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빌려준 돈도 증여로 과세될까?

자녀에게 빌려준 돈도 증여로 과세될까?

요즘에는 주택 취득 자금에 대한 자금출처조사가 강화되어서 규제지역인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내에 있는 집을 살 때는 어디서 난 돈으로 사는 것인지에 대한 출처를 꼼꼼히써서 제출해야 된다. 자녀가 주택을 취득하려고 하는데 자금이 부족할 때, 부모에게 돈을 빌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모에게 빌린 돈에 대해서도 증여세를 내야 될까?

글. 이은하 세무사

---

증여가 아니라 차입거래라는 증빙이 있어야 한다

세법에서는 부모 자녀와 같은 특수관계자 간의 금전 대여는 일단 증여로 추정한다. ‘추정’한다는 것의 의미는 반드시 증여로 본다는 것이 아니라, 증여받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빌린 돈이라는 것을 납세자가 입증하지 못하면 증여로 보겠다는 의미다. 즉, 납세자가 실제로 돈을 빌린 것이고, 자녀가 이를 갚을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만 증여로 보지 않는다.

어떻게 차입거래라는 것을 입증할까? 부모 자녀간에도 차용증을 쓰고, 매월 차용증에서 정한 대로 원금과 이자를 부모의 계좌에 이체하는 방식 등을 통해 금융거래 증빙을 남겨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갚기만 하면 이자는 상관없을까?

그렇다면 갚기만 하면 이자는 무이자로 빌려줘도 상관없을까? 그렇지 않다. 세법에서는 부모와 자녀 사이 같은 특수관계자 간에 금전 거래를 할 때의 적정 이자율을 정해 놓고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무이자나 낮은 이자율로 돈을 빌려준다면 자녀는 적게 낸 이자만큼의 이익을 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정 이자율을 정해놓고 적정 이자율과 실제 이자율과의 차이만큼을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 그래서 부모한테 적정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 또는 무이자로 돈을 빌렸다면, 대출받은 날에 이자 금액의 차이만큼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과세된다.

현재 특수관계자 간 금전 거래 시 세법상의 적정이자율은 4.6%이다. 따라서 부모가 자녀에게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었다면 연 4.6%만큼에 해당되는 이자를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과세된다. 가령, 3억 원을 무이자로 빌려줬다면 3억 원에 4.6%해당하는 이자인 1,380만 원을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 만약, 4.6%보다 낮은 이자로 빌려줬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부모에게 2% 이자로 빌렸다면 4.6%와의 차이인 2.6%(4.6%-2%)만큼의 이자 금액을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

 

증여받은 이자금액이 1,000만 원까지는 증여로 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이자나 4.6%보다 낮은 이자로 빌려주면 모두 증여세를 내야 될까? 만약 그렇다면 증여세를 걷는 과세관청의 행정비용이나 납세자가 세금 신고하는 데 드는 납세협력비용이 더 많이 들어갈 것이다. 그래서 세법에서는 이렇게 계산한 증여받은 이자금액이 1,000만 원 미만인 경우는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즉, 증여로 보는 이자금액이 1,000만 원 이상일 때만 증여세를 과세한다.

가령, 김 씨가 2억 원을 자녀에게 무이자로 빌려 준 경우, 무상으로 준 이자는 920만 원(2억 원×4.6%)이다. 이자금액이 1,000만 원 미만이므로, 무이자로 빌려줘도 이자상당액이 증여로 과세되지 않는다.

한편 박 씨가 자녀에게 3억 원을 무이자로 빌려주었다면 이자금액은 1,380만 원(3억 원×4.6%)이다. 이자금액이 1,000만 원이 넘었으니 1,380만 원의 이자를 증여로 본다.

따라서 약 2억 1,000만 원까지는 무이자로 빌려줘도 이자에 대해서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이때도 원금은 반드시 상환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원금을 상환하지 않으면 원금을 증여한 것으로 보아 원금 자체에 대해 증여세가 과세된다.

대출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에는 대출기간을 1년으로 보아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하고, 1년 이상인 경우에는 1년이 되는 날의 다음 날에 매년 새로 대출받은 것으로 보아 해당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한다.

다시 말해, 3억 원을 5년 동안 무이자로 빌렸다면 대출받은 날에 1,380만 원을 증여받은 것이고, 그다음 1년이 지날 때마다 1,380만 원을 증여받는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한다. 다만, 이때도 10년 이내에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금액이 없다면 5,000만 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증여세 Q&A

질문	답변
자녀에게 빌려준 돈은?	자녀에게 빌려준 돈은?
자녀에게 상환할 능력이 있고, 빌려주었다는 증빙이 있다면?	‘차입거래’로 인정받을 수 있다
부모, 자녀간 차입거래 시 이자율은?	4.6%
무이자, 저금리로 빌려줬다면 증여로 보는 금액은?	4.6%와 실제 빌려준 이자금액 차이만큼 증여로 보아 과세된다. 빌려준 돈 x (4.6%- 실제 빌려준 이자율) = 증여로 보는 이자금액
무이자나 4.6%보다 저금리로 빌려주면 무조건 증여세 내야 되나?	증여로 보는 이자금액이 1,000만 원 미만이면 증여세 과세되지 않는다. 2억 1,000만 원 x 4.6% = 966만 원

 

 

[출처 : 사학연금 8월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