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터빈 국산화의 중심! 김포사업소
- 사람
- 2024. 4. 2.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가스터빈. 제작 기술 부족으로 외국 제품에 의존해야 했던 한국은 2022년 최초로 시동장치 국산화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확보했다. K-가스터빈의 중심이자 기술력의 산실인 김포열병합발전소에 새롭게 둥지를 튼 김포사업소는 향후 가스터빈 발전소 구축을 위한 기술 자립을 도우며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었다.
글. 한수빈 사진. 고인순
국내 최초 국산 가스터빈 발전소에 자리하다
2023년 한국서부발전 김포발전본부에 신설된 김포사업소의 주 업무는 가스터빈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기술 개발과 보완, 정비 등을 돕는 것이다. 여기에 전력 발전 이후 남은 스팀을 청라 에너지로 보내 김포 주민들의 가정 내에 지역난방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한다. 지리적 특성상 학운 산단 안에 위치해 있다 보니 도심 지역은 물론 일부 산업 단지의 열병합 온수 제공까지 도맡고 있다. 신설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기에 적은 인원의 규모로 운용되고 있지만 하는 업무는 김포 지역을 넘어 한국의 전력 생산 기술을 책임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어깨가 무겁다. 그도 그럴 것이 김포사업소가 자리한 김포열병합발전소는 국내 최초로 가스터빈 시동장치 국산화에 성공해 상업 운전을 본격화한 곳이기 때문이다.
복합발전이나 열병합발전소의 심장 역할을 하는 발전용 가스터빈은 1,500℃ 이상의 열을 견뎌야해 초내열 합금 소재 및 정밀 주조 기술, 축류형 압축기 및 배출가스 최소화 연소기, 압축기·연소기·터빈 핵심 구성품을 조합하는 시스템 통합 등 최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한국은 원천기술 확보가 어려웠으며 도입된 가스터빈 역시 모두 해외 제품을 사용해 왔다. 2013년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서부발전이 손을 잡고 기술 개발에 착수했고 피땀 어린 노력 끝에 고유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 그러나 가스터빈 기술은 향후 설비 유지와 보수, 부품 교체가 필요할뿐더러 발전소 구축을 위해서는 기술 모두를 국산화해야 한다는 큰 과제가 남아있다. 김포사업소는 현장의 일선에서 차세대 가스터빈 개발과 수출 경쟁력 확보에 일조하고 있다.
“개발한 시동장치에 수정 사항이 생길 때마다 저희가 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90% 이상 안정화가 된 상태지만 기술력이 부족하다 보니 아직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그래도 발전 이후 안정화를 빠른 시간 내에 이룩한 만큼 하루빨리 기술 자립이 이루어질 거라 확신합니다.”
국가 중요 사업이 될 수도 있는
국산 기술 가스터빈의 정비와 유지보수에 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성원들은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과 개인의 책임감으로 내딛는 도약
설립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김포사업소는 짧은 시간 동안 큰 보폭으로 두 계단씩 오르며 급격한 성장을 일궜다. 임시 사무소에 정회용 소장 혼자 자리를 지켰던 극초기를 지나, 발령 난 인원들이 차츰차츰 자리를 채웠고, 현재는 그때보다 3배를 훌쩍 넘는 이들이 가족이 되었다. 아직은 다른 사업소에 비하면 큰 규모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탄탄한 실력을 갖춘 최정예 인력들이 모인만큼 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김포열병합발전소 Hip 터빈 점검 공사라는 성능 개선 공사를 성공리에 진행했다. 다소 촉박한 일정이었지만 작은 사고 하나 없이 무탈하고 완벽하게 프로젝트를 마무리했고 그 결과 올해 3월, 같은 규모의 프로젝트 진행을 앞두고 있다. 예측진단 업무를 맡고 있는 최가형 직원은 “국가 중요 사업이 될 수도 있는 국산 기술 가스터빈의 정비와 유지보수에 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성원들은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어디서도 쌓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100% 완성된 기술이 아니기에 현장에서 저희의 움직임이 어떻게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다는 부분이 큰 책임감으로 다가올 때도 있지만, 오히려 신중하게 업무에 임하게 되는 원동력이 됩니다. 김포사업소의 업무가 개개인의 역량을 발전시키는 데도 굉장히 도움이 될 거라 믿어요.”
가스터빈 기술의 자립을 향해
가스터빈 시운전 때부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노를 저었기에 김포사업소의 분위기는 가족 같을 수밖에 없다. 조그마한 사무실에 복작복작 생활하며 단기간에 친밀도를 형성했고, 새로운 인원이 충원될 때도 잘 쌓은 블록 위에 똑같은 모양의 블록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며 김포사업소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는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 고참과 신참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해줄 연령대는 없지만 베테랑들은 현장 경험이 부족한 신참들에게 하나라도 더 전수하기 위해 애쓰고, 후임들은 선배들의 기술을 흡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미래를 위해서 인력 보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정회용 소장과 이건호 위원장은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신입사원이 업무를 배워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죠. 인재를 육성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가스터빈을 정비할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충분한 경험과 실력을 갖춘 인재를 투입한다면 지금보다 몇 배는 빠르게 기술력 자립에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가오는 2025년 김포사업소는 현재 시운전 중인 가스터빈을 정식 가스터빈으로 바꾸는 공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국가 산업으로도, 한전KPS 입장에서도 크고 중요한 과제로 손꼽히는 만큼 안전하고 완벽하게 맡은 임무를 완수하고 싶다는 김포사업소. 크나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는 곳답게 한 달 뒤, 1년 뒤, 10년 뒤 엄청난 속도로 성장해 있을 그들의 미래를 응원한다.
Mini Interview
김포사업소 정회용 소장
첫째는 안전사고가 나지 않는 것, 두 번째는 설비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석탄화력 발전소에서 스팀터빈으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시대가 도래했고, 복합 발전이 주를 이루는 시대가 왔어요. 기술이 빠르게 전환되는 때일수록 따라가는 것에만 몰두하다 보니 사소한 부분을 놓칠 수 있죠. 그게 현장에서는 안전사고나 설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김포사업소 이건호 위원장
새롭게 시작하는 가스터빈 발전소로서 기술 습득을 빠른 시일 안에 자립했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최초 국산화 가스터빈 발전소다 보니 앞으로 지어지는 모든 발전소는 같은 타입으로 만들어질 것입니다. 잠재된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김포사업소의 기술력 수준이 국내 발전소 정착을 앞당길 수 있는 만큼 개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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