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Octo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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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애호가들의 핫플레이스 에브리선데이

커피 애호가들의 핫플레이스
에브리선데이

한적한 시골길을 지나 아담한 집들 사이의 골목으로 들어서자 돌연 나타난 노란색 건물이 눈길을 끈다. 빈티지한 감성을 물씬 풍기는 카페, 에브리선데이다. 건물 벽에 붙어있는 COFFEE라는 글자들과 테라스에 자리한 야외 테이블을 보면 평범한 카페 같지만 빛바랜 외벽과 지붕에 자리 잡은 낡은 환기구가 범상치 않다.

글. 정재림 사진. 고인순

공간의 혁신을 이루다, 카멜레존

우리나라 최초의 화력발전소인 서울화력발전소가 세계 최초로 발전 시설 지하화를 결정함에 따라 지상에는 시민공원이자 예술공간인 문화창작발전소가 조성되는 공간 혁신을 이뤄냈다. 서천 장항도시탐험역도 이전 공간의 특성을 간직한 채 다른 용도로 탈바꿈해 공간을 혁신한 사례로, 대표적인 카멜레존이다. 카멜레존은 카멜레온(Chameleon)과 공간을 의미하는 존(Zone)을 합성한 말로, 기존 용도에서 벗어나 상황에 맞춰 새롭게 변신한 것을 일컫는다.

농협 미곡창고의 화려한 변신

세종시 봉암동에 위치한 에브리선데이 봉암점은 지금의 번듯한 카페의 모습을 갖추기 전까지 농협에서 쌀을 보관하던 창고로 사용됐다. 한때는 곡식이 가득하던 곳이었지만, 점차 세월의 풍파에 잊혀 폐창고가 된 것. 당시에 로스팅 공장의 임대 기간이 종료되어 새로운 장소를 물색 중이던 에브리선데이 전찬권 대표는 우연히 버려진 농협창고를 발견하고 수소문한 끝에 임대계약을 맺었다. 마치 공장을 떠올리는 내부 구조가 오래된 로스팅 기기들과도 잘 어우러질 것을 짐작했기 때문. 창고가 가진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면서 에브리선데이만의 감성을 덧입혀 멋진 카페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2016년 겨울부터 시작된 리모델링은 2017년 5월 카페 오픈까지 5개월 남짓의 짧은 기간에 이뤄졌다. 건물 자체에 손을 많이 대지 않아서 빠른 시일 안에 리모델링을 완료할 수 있었다고. 농협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노란색 외벽은 그대로 두었고, 농협 마크 대신 COFFEE라는 철자를 달아 카페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내부 구조는 층고가 높은 창고 건물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벽면과 천장 구조물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와 어울리는 바닥재를 설치하기 위해 초등학교에서 버리는 마루 자재를 구매해 헤링본 바닥으로 재활용했고, 창고 건물 특유의 어두운 느낌을 지우기 위해 천장과 벽에 빛이 들도록 창문을 뚫어 따스함도 더했다. 실내의 가구들은 영국 빈티지 제품을 구매해 하나씩 채워나갔다. 그 결과 노출된 콘크리트와 폐목재, 낡은 철재의 투박한 멋이 모여 산업·공업의 느낌이 강조된 일명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완성됐다.

카페 브리선데이에서 직접 로스팅한 다양한 원두들.
인더스트리얼 스타일로 꾸며진 카페 내부.

 

커피 애호가들의 성지가 되다

에브리선데이에 들어선 사람들은 가장 먼저 카페 안 곳곳에 놓여있는 오래된 로스터기에 눈길을 빼앗긴다. 이곳의 오래된 로스팅 기기들은 모두 전찬권 대표가 10년간 미국과 유럽 등지를 돌며 수집한 1900~1950년대 엔틱 로스터기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친 것들이다. 엔틱 로스터기는 원두를 볶는 주물의 열전도율이 높아서 커피 맛이 좋아지기 때문에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최근에는 엔틱 로스터기와 독특한 인테리어로 CF 촬영지로 소개되기도 했다. 에브리선데이 봉암점은 카누 CF 촬영지로 알려져 SNS와 유명 포털사이트 블로그에서 세종시에 가면 꼭 들러봐야 할 곳으로 꼽힌다.

또한 에브리선데이는 캐러멜 라테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설탕을 160℃ 이상에서 오랫동안 끓여서 만드는 캐러멜은 라이트, 미디움, 다크, 베리 다크 순으로 농도가 변하는데 그중 미디움 캐러멜을 사용해 만든 밀크캐러멜 라테는 커피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린 인기 메뉴다. 직접 로스팅하는 카페답게 블렌딩 타입도 골라 즐길 수 있다. 언제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All Day 블렌딩과 산미가 매력적인 Sunday 블렌딩, 카페인에 약한 사람들을 위한 디카페인 D-Day 블렌딩 3가지로 나뉘어 있어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커피와 곁들이는 디저트 메뉴도 다양하다. 무화과 크림치즈, 말차 크림치즈, 마카다미아 등 총 6종의 수제 쿠키는 복잡한 첨가물을 빼고 꼭 필요한 재료만을 사용해 본연의 맛을 살리고 건강까지 고려했다.

자칫 어두울 수 있는 창고형 건물에 창문을 뚫어 따스함을 더했다.

 

카페 에브리선데이의 시그니처 메뉴 밀크캐러멜 라테.
카페 에브리선데이에서는 다양한 원두를 맛볼 수 있다.

커피와 사람을 잇는 곳

에브리선데이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와서 쉴 수 있는 ‘예스키즈존’으로 운영하고 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곧 카페라는 생각으로 좋은 커피를 알리고 맛있는 커피를 대접하는 메신저 역할을 감당하는 게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에브리선데이의 이재상 부대표는 연서면사무소에서 진행했던 시민자치프로그램 커피 기초수업에 강사로 나서기도 했다. 카페 단골손님이 직접 수업을 신청해 교육받고 이후에는 에브리선데이 카페의 구직공고에도 지원해 함께 일했을 만큼 커피에 대해서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애정 넘치는 사람들이 에브리선데이에 모였다. 2년 동안 진행됐던 연서면사무소 시민자치프로그램은 끝이 났지만, 최근에는 봉암동 주민들을 위해 커피 추출과 라테아트 등의 다양한 교육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커피에 대해 잘 모르던 이들도 커피의 산미를 즐기게 되었을 정도. 에브리선데이 봉암점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있지는 않지만, 지역사회와 교류하는 소통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카멜레존으로 공간 혁신을 이룬 에브리선데이 봉암점과 금강과 벚꽃길이 인근에 있어 즐길 거리가 가득한 부용점, 그리고 고복저수지를 배경으로 자연과 어우러지는 본점까지. 에브리선데이가 커피의 맛과 멋을 알리는 것은 물론, 그 이름처럼 매일이 일요일인 듯 방문객들의 마음에 여유를 선사하는 세종시의 커피 랜드마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카페 곳곳에 놓인 조명들이 분위기를 더한다.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이 돋보이는 내부 인테리어.

everysunday coffee 에브리선데이(봉암점)

- 주소: 세종시 연서면 봉암길 41
- 전화: 044-862-8784
- 평일: 10:00~23:00 / 토요일: 10:00 - 23:00 일요일: 10:00~22:00
- 인스타그램 : @everysunday_coffee

 

[ 출처 : 중부가족 11월+12월호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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