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FEBUARY

kyung sung NEWS LETTER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순간이동을 원해, 포르투갈 렐루서점 〈Livraria Lello〉

눈을 감았다 떴을 때 이곳이 아니라 다른 곳이라면, 하고 원하게 될 때가 있다.
마법처럼.
무거운 돌문을 밀고 들어가자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오래된 나무 바닥, 새빨간 나선형 계단, 높은 천장까지 빽빽하게 자리한 책들.
천장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뚫고 따사로운 햇빛이 들어오는 몽환적 세계가 환영인사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선정된 포르투갈 렐루서점의 이야기다.

영감이 깃든 공간 / 글.김지은

 

포르투갈의 북부 도시 포르투에 위치한 렐루서점은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이 영감을 받은 장소로 알려지며 함께 유명해진 곳이다. 서점의 입구부터 화려한 장식에 눈길을 빼앗겨 정신을 차리면 이미 건물의 내부다. 꽃과 식물 덩굴에서 영감을 받은 화려하고 세심한 나무장식의 책장과 나선형 계단이 유쾌하고 활기찬 마법의 세계에 와 있는 듯 느껴지게 한다.

스테인드글라스를 뚫고 내리쬐는 햇빛을 따라 고개를 들었을 때 책장에서부터 천장으로 이어지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장식들이 있다. 수많은 책으로부터 피어오르는 종이 냄새와 햇빛의 질감을 만질 수 있을 것 같다. 어디를 둘러봐도 신비롭고 경이롭다. 책을 사기 위한 사람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공간에서 발길이 닿은 대로 둘러본다. 사람들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기도 하고, 나 홀로 동떨어져 책을 고르기도 하면서.



“가장 어두운 시간에도 행복은 존재한단다. 불을 켜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말이야.”


덤블도어가 해리포터에게 했던 말이다. 하지만 때로 불을 켜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불을 켤 힘조차 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땐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갖자. 잠시 멈춰서 내가 잃어가던 나를 안아주는 시간을. 불현듯이라는 말은 불을 켜서 불이 일어나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갑자기 어떠한 생각이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나는 모양을 일컫는다. 때로는 너무 복잡하고 혼잡한 곳에서 더욱 분명해지는 깨달음을 만나기도 한다. 불현듯.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빽빽한 책의 탑에 압도당하며, 다시 초에 불을 밝힐 힘을 내기 위해.

 

[출처 : 신협 뉴스룸 웹진 3+4월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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