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Octo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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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리스(Codeless) 시대⋯노코드 개발 확산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새로운 기회 될까?

코드리스(Codeless) 시대⋯노코드 개발 확산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새로운 기회 될까?

최소한의 코드를 사용해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 수 있는 로우코드(Low Code)1) 기술과 코딩을 할 필요가 없는 노코드(No Code)2) 기술이 2023년 주목할 만한 테크판 격전지로 부상했다. 유력 테크기업들이 대거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스타트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로우코드, 노코드 기술을 활용한 실제 개발 사례들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예전 같으면 단순한 앱을 넘어 100% 코딩이 필요했던 핵심 업무용 앱들까지도 로우코드, 노코드로 개발되고 있다. 로우코드, 노코드가 확산되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로우코드와 노코드는 디지털 혁신을 이끌 새로운 기회일까. 로우코드와 노코드 시장의 트렌드와 업계 동향을 살펴본다.

1) 로우코드(No Code): 최소한의 코드를 사용해 앱을 개발하는 방법으로, 반복적이고 단순한 부분은 정형화된 템플릿을 기반으로 빠르게 안정적으로 만들고, 전문 인력이 필요한 부분만 프로그래밍 지식을 갖춘 실무담당자가 개발하는 방식이다.
2) 노코드(Low Code): 코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앱을 개발하는 방법으로, 프로그래밍 언어 습득이 필요 없고 원하는 화면 유형과 기능을 선택하고 설정하는 것만으로 앱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노코드는 실무담당자가 업무 지식을 바탕으로 앱을 손쉽게 개발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 황치규(디지털투데이 기자)


기업 IT 프로젝트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 예고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앱을 만들 수 있다는 매력적인 서사를 기반으로 하는 로우코드, 노코드 기술은 코로나19 상황이 한창이던 2~3년 전을 기점으로 IT업계의 중량급 키워드가 됐지만, 해당 기술이 시장에 나온 것은 훨씬 더 오래전의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등 글로벌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로우코드, 노코드 기술을 기업 고객들에게 제공해왔다. 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로우코드, 노코드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틈새 기술이었다. 기업들이 구매한 앱에 필요한 부가 기능을 로우코드, 노코드로 만들어 쓰는 정도였다. 로우코드, 노코드로 앱을 처음부터 통째로 만드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러다 2020년을 기점으로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로우코드, 노코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전환점은 코로나19였다. 코로나19 비상사태 속에 취해진 반강제적인 원격 근무 및 교육 속에 전 세계 각국에서 디지털 서비스 수요는 급증했는데, 이를 커버할 개발자들이 갈수록 부족해지면서 로우코드, 노코드가 파고들 공간이 확대됐다. 로우코드, 노코드를 성장 동력으로 삼는 테크기업들이 늘면서 판은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그림 1. 지역별 로우코드 개발 플랫폼 시장 현황(단위: 10억 달러)

자료: Markets and Markets(’20)

 

로우코드, 노코드에 대한 관심은 코딩을 할 필요가 없어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앱을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앵글을 좀 더 확대하면 기업 내 IT 프로젝트 개발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동안 기업들이 앱을 구축하는 방식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시스템 통합(SI)이었다. 사서 쓰든, 만들어 쓰든 기업들은 일정 기간을 잡고 외부 기업에 아웃소싱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앱들을 구축했다. 그리고 앱 구축 작업을 총괄하는 것은 기업 내 IT부서의 몫이었다. 구축하고 나서도 필요한 기능이 있으면 현업 담당자들은 IT부서에 제작을 의뢰해야 했고 여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잡무들이 요구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우코드, 노코드는 SI와 관련한 비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ERP와 같은 핵심적인 앱들을 개발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로우코드, 노코드가 확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개발자가 아닌 이들은 물론 기업 개발 조직 내에서도 로우코드, 노코드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기업들이 쓰는 앱 수명(lifecycle)이 전체적으로 줄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려면 앱 개발 시 진입 장벽을 낮춰 개발자가 아니거나 개발 지식이 많지 않더라도 앱을 만들어 바로 테스트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최근 로우코드, 노코드의 확산도 이 같은 상황에 기반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로우코드, 노코드 시장은 217억 달러(약 28조 3,185억 원) 규모에 달했고 2025년까지 455억 달러(약 59조 3,775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크판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요즘 챗GPT 같은 생성(generative) AI의 인기에 가려진 측면이 좀 있지만 기업용 테크 시장에서 로우코드, 노코드 주도권을 향한 기업들 간 경쟁은 이미 뜨거워졌다. 국내외 기업들이 가리지 않고 크고 작은 회사들이 저마다의 주특기를 앞세워 경쟁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로우코드, 노코드로 출사표를 던지는 스타트업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 중에선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SAP, 오라클, 서비스나우 등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거대 기업들이 대거 로우코드, 노코드 기술을 전진에 배치했고 맨딕스, 아웃시스템즈 등 로우코드, 노코드 전문 기업들도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우코드, 노코드를 향한 국내 기업들의 행보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전문기업인 비아이매트릭스는 BI에 특화된 로우코드, 노코드 플랫폼 아우디(AUD) 플랫폼을 앞세워 공공 시장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아우디 플랫폼은 빅데이터 분석, 시각화, 모바일 분석, UI/UX 등 BI 업무에 특화돼 있다.

고객관계관리(CRM) 기업으로 출발한 퀸텟시스템즈도 로우코드 개발 플랫폼을 신성장동력으로 투입했다. 퀸텐시스템은 비 개발자보다는 기존 개발자들이 로우코드 플랫폼을 활용해 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다수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AI 전문 기업 딥노이드는 AI에 특화된 노코드 개발 솔루션 ‘딥파이(DEEP:Phi)’를 승부수로 던졌다. 회사 측에 따르면 딥파이는 코딩을 몰라도 파워포인트나 포토샵처럼 마우스 클릭만으로 사용자가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모듈화된 파이프라인을 통해 데이터 전처리, 인공지능 학습 등 모듈화된 블록을 조합해 AI모델 구축 및 앱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도 진료비영수증 등 보험청구서류 5종 문서를 처리하는 자사 노코드-로우코드 AI 솔루션 ‘OCR 팩을’을 제공하고 있다. 스카이링크는 개인과 기업이 코딩 없이도 비즈니스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인 ‘웨이브온’을 제공하고 있다. 마케팅용 툴 및 업무 자동화를 위한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실제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수준의 소프트웨어를 개발 전문 인력 없이 제작할 수 있다고 한다.

 

로우코드, 노코드를 둘러싼 몇 가지 관전포인트

로우코드와 노코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구경꾼’ 입장에서 지켜볼 만한 ‘거리’들도 늘었다. 우선 로우코드와 노코드 중 어느 키워드가 대세를 주도할 것인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로우코드와 노코드는 얼핏 보면 ‘그게 그거’ 같지만 핵심 고객은 다르다.

표 1. 로우코드와 노코드 비교

자료: 한국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로우코드는 상대적으로 코딩에 대한 지식을 갖춘 기존 개발자, 노코드는 코딩을 할 줄 모르는 비 개발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뭐가 우선인지에 대해서는 기업들 사이에서 논쟁이 있다. 로우코드, 노코드 모두 탄력을 받을지, 아니면 어느 한쪽으로 무게가 기울어질지는 레이스 초반이라 예측이 쉽지 않다. 분명한 것은 코딩이 필요 없는 노코드라도 해도 개발 관련자가 아닌 사람이 앱을 뚝딱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이다. 비 개발자가 노코드 기술로 앱을 만들려면 자기가 하는 일을 논리적인 프로세스로 정리할 수 있는 역량이 필수다. 이건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일일이다. 실제로 노코드 기술을 파는 회사들이 교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로우코드, 노코드 기술로 개발된 앱은 외부 판매용보다는 기업 내부용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외부에 팔기 위한 앱 개발을 위해 로우코드, 노코드를 활용하는 사례들도 늘고 있어 주목된다. B2C 앱 개발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로우코드, 노코드가 테크시장에서 갖는 중량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구경꾼’ 입장에서 아주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다.3) 백엔드 시스템(Back-End System): 백엔드는 웹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자가 보지 못하는 영역인 서버나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기술이다. 프론트엔드(Front-End)는 사용자가 웹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다룬다면, 백엔드는 실질적으로 사용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관리하거나 서버를 운영하는 일을 한다.4)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응용 프로그램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 체제나 프로그래밍 언어가 제공하는 기술을 제어할 수 있게 만든 인터페이스를 뜻한다. 주로 파일 제어, 창 제어, 화상 처리, 문자 제어 등을 위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 본문의 견해와 주장은 필자 개인의 것이며, 한국벤처투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출처 : 한국벤처투자 KVIC 뉴스레터 23-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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