는 ‘공포(Fear)’. 주가 하락에 공포를 느끼며 버티다가 수익률이 -20~-30% 지점을 지나가게 되면 이제 일명 ‘항복선언’을 하면서 투매를 한다. 하지만 바닥은 이 ‘항복(Capitulation)’에서 형성되지 않는다. 이다음 단계인 ‘절망(Despair)’에 와야 비로소 완성된다고 한다. 이때 투자자들의 대표적인 행태는 “주식의 ‘주’ 자도 꺼내지 마”이다. 그러면서 더 이상 주식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바로 이때가 바닥이라고 한다.

증시 바닥의 네 번째 조건은 바로 증시 부양책이다. 당국이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직접 구원투수로 등판한다는 이야기다. 주식시장은 말 그대로 자본주의의 꽃이고 자율경쟁과 시장 논리, 실력경쟁이 극대화되는 곳이다. 그런데, 바로 이런 주식시장에 당국이 등장해서 인위적인 정책을 펼친다? 이건 역설적으로 그만큼 주가가 충분히 빠졌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과거 패턴을 보면 당국이 직접 등장해서 증시안정기금을 마련해 주식을 직접 매수한다든지, 공매도를 6개월간 금지시킨다 등 증시 부양책이 나올 때면 대부분 주가가 바닥권을 형성하곤 했다.

세계증시뿐 아니라 국내증시가 7월 초 기준 바닥을 모른 채 하락하고 있다. 과연 어디가 바닥일까? 이때 필요한 자세는 몇 포인트가 바닥이 되느냐 예측하는 게 아니라 바닥권에서 나오는 신호들을 포착하는 일이다. 앞서 소개한 4가지 신호 중 2가지만 나와도 증시 바닥은 꽤 가까워졌다고 대비하면 될 것 같다. 주식투자는 예측이 아니라 대응이다.

 

[출처 : 사학연금 2022년 8월 제 429호]

댓글

웹진

뉴스레터

서울특별시청 경기연구원 세종학당재단 서울대학교 한국콘텐츠진흥원 도로교통공단 한전KPS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한국벤처투자 방위사업청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한국중부발전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방송작가협회 한국지역난방공사 국방기술진흥연구소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지방공기업평가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Designed by 경성문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