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69%가 보행자 전용도로 : 친환경 생태도시, 독일 프라이부르크
- 여행
- 2023. 4. 18.
2019년 UN 기후정상회의 이후, 우리는 다가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숨 가쁘게 달려가는 중이다.
독일에는 이보다 한참 앞선 1970년대, 이미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시도한 도시가 있다.
친환경 생태도시로 알려진 독일 프라이부르크다.
자동차보다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화학 에너지보다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익숙한 도시,
프라이부르크를 소개한다.
탈원전 운동으로 시작된 친환경 도시 세계 최초 태양열 아파트 건축프라이부르크의 친환경 역사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만 해도 전 세계가 개발과 성장을 최고의 이슈로 생각하던 시기다. 독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1970년 독일 바덴 뷔르템베르크 주는 프라이부르크 시에서 30km 떨어진 거리에 비일(Wyhl) 원자력발전소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중공업 육성 예정지였던 시내에 필요한 전력 공급이 이유였다. 하지만 당시 와인 생산지로도 유명했던 프라이부르크 포도 재배 농가의 원전 반대에 부딪혔다.
여기에 지역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던 대학생 랄프 디쉬가 앞장서면서 원전 반대 운동은 지역 전체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랄프 디쉬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원자력을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태양광을 제시했다. 연중 일조시간이 1,800시간에 달할 정도로 햇빛이 좋은 지역의 특성을 살린 방법이었다. 1975년, 시민들의 원전 반대 운동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한 대학생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대안책은 그린 시티 운동의 모태가 됐다. ‘그린 시티 프라이부르크’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1979년 프라이부르크에는 세계 최초로 태양열 아파트 건물이 들어섰고, 1981년 프라이부르크 시는 프라운호퍼(Fraunhofer) 재단 태양 에너지 시스템 연구소(ISE)를 설립해 본격적인 태양광 에너지 연구에 몰두했다. 1994년에는 세계 최초의 플러스 에너지 하우스인 헬리오트로프(Heliotrop)를 건설했으며, 현재는 ‘2035년 탄소중립 도시’를 향해 다양한 친환경 정책을 펼치는 중이다.
자동차보다 보행자·자전거가 우선 보행자가 중심이 되는 교통체계
프라이부르크는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중심의 교통체계로도 유명하다. 자동차보다 자전거 수가 두 배 정도 많고, 구시가지 도로는 69%가 보행자 전용도로로 이루어져 있다. 자동차 보유 비율은 인구 1천 명당 423대로 독일 도시 중 가장 낮은 수준을 자랑한다. 반면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합친 이용률은 48%에 달한다.
중심가에 위치한 뮌스터 대성당을 중심으로 반경 1.5km 구간은 아예 자동차가 들어올 수 없다. 대신 노면 전차인 트램이 도심을 오가는 시민들의 발이 되어준다. 인근 지역과 연결되는 대중교통망도 발달 돼 있어 1995년에는 ‘유럽 지역 교통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자전거 이용률이 높은 만큼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인프라 또한 풍부하다. 전체 도로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자전거도로(총연장 420km)가 구비돼 있고, 2021년부터는 노면이 울퉁불퉁하거나 굴곡이 심한 자전거 도로를 정비하는 ‘루트 리프트 프로그램’을 시작해 2023년 2월 현재까지 자전거도로 150곳이 재정비됐다. 자전거 보관소도 도심 곳곳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별도의 신호체계를 운영하는 한편, 자전거 전용도로를 넓히기 위해 자동차 전용도로를 과감하게 없애는 등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도로 개편도 계속되고 있다. 교통안전 정책 또한 보행자와 자전거 및 트램 이용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니 대중교통이 훨씬 빠르고 편리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가장 친환경적인, 가장 안전한 도로 2030년 교통부문 기후 보호 계획
이런 프라이부르크 내에서도 보봉 지구는 가장 친환경적인 마을로 손꼽힌다. 5,5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보봉 지구는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저 에너지 건물, 패시브하우스, 잉여 에너지 하우스, 태양광 설비 등 에너지 자립형 친환경 생태마을로 조성된 곳이다. 보봉 지구 내 건물 중 270여 개는 첨단 단열공법을 사용한 패시브하우스로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물 인증을 받았다. 패시브하우스의 전력 소비량은 무려 ‘0’에 가깝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주택은 전기 판매로 매달 250유로(32만 원가량)의 순수익을 내고 있으며, 가축 분뇨나 곡물, 음식물쓰레기에서 바이오 에너지를 생성하기도 한다. 이처럼 보봉 지구의 주택들은 독일 내 일반 주택보다 약 70% 이상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이부르크의 친환경 도시라는 명성은 가히 세계적이다. 연간 사용하는 총 전력량 중 25%를 자체 생산한 신재생 에너지로 사용한다는 사실도 놀라운 부분이다. 그런 그들에게도 어려운 과제가 있었으니, 바로 교통(운송)부문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다. 이미 대중교통과 자전거, 도보 이용률이 높고, 시내를 오가는 트램조차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되고 있지만 교통부문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에 변화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
이에 프라이부르크는 2030년까지 교통부문 탄소 배출량 30% 저감(2010년 대비)을 목표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이와 관련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1년 동안 일반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한데 모아 교통부문 기후 보호1) 계획을 세웠으며. 오는 봄 프라이부르크 시의회에 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환경과 보행자 보호를 위한 프라이부르크의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1) 교통부문 기후 보호 계획(Klimamobilitätsplan):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교통(운송)부문에서의 탄소배출 저감 계획으로 직역하면 ‘기후 이동성 계획’이다. 2030년까지 교통(운송)부문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인프라 구축, 대체 수단 제공, 도시계획 등 다각도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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