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행 색다른 매력 속으로! 베트남 남부 나트랑 & 달랏 여행
- 여행
- 2023. 5. 11.
신짜오(Xin chào). 베트남어로 안녕하세요? 라는 뜻이다.
시간을 구분하지 않고, 언제든 사용한다.
호텔 직원의 상냥한 인사말로 아침을 맞았다.
베트남 남부의 대표적인 휴양지 두 곳, 나트랑과 달랏에 다녀왔다.
나트랑은 드넓은 바다를 끼고 있고, 달랏은 해발 1,500m 고산지대다.
두 곳 모두 요즘 주목받고 있는 인기 휴양지다.
나트랑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추천한 꼭 가봐야 할 휴양지에 이름을 올렸고, 달랏은 과거 프랑스 식민지 시절, 프랑스인들의 휴양지로 개발 되어 현재는 베트남 사람들의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많다.
나트랑에서 달랏 까지는 차로 3시간 거리. 서로 다른 매력을 품고 있는 두 도시가 여행자의 마음을 뒤흔든다.
글·사진. 박은하(여행작가)
매력 만점 여행지
나트랑 & 달랏
베트남 남부 휴양지 투어
인천국제공항에서 나트랑 깜란국제공항까지 직항기준 비행시간은 약 5시간. 팬데믹 이후 한국과 나트랑을 오가는 항공편이 증편되면서 나트랑으로 향하는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인도차이나 반도에 걸쳐 있는 베트남은 남북 길이가 1,600km에 이른다. 렌트카를 빌려 유유자적 로드트립을 즐기면 좋겠지만 베트남에서 외국인이 렌트카를 빌려 여행하기란 절차나 방법이 쉽지 않다. 베트남은 공식적으로 비엔나협약 국제운전면허증(International Driving Permit)을 인정하고 있지만 현지 사정은 녹록치 않다.
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에서 안내하는 ‘우리나라 국제운전면허증 사용 가능 국가 등 현황’을 보면 현재 베트남은 제외되어 있다. 베트남에서 합법적으로 운전을 하려면 국제면허증을 공증 받아 지역 교통공안에 가져간 후, 베트남 면허증으로 교체 발급 받아야 하는데 단기 여행자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한국에 비해 도로 상태도 좋지 않고, 도로에 오토바이가 많아 현지 운전을 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행자들은 대부분 도시와 도시를 잇는 버스를 타거나 기사가 딸린 렌터카를 이용한다. 일행끼리 원하는 일정대로 다니는 (차량 서비스가 포함된) 세미 패키지도 방법이다.
나트랑에서 달랏까지 거리는 약 134km. 자동차를 타고 약 3시간이 걸린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넘어가야 해서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굽이굽이 이어진 국도는 마치 우리나라 강원도의 고개를 넘어가는 듯하다. 차 창 밖으로 펼쳐지는 이국적인 풍경에 자꾸 셔터를 누르게 된다. 갓길에 차를 멈춰 세우고, 잠시 풍경을 감상해봐도 좋다.
시내에서 만나는 유적지
나트랑 시내 종교 여행
종교 유적지가 나트랑의 볼거리로 손꼽힌다. 힌두교 사원인 포나가르, 불교 사찰인 롱선사, 가톨릭 성당인 나트랑 대성당 등을 차례로 둘러봤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포나가르 사원. 기원전 781년 전에 세워진 참족의 사원이다. 힌두교는 베트남 참파 왕조 시절 나트랑에 영향을 주었다. ‘포나가르’는 10개의 팔을 가진 여신을 뜻하는데 힌두교 최고 신인 시바의 부인이다. 힌두교 특유의 독특한 종교 건축 양식을 볼 수 있어 늘 관광객으로 붐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우뚝 솟은 거대한 탑의 자태가 신비롭다.
롱선사는 1889년 지어진 나트랑 최대의 불교사찰이다. 입구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옆으로 누워 있는 거대한 불상이 나온다. 한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있는 새하얀 불상은 온화한 미소를 머금었다. 와불을 지나 다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허벅지가 뻐근해질 때쯤 높이 14m에 이르는 거대한 좌불상이 나온다. 불교 탄압정책에 저항해 분신한 승려를 기리기 위해 세운 탑이다. 좌불상이 있는 언덕에 오르면 나트랑 시내가 한 눈에 펼쳐진다.
나트랑 대성당은 나트랑 시내 중심, 원형 로터리 앞에 있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세워진 유럽풍의 성당이다. 고딕 양식으로 지어져 성당 건축물 자체만 보면 유럽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프랑스 성자와 예수의 삶을 나타낸 작품에 빛이 들면 신비롭고 성스러운 기운이 감돈다.
전설이 살아있는 바다
혼총곶
‘곶’은 바다로 돌출된 모양의 지형을 일컫는다. 나트랑 시내 북쪽에 있는 혼총곶은 나트랑 대표 관광지로 손꼽힌다. 거대한 바위가 바닷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이색적인데 이곳에는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먼 옛날 거인 혼총이 나트랑을 여행하던 중 요정이 헤엄치는 모습을 훔쳐보다가 미끄러져 산허리에 매달렸다. 결국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산이 무너져 버려 바위 더미에 다섯 손가락 자국이 남았는데 그것이 바로 지금의 혼총곶이다. 전설을 증명하듯 혼총곶에는 손가락 모양으로 깊게 패인 바위가 있다.
혼총곶 입구에 있는 전통음악 공연장과 카페가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카페는 오전 6시에 문을 열어 밤 10시까지 운영해 언제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연유를 밑에 깔고, 진하게 내려 마시는 베트남 커피 맛이 일품이다. 공연장에서는 무료 공연이 열려 베트남 전통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거문고를 닮은 ‘단짠’, 돌로 만든 악기 ‘단다’, 대나무 실로폰 ‘떠릉’ 등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보인다.
욕조에서 즐기는 진정한 휴양
머드온천
나트랑 이색 액티비티 머드온천은 욕조에 따뜻한 머드를 부어준다. 1인부터 6인까지 함께 이용 할 수 있으며 입장객마다 욕조를 배정해 새 머드를 부어준다. 머드 입자가 굉장히 고와 마치 미숫가루를 풀어 놓은 것 같다. 머드에는 미네랄과 게르마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피부 미용에 탁월하다. 부드럽고 따뜻한 머드 온천을 즐기고 나면 피로가 싹 풀릴 뿐만 아니라 피부도 한결 매끈해 진다. 보통 20분 정도 머드탕을 즐긴 후 리조트에 있는 온수풀과 수영장, 워터파크 등을 자유롭게 이용한다. 나트랑에서 유명한 머드 온천으로 아이리조트와 탑바 머드온천이 손꼽힌다. 한 가지 주의사항은 하얀 수영복을 입고 가면 진흙물이 베어 누렇게 변하니 컬러감 있는 수영복을 추천한다. 개인 수영복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우리나라 찜질방 옷처럼 생긴 반팔, 반바지 수영복을 대여할 수 있다.
자연이 만든 지붕
랑비앙 산
베트남 여행지 중 시원하고, 경치 좋은 산을 찾고 있다면 달랏 랑비앙 산으로 가볼 것. 달랏의 지붕, 랑비앙 산은 해발 2,169m에 이른다. 달랏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랑비앙 산을 오르기 위해선 입장권을 끊고 정상까지 가는 지프차(SUV)를 타야 한다. 개인차량은 통행할 수 없고, 랑비앙 산에서 운행하는 차량을 타고 올라갈 수 있다. 정상까지 차를 타고 20분이 걸리는데 차량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등산로를 따라 걸어 올라가면 된다. 랑비앙 산의 첫인상은 구름 맛집에 온 듯했다. 고원지대 위로 뭉게구름이 둥실둥실 떠다니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베트남 날씨와는 달리 서늘한 기후도 랑비앙 산의 장점이다. 한 가지 팁이라면 주말 오전에는 현지인 관광객이 몰려 많이 붐빈다. 오픈 시간에 맞춰 서둘러 가거나 차를 타고 올라갈 계획이라면 늦은 오후에 가는 것도 방법.
역사가 숨쉬는 기차역
달랏역사
달랏역은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역으로 손꼽힌다. 기차를 타러온 승객보다 구경하러 온 사람이 더 많으니 관광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달랏역은 1932년 프랑스 지배 시절에 짓기 시작해 1938년에 완성했다. 프랑스 건축가 몽셋과 레브롱이 설계했으며 랑비앙산의 봉우리를 형상화한 모습이 특징적이다. 콜로니얼 양식(유럽에 본국을 갖는 식민지에서 본국의 건축 양식을 모방해 식민지풍으로 구현한 것)을 가미한 아르데코 양식으로 지어진 달랏역은 외관도 특이하지만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관광용 증기기관차를 운행해 눈길을 끈다. 과거 달랏과 호치민을 잇는 노선이 있었지만 전쟁으로 운행이 중단 된 후 방치되었다. 현재는 달랏역에서 8km 떨어진 차이맛역까지 운행한다. 철로에는 오래된 열차가 멈춰서 있는데 빈티지한 느낌으로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웨딩촬영을 나온 신혼부부, 단체 기념 사진을 찍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이색적인 건물의 더 놀라운 전망
크레이지 하우스
요상하게 생긴 건출물, 크레이지 하우스도 달랏 여행 추천 명소다. 말 그대로 미친 집이다. 동굴 같기도 하고, 촛농이 녹아내린 것 같기도 하고. 건물 내부와 외부가 기하학적으로 얽혀있다. 크레이지 하우스는 베트남 건축가 당 비엣 냐가 설계한 건물인데 그는 가우디의 건축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정문으로 입장해 건축물을 자유롭게 둘러보면 되는데 기이한 형상 탓에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살펴봐야 할지 망설여진다. 한 명이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계단을 따라 상부에 오르면 달랏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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