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Octo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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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의 혁신을 이끌 수 있을까?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의 혁신을 이끌 수 있을까?

글.전남대학교 박찬진 교수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고 편리한 에너지원인 전기에너지.과거 전기에너지를 구동원으로 이용하지 못한 대표적인 분야는 ‘자동차’였다.고중량의 자동차를 거리만큼 주행하는데 필요한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현대 배터리 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고, 중대형 가전제품에 코드리스(cordless) 제품으로까지 편리하게 접할 수 있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버금갈 만큼, 주행 거리를 만족하는 전기차가 출시됐고, 거리에서는 전기차를 흔하게 볼 수 있다. 과거 바퀴 구동을 통해 주행 초점을 맞췄던 자동차가, 이제는 배터리로 공급되는 전기에너지를 통해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등이 가능한, 커다란 전자기기로의 변환을 꾀하고 있다. 다만 아직 전기차는 긴 충전시간, 배터리로 인한 중량 증가, 화재 안전성 등의 문제점이 존재한다. 때문에 각 배터리/자동차제작사들은 이러한 문제점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단점 극복하기

이러한 이슈들 속에서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핫한 기술 중 하나다. 일부 언론에서는 ‘꿈의 배터리’라는 기대감을 담기도 한다. 기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많기에, 완벽한 상용화는 2030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급변하는 기술 변화 속에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전고체 배터리 적용 시점을 예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분명한 것은 기존 전기차에 사용되어 온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단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고체 배터리’란 말 그대로 배터리를 구성하는 모든 부품이 고체로 이루어진 배터리를 뜻한다. 배터리의 핵심 구성품으로는 양극과 음극, 그리고 전해질을 들 수 있다. 양극과 음극은 리튬이온을 내부에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재료다. 배터리 충전 중에는 양극에서 음극으로, 방전 중에는 음극에서 양극으로 리튬이온이 이동해 저장된다. 이때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이온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매질을 전해질이라고 부른다.

통상적으로 전해질은 액체 상태로 사용된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는 액체 전해질은 고온에서 불에 탈 수 있는 ‘가연성’을 갖는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에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던 가연성 액체 전해질 대신 ‘안정한 고체상태의 전해질’을 사용한다. 이로써 화재에 대한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배터리의 전해질 부분의 부피를 줄임과 동시에 용량이 높은 차세대 음극 소재인 리튬금속을 음극으로 사용하거나 아예 별도의 음극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 때문에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전해질과 전극 간의 불안정한 접촉 및 상온 이하에서 고체전해질의 낮은 이온전도도로 인한 출력 관련 기술적 이슈들이 있다. 또 고체전해질의 높은 제조비용은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에 큰 걸림돌 중의 하나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에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던 가연성 액체 전해질 대신 ‘안정한 고체상태의 전해질’을 사용한다. 이로써 화재에 대한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뛰어난 화재 안전성, 전고체 배터리의 잠재력

현재 국내외 여러 연구기관에서 이러한 전고체 배터리의 문제점들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속한 전남대학교 연구팀에서는 복합 고체 전해질에 기반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한 바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내부에 적용한 고체전해질 소재에 따라 황화물 및 산화물 등의 무기계, 고분자에 기반한 유기계로 구분된다. 각각의 전해질은 다 장·단점이 있다. 복합 고체전해질은 고분자와 산화물의 장점을 취하면서 전극과 고체전해질의 접합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고체전해질의 이온전도도를 개선했다. 또 배터리를 자유자재로 구부릴 정도로 유연하며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며, 현재 황화물계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 배터리 생산 파일럿 라인을 건설 중이다. 당초 계획한 2027년 양산 시점을 앞당길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서도 고분자·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계획을 알렸다.

전술한 바와 같이 현재 전고체 배터리는 당장 전기차에 적용되기에는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들이 남아 있다. 특히 승객의 안전과 직결되는 자동차의 경우, 오랜 기간에 걸친 신뢰성 검증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전고체 배터리는 뛰어난 화재 안전성을 장점으로 전기차 뿐만 아니라 인체에 직접 접촉하는 웨어러블 기기나 의료용 기기, 화재 문제로 한창 곤욕을 겪은 바 있는 전력저장장치(ESS), 현대사회에서 소비자와 늘 함께하는 휴대용 기기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다양한 화학구조·형상 지닌 배터리의 공존

미래사회에서는 현재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같은 단일 배터리 타입이 전체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생각되진 않는다. 각각 안전성, 가격, 성능 등 다양한 목적성을 가지고 다양한 화학구조와 형상을 갖는 배터리 등이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고체 배터리는 그 중 하나의 큰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현대 인류는 기존의 내연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라는 큰 시대적 변화를 맞고 있으며, 과거 아이폰이 촉발한 스마트 세상을 완성하는 매개체로서 전기차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과거 필자가 어릴 때 영화 속에서 보던 세상이 하나씩 실현되어 가는 상황들을 지켜보면 자율주행에 기반한 미래형 전기차 시대의 도래 역시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전고체 배터리가 기여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일도 흥미로울 것 같다.

 

[출처 : TS한국교통안전공단 TS매거진 1+2월호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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