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November

kyung sung NEWS LETTER

같은 말, 다른 뜻! 찐친과 가친의 언어 ‘남자편’

“네 여친 귀엽더라~”의 속뜻?

찐친과 덜 찐친의 언어 ‘남자편’


지천명을 넘어도 등짝 스매싱을 피할 수 없는 그 이름, 남자. 오죽하면 여자는 결혼하는 그 순간부터 ‘큰아들’을 키우게 된다고 할까. 하지만 남자라고 모든 상황이 단순 명료한 것은 아니다. 폼생폼사의 유전자가 깊숙이 각인된 남자는 특히 동성 친구일수록 직진 대신 커브길 같은 화법을 구사한다. 알고 보면 반전 영화보다 더 충격적인 남자들의 언어! 동성 친구 편을 통해 알아보자.



1. 뭐하냐?

번역 결과

찐친 : 놀자, 친구야~
덜 찐친 : 살아 있습니까?



기분 좋게 늘어져 있는 주말 오후, 친구로부터 카톡 메시지가 왔다. “뭐하냐?” 이 녀석은 나 약속 없는 거 뻔히 알면서 놀리려고 매번 이런 문자를 보내는 걸까?
세 글자로 구성된 이 짧은 질문 뒤에는 한 가지 문장이 생략됐다. “심심하다! 놀자, 친구야~” 남자는 결코 목적 없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가 굳이 자신의 시간과 손가락 노동력을 들여 문자를 보낸 이유는 당신을 만나고 싶어서다. 단 그가 애매한 친분의 지인에 불과하면 그저 당신이 살아 있는지 궁금해서, 번호를 바꾸진 않았는지 확인 차원에 보낸 문자이니 의미를 너무 부여하지 말자.


2. 저런 거 내 한 달 월급이면 사지~

번역 결과

찐친 : 진짜 살 수 있다.
덜 찐친 : 응, 허세야.

 



오랜만에 만난 동창이 엄청 잘나가는 모양이다. 손목에 찬 시계가 천만 원이 넘는다나… 그 얘기에 친구는 “저런 거 내가 한 달만 일해도 살 수 있어”라고 말한다. 자식, 허세는…
남자와 여자에겐 도려내야 할 암세포 같은 심리가 있는데, 여자는 허영, 남자는 허세다. 남자들에게 허세는 여자의 콧대와도 같아서 거리가 먼 사이일수록 높아진다. 남자들의 허세는 특히 자동차, 컴퓨터, 자전거, 시계 같은 카테고리에서 왕성해지는데, 덜 친한 사이일수록 허언증이 의심될 만큼 극성이다. 단 알 거 다 아는 사이의 찐친이라면 허세일 가능성은 낮다. 그러니 더욱 친하게 지내라.


3. 네 여친 괜찮더라~

번역 결과

찐친 : 예쁘진 않지만, 애교가 있네~
덜 찐친 : 안 예쁘네…


반 년간 몰래 사귄 여친을 친구에게 처음 소개해줬다. “야야~ 내 여친 어떠냐?” 물어보니 “응, 네 여친 괜찮더라~”라고 말한다. 이 정도면 합격이란 얘기겠지?
‘예쁘다’, ‘아름답다’는 형용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성의 뛰어난 외모를 칭찬할 때 쓰인다. ‘괜찮다’라고 말한 당신의 찐친은 부족한 외모를 채워줄 여친의 장점을 찾아내 이를 ‘귀엽다’ 정도의 말을 덧붙일 것이다. 잘 모르겠다면 “어디가 귀여운데?”라고 물어보라. 즉시 “애교가 넘치더라~”, “웃는 모습이 귀엽더라”와 같은 이유를 들려줄 것이다. 하지만 지인이 하는 말은? 여친에게는 미안하지만, 인사치레일 가능성이 높다.


4. 피곤하다.

번역 결과

찐친 : 진짜 피곤하다.
덜 찐친 : 귀찮으니 지금 연락하지 마라.


기분도 우울한데, 집에 혼자 있으려니 더 울적해진다. 친구에게 카톡을 보내니 한참 뒤에 답변이 왔다. “피곤하다…” 이 자식은 왜 하필이면 오늘 같은 날 피곤하다는 걸까. 서운해지네…
사실 동성의 남자친구들은 당일 약속을 시답잖은 이유로 취소하는 상황이 아니면 이런 정도의 거절은 그리 서운해하지 않는다. 아니,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 그럼 다른 친구 만나지”라며 쿨하게 넘어간다. 그런데도 이 말뜻을 해석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일단 찐친의 ‘피곤하다’는 진짜 피곤하다는 의미다. 덜 찐친은 ‘귀찮다’는 감정을 나름 예의(?) 있게 돌려 표현했다. 만약 당신의 연락을 한 달 내내 ‘피곤하다’는 답변으로 회피한다면 그는 그저 지인일 뿐이니 그만 괴롭히자.


5. 그거 괜찮대~ 사라!

번역 결과

찐친 : 나도 빌려줘.
덜 찐친 : 쓰레기인지 아닌지 널 통해 검증하겠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A 게임의 후속작이 출시됐다. 하지만 반응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어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데, 친구 녀석이 계속 사라고 바람을 넣는다. 믿어도 되는 걸까?
여자들 사이에서 추천되는 물건은 신뢰도 90%다. 여자들은 후기와 입소문 2번의 검증을 거친 후 제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직접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믿을 수 있다(물론 개인차는 있다). 하지만 남자들은 약간 다르다. 찐친이든 덜 찐친이든 그가 제품을 사지 않고 당신에게 권유를 한다면 100% 신뢰하는 제품은 아니다. 즉 내 돈 주고 사기는 아깝다는 뜻! 굳이 차이점을 언급하자면 찐친은 ‘나도 빌려줘’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덜 찐친은 ‘널 모르모트로 삼겠다’라는 의미다.


6. 사랑한다.

번역 결과

찐친 : 너가 내 진짜 베프다!
덜 찐친 : 사랑에는 나이도, 국경도 없다는데…

요즘 친구가 많이 힘들어 보인다. 그래서 일주일 생활비를 털어 지난 금요일 밤, 4차까지 아낌없이 쐈다. 다음 날, 친구로부터 “사랑한다, 친구야”라는 문자 한 통이 와 있었다. …왜 이래?
동성 남자친구들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사랑한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평범한 남자가 친구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때는 보통 술에 건하게 취해 제정신이 아니거나, 친구에게 미움을 사고 싶을 때다. 아주 가끔 로또 3등 당첨되듯 희박한 확률로 친구에게 사랑을 외칠 때가 있는데, 너무 감동한 나머지 고맙다는 말로는 표현이 되지 않을 때, 너야말로 진짜 내 친구라고 어필하고 싶을 때다. 그렇다면 덜 찐친의 ‘사랑해’는? 그가 주사 중이거나, 커밍아웃을 의심해야 한다. 여기서 ‘사랑해’와 ‘사랑한다’는 표현을 구분해야 한다. ‘사랑한다’는 술 안 먹어도 진짜 급한데 돈을 아무 대가없이 주거나 예쁜 여친을 소개시켜줄 때 사용할 수 있는 말이지만, ‘사랑해’는 수줍은 고백의 표현이다.


Words. 오미정

 

[ 출처 : IBK 12월호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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