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November

kyung sung NEWS LETTER

하나의 악기 같은 배우를 꿈꾸다

[출처: 한국방송작가협회 방송작가 웹진 VOL. 219 2024년 6월호]

 

한국 배우 최초 영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에 빛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배우 유태오

글. 김지완 편집위원 사진. 김용철 장소협조. 레인리포트 브리티시 연남점


“와, 너다.”
화창했던 4월의 어느 날, 연남동 카페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영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유태오 배우를 만났다. 영국 비평가협회상 외국어영화상을 포함 수많은 국제 영화제에서 작품상, 각본상, 감독상 등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은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의 ‘해성’ 역을 연기한 그의 첫인상은 영화 속 ‘나영’의 “와, 너다.” 대사에 꼭 맞게 강렬했다. 영화 속 스토리의 큰 줄기가 된 ‘인연’처럼, 그의 ‘인생을 바꾼 영화’로 인연을 맺은 작품 <패스트 라이브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Q. 어느 평론가로부터 <패스트 라이브즈>는 대본부터 무척 좋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유태오 배우가 본 대본의 첫 느낌은 어땠나요?

저도 시나리오를 너무 잘 읽었지만 책으로 봤을 때는 조금 슴슴한 맛이 있었어요. 부정적인 뜻이 아니라, 잔잔한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서 “이것도 전생이라면, 우리의 다음 생에서는 벌써 서로에게 다른 인연인 게 아닐까? 그땐 우린 누굴까?” 하면서 “그때 보자.” 하는데 그 느낌 자체가 눈물을 핑 돌게 하더라고요. 책을 읽고 그런 느낌이 들 때가 별로 없었거든요. 머릿속으로 ‘여기다 음악을 깔겠구나’ 하면서 상상하니 임팩트가 있을 것 같단 감이 왔죠. 사실 시나리오도 좋았지만, 감독님 연출이 너무 좋았어요. 데뷔작인데도 연출을 너무 잘하셔서, 고마웠죠.(* 각본 역시 셀린 송 감독)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홍보 포스터

Q. 그럼 시나리오를 읽고 촬영에 들어가면서 작품의 성공을 어느 정도 예상했겠네요?

저는 이 영화에서 저의 멜랑콜리한 감수성으로 연기했을 때 관객이 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능력이 제게 있다는 걸 알았어요. 연기를 한다고, 보는 사람들이 다 그 감정을 느끼는 건 아니거든요. 얼핏 잘못하면 우스꽝스럽게 볼 수도 있고요. 그런데 이건 표현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캐스팅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저도 선택을 받아야 하니까 오디션을 봐야 했어요. 감독님이 제 능력을 알아보고 캐스팅하면 감독님이 윈이고, 못 알아챈다면 저는 그냥 또 다른 제 길을 가면 된다 생각했지만, 그 감성을 표현해 낼 자신감은 있었어요.

 

Q. 타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던 유태오 배우 개인의 삶을 봤을 땐 해성보다 여주인공 나영에 대한 이해도가 더 컸을 것 같은데, 영화에서는 지극히 한국 남자인 해성을 연기했잖아요? 해성의 캐릭터를 구축할 때 셀린 송 감독과 상의를 많이 했나요? 혹은 모델로 삼을 만한 캐릭터가 있었나요?

셀린 송 감독님과 그레타(나영 역)랑은 소통을 많이 했어요. 현장에서의 리허설 시간이 2주 있었는데 몇 번씩 만나서 캐릭터들의 관계와 상황을 두고 같이 토론을 많이 했고요.
그래서 외면적인 이미지로서의 롤 모델은 없었어요. 전 원래 연기 기술이나 뭔가 얻으려고 할 때 특정 배우를 공부하면서 거기에서 따오는 게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없었어요. 굳이 찾자면, 동양인 배우들 중에서는 ‘양조위’였을 거예요. 그러니까 그 느낌 전달에 중점을 둔 거지, 이런 배우 느낌으로 가자는 생각으로는 안 했어요.

 

Q. 실제로는 영어를 잘하는데, 작품 속에선 어색한 영어를 구사하는 장면들이 몇 신 있습니다. 특히 해성이 나영의 남편 ‘아서’와 한 대화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상대 배우의 말을 알아들으면서 이해 못 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어색한 발음으로 영어 대사를 표현해야 했을 텐데 그런 장면은 어떻게 준비했나요?

알아듣는데 못 알아듣는 연기는 어렵지 않았어요. 그 순간에 안 듣고 제 생각에 집중하면 되니까요. 콩글리시로 하는 대사도 어렵지 않았죠. 왜냐면 우리나라 사람 특히 제 아버지의 경우, 독어도 영어도 다 그런 발음에서 나오는 건데, 제가 다 듣고 자랐던 발음들이라 어렵진 않았거든요.

 

출처_CJ ENM <패스트 라이브즈> 공식 페이지

Q. 그래서 발음이나 표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건가요? 영어 대사를 할 때 이걸 어떻게 해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예쁘게 들릴까 하는 고민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고민은 항상 하죠. 한국의 영어 발음이 얼핏 잘못하면 되게 우스꽝스럽게 들릴 수 있거든요. 기존 미국 영화들의 한국인 역으로 나온 배우들을 보면, 로맨스의 리드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진 적이 잘 없었어요. 그래서 거기에 신경을 썼죠. 한국 발음으로 영어를 외칠 때 진솔함이 통과가 돼야 하는데, 언어 구성뿐만 아니라 그 소리의 미학과 느낌의 미학, 또 남성성의 미학이 표현되어야 했거든요. 저는 지난 25년 동안 그것만 고민하고 살았어요. 왜냐하면 동서양의 그 변천을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에서 미남, 매력남이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어요. 근데 그런 이미지들이 서양 시장에서는 안 먹혀요. 반대로 서양에서 매력적이라고 보는 한국계 배우나 동양계들이 한국 시장에서는 그렇게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공통적으로 ‘매력 있다’라고 느끼는 지점이 뭘까 고민하게 됐죠. 그래서 동서양에서 공통적으로 매력 있는 배우들의 이력서를 읽으며 연구했어요.

 

제가 한국 배우라는 정체성을 갖고 와서 미국 시장에서 매력적으로 느끼게 해야 했는데, 바로 이 작품 <패스트 라이브즈> 안에서 그 고민을 해소했어요. 그때까지는 그냥 혼자서 섬에서 벌 받는 기분으로 공부했는데, 그걸 한 방에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 고민을 끊임없이 연구하며 방법을 찾아갔던 거군요?) 그럼요. 왜냐하면 이국적인 배우가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케이스는 율 브리너부터 시작하거든요. 제가 율 브리너 이력서만 3개를 읽었어요. 그다음은 양가휘예요. 양가휘가 <연인>이라는 영화에서 처음으로 유럽 사람들이 ‘섹시하다’라고 얘기한 동양 배우거든요.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죠. 계속 미국에 있는 것보다는 한국에 가서 내 나의 정체성을 만들어 내고 찾아야 내가 둘 다 갖고 있을 수가 있는 거다. 그래서 한국을 제 베이스로 만들어서 우리나라 배우로서 크고 싶었어요. 저는 다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어서 해외 작품을 소화하는 게 힘들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스크린에서 봤을 때 남성미가 뭔지 그리고 트렌드를 쫓아 뭐가 대세고 아니냐가 아닌, 사람으로 하여금 느끼게 할 수 있는 감수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엄청 많이 했어요.

 

Q. 현장에서 리허설을 하면서 캐릭터에 대한 얘기를 셀린 송 감독이랑 얘기를 많이 했다고 했는데, 촬영 시 의상이나 소품 같은 디테일한 것까지 합의하고 들어갔나요?

저는 합의라는 게 없어요. 저는 시키는 대로만 하는 사람입니다. 뭔가를 요구했을 때는 ‘이유가 있겠지’라는 생각을 항상 해요. 그게 편안함이든, 불편함이든 상관없이 거기서 캐릭터가 만들어지니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연기를 해요. (*그래도 납득이 안 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저는 배우의 판단은 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캐릭터 만드는 데에서 납득이 안 돼도 대부분은 외면적으로 이유가 있으니까요. 그냥, 이걸 가지고 내가 뭘 만들어 낼 수 있나? 거기서부터 제 고민을 시작해요. 다른 분야는 제 롤이 아니잖아요. 저는 제 주 종목에만 집중하려고 해요. 마이클 케인의 《Acting in film》에 나오는 한 구절이 있는데요. ‘연기자는 자기를 위해 이 대사를 안 고치고 연습을 한다. 스타는 자기를 위해서 이 대사를 고쳐 달라고 하는 사람이다.’ 저는 저를 위해서 뭘 해달라 요구하지는 않아요. 물론 그쪽에서 물어오면 제 의견을 내죠. 그런데 저는 대부분 묻지도 않아요.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해요.

 

Q. 해성에서 이제 다시 배우 유태오로 돌아가 보죠. 배우 경력이 20년가량 되셨습니다. <패스트 라이브즈>를 기준으로 그 전과 지금, 배우로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이 가장 많이 변했을까요?

변하긴 했죠. 그건 <패스트 라이브즈>의 ‘인연’ 철학 때문에 변한 거예요. 제가 넷플릭스 드라마 <연애대전>을 찍고 그다음에 또 <세상에서 가장 나쁜 소년>이라는 드라마를 찍었는데요. 이 세 작품이 저를 엄청나게 변하게 만든 버팀목이 된 것 같아요. 연기를 늘 고민하고 발전시키려고 하는 제 주관적인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연기해 왔던 캐릭터들도 ‘인연’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그 캐릭터가 상상의 세계가 아닌 이미 제가 한번 살아봤던 삶이 되거든요. 그래서 작품들 안에서 제가 집중 받았던 역할들이 있고 그 역할들을 연기했을 때 어떤 기술을 쓰는지 제가 알잖아요. 어떻게 해야 그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지도 알고요. 그래도 새로운 도전을 좋아합니다. 같은 연기를 계속하게 되면 결국은 제가 재미없거든요. 매너리즘에 빠질 위험이 있고요. 그래서 저는 편한 삶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Q. <머니게임>의 ‘유진한’ 역도 굉장히 인상 깊게 봤는데, <패스트 라이브즈>는 다른 결의 감성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더 선호하는 장르나 배역이 있나요?

저는 그런 거 없어요. 그냥 스토리가 재밌으면 해요. 그런데 요즘은 좀 고민인 게, 제가 이병헌 선배님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항상 캐릭터 위주로 작품을 찾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항상 스토리 위주로 찾고, 그 안에서 제가 해내야 할 캐릭터가 무엇인가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뭐가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요새는 조금 더 캐릭터를 보게 돼요. 그래도 우선은 전체 스토리가 재밌어야 해요. 큰 그림으로 얘기했을 때는 스토리가 재밌고 여운을 남길 게 있으면 그 안에서 제 역할로 뭘 해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작가님께 이 스토리 전개 안에서 뭘 표현하고 싶은지 여쭤봐요. 마지막에 뭘 남기고 싶으신지 묻고 답을 해주시면, 그 답안의 단어와 딱 반대 단어가 뭘까 생각해요. 그리고 그 반대 단어에서 나올 수 있는 감수성과 트라우마나 가정 교육 등의 캐릭터를 만들어줘요. 다면적인 감정과 복합적으로 레이어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데, 그건 항상 작가님의 의도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Q. 앞으로 연기에만 더 집중하실 계획인가요? 아니면 예능이나 다른 장르에 대한 계획도 있나요?

말씀드렸듯 저는 늘 새로운 것, 새로운 경험에 집중해요. 남이 해봤던 것을 하고 싶지는 않고, 똑같은 걸 반복하고 싶지도 않아요. 예능도 너무 좋아해요. 힘들고 고생이 되더라도 웃음을 줄 수 있다면, 제 몸을 아끼지는 않아요. 다 쏟아부어요. 지금 한국 콘텐츠는 잘 만들면 세계가 시장이라서 다 보게 되거든요. 우리나라가 지금 세계를 움직이고 있어요. 영화나 드라마든, 음악이든 예능이든요.

 

Q. 유태오 배우는 작품에 들어가면 공부하고 분석하면서 준비를 많이 하시는 타입 같네요. 그래도 연기가 계획한 대로 되지도 않고, 생각만큼은 안 풀릴 때도 있을 법한데, 어떠신가요?

저는 결과에 대한 기대를 안 해요. 저한테는 준비할 수 있을 만큼 최대한 다 준비한 다음 과정에 다 맡겨요. 그 결과를 판단하는 전문가가 감독님이고 촬영감독님이니까요. 때로는 불편할 때도 있고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도 불편할 때가 있지만, 그런 제 감정을 제가 판단하지는 않아요. 그 과정에서 필요했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불쾌하게 느껴지는 것이었구나, 라고 믿고 그냥 맡겨요.

 

Q. 최근에 인상 깊게 본 영화나 드라마 중에 재밌게 본 작품은 뭐가 있을까요? 이건 꼭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싶은 작품이요.

저는 마동석 선배님의 <압구정>을 진짜 재밌게 봤어요. 비행기 타는 동안 봤는데 기획이 너무 재밌어서 정말 유쾌하게 웃었어요. 우리 사회에 관한 문제, 성형 수술에 관한 문제점도 건드려서 좋았고요. 그리고 <더 글로리>도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전체적인 스토리와 기획을 많이 보시는군요?) 그런 편이죠. 그런데 캐릭터와 감수성만 놓고 따지자면 배우 스티브 연이 했던 역할을 내가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좀 많이 하게 됐어요. 캐릭터로만 생각하자면 좀 다른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Q. 넷플릭스에 공개된 <로그 인 벨지움>이라는 영화를 만드셨죠? 다양한 창작 활동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앞으로 어떤 창작 활동에 대한 계획이 있나요?

<로그 인 벨지움> 포스터

<로그 인 벨지움> 은 제가 팬데믹 시기에 갇혀 있었을 때 해외 작품을 하고 있었는데, 거기에서 심리적으로 불안하니까 뭔가 정신 줄을 놓기 싫어서 제 일상을 기록했었던 거였어요. 오디션이 들어왔고, 오디션을 읽어줄 수 있는 상대 배역이 없어서 제가 그 상대역의 리딩을 하고 태블릿 PC를 걸쳐놓고 제가 저를 보면서 연기했어요. 이 형태가 재밌어서 그러면 내가 만약에 이 상황에서 인터뷰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한 거예요. 그러다가 심리적으로 되게 깊게 간 거죠. 제가 제 심리를 탐구하면서 저를 객관화시키면서 제 표현을 했으니, 해소적인 요소로 끝난 거라 처음엔 공개 안 하려고 했어요.

곡을 쓰는 것도, 현재 제 상황에서 연기나 뭔가 답답한 게 있는데 그게 표현이 안 돼서 그냥 쓰게 되는 거예요. 그러다가 이걸 C로 할까, 뭐로 할까? 생각하고 여기 음악을 붙이면 이게 조금 더 표현이 잘 되겠다, 그러면 이게 무슨 소리로 들리지? 아, 이건 이런 소리겠다 싶으면 낙원 상가에 가서 싼 악기 하나 사서 녹음해요. 그러다가 음악도 나오고, 어린이 동화도 하나 나오게 됐고, 영화도 나오게 됐고요. 앞으로도 나만 주관적으로 느끼는 어떤 것을 세상이 표현해 주지 않을 때, 그게 답답하고, 내 안에서 꿈틀거리는 뭔가가 터져 나올 때 또 뭔가를 만들게 되겠죠. 그게 뭐가 될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음악일지 영화일지 시일지는요.

 

Q. 그렇다면 배우로서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너무 많은 시각에서 대답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제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월드 스타가 되는 거예요. 저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나온 배우들하고 다른 길을 걷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패스트 라이브즈>로 그 통로가 열렸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작품들이 되든 문화를 만들게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누군가가 만든 길을 답습하는 게 아니라, 제가 만든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요. 제 영혼이 남고 그 영혼 때문에 삶이 바뀌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한테는 그게 항상 중요했어요. 제가 배우가 된 이유와 제 인생의 밧줄을 잡고 살아남아야겠다 했던 이유가 바로 그런 영화들과 드라마들 때문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 스토리들을 제공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하나의 악기가 되고 싶은 거죠. (그런 스토리들을 잘 운반할 수 있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거죠?) 글쎄요. 저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기준이 뭔지 모르겠어요. 그냥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은 배우 되고 싶어요. 좋은 배우이든 안 좋은 배우든 간에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연기를 좋아하는 배우예요.


기사에는 미처 다 싣지 못했지만, 한 시간 남짓한 인터뷰 동안 유태오 배우의 세계관, 철학적 사유에 기반한 가치관을 들으며 몹시 놀랐다. 특히, 자신의 롤을 협의가 아닌, 주어진 대로 표현하되, 그 이유는 스스로 고민하고 연구해 표현하는 데 집중한다는 그의 말이 인상 깊게 남았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며 고민하고 연구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배우 유태오. 앞으로 더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자신이 만든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그에게 아낌없는 응원과 갈채를 보낸다.

* 작품 관련 이미지는 CJ ENM <패스트 라이브즈> 페이지에 공식 노출된 이미지입니다.

 

[출처: 한국방송작가협회 방송작가 웹진 VOL. 219 2024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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