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腸)에 빨간불이 켜지면 일상이 멈출 수 있습니다!
- 건강
- 2022. 3. 28.
장(腸)에 빨간불이 켜지면
일상이 멈출 수 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 갑작스런 복통이나 설사 때문에 식은땀을 흘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장에 문제가 생기면 극심한 통증이나 비정상적인 배변활동으로 인해 학업, 근무, 식사, 수면 등과 같은 평범한 일상이 힘들어진다. 최근에는 만성 질환인 염증성 장질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2030세대 환자가 늘어나면서 일상에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사진. 이성원
Q.1
염증성 장질환 중 크론병은 20~30대에서 많이 발병한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크론병 환자는 전 연령층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중 20~30대 환자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정도로 젊은 층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크론병의 발병 원인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지만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 그리고 장내 세균총에 대한 이상면역반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크론병은 ‘선진국병’이라고도 불리는데 농촌보다 도시에서,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에서 발병률이 높습니다. 이는 환경적 요인의 중요성을 짐작해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여기에 육류,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 위주로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진단 기술의 발달로 조기 진단율이 높아지는 등 여러 요인이 더해지면서 젊은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Q.2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가 가능한가요?
안타깝게도 염증성 장질환은 대부분의 환자에서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만성 질환으로 완치법이 아직은 없습니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이 이뤄지면 염증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으며 증상 없이 정상적인 생활도 가능합니다. 주의할 점은 언제든지 병이 재발하거나 악화될 수 있으며, 염증이 지속되면 여러 합병증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혈압, 당뇨병처럼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으로 받아들이고 예방과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야 합니다.
Q.3
그렇다면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 목적은 염증 반응을 가라앉히고 손상된 조직을 치유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입니다. 치료 방법은 염증의 정도, 발병 부위, 합병증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병의 발생기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져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됐으며 효과도 좋습니다. 주로 사용되는 약제는 5-아미노살리실레이트,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생물학제제 등입니다.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대장 출혈이나 대장에 구멍이 생기는 경우가 드물게 나타나는데, 경과에 따라 대장절제수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크론병 치료제로는 항염증제인 메살라진 제제, 스테로이드 호르몬제, 면역억제제 등이 있으며, 중증 환자에게는 생물학제제라고 하는 주사 치료제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약물치료가 더 이상 듣지 않아 증상이 악화되거나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에 수술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크론병은 궤양성 대장염에 비해 수술치료가 많은 편인데, 상당수 환자가 한 번 이상의 수술을 받게 됩니다. 이때 수술은 재발이나 재수술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므로 수술 이후에도 적절한 약물을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Q.4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예방접종을 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예방접종을 피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질병 자체로 인한 면역 불균형, 염증이나 수술로 인한 장관 방어 체계의 손상, 영양 결핍 등의 이유로 감염에 취약합니다. 또한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생물학제제 등의 치료제는 면역기능을 저하시킵니다. 실제로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독감 및 폐렴 발생 위험이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때문에 계절 독감, 폐렴 구균, A형 간염, B형 간염, 인유두종 바이러스(11~26세 여성 및 남성), 홍역/풍진/볼거리, 대상포진(50세 이상),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등의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면역조절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생백신인 홍역/풍진/볼거리, 수두, 대상포진 백신을 절대로 접종해서는 안 됩니다. 생백신을 접종하려면 면역조절제를 중단하고 3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므로 반드시 담당의사와 상담 후 예방접종을 진행해야 합니다.
Q.5
코로나19 백신은 접종해도 안전한가요?
현재 사용 중인 코로나19 백신들은 사백신입니다. 따라서 치료받는 약제와 상관없이 백신 접종이 가능합니다. 세계적 연구에서도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백신 투여로 인한 위험도는 매우 적으며, 백신 투여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매우 높기 때문에 백신을 맞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아자치오프린 등 면역조절제, 생물학제제 및 소분자약제를 투여 받는 경우 백신 항체 형성률이 다소 낮아질 수 있습니다. 면역억제치료를 계획하고 있다면 치료 시작 2주 전까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항체 형성에 유리합니다. 또 하나 주의사항은 코로나19 백신은 단독으로 접종할 것을 권고하며, 최소 14일 간격을 두고 다른 예방접종을 해야 합니다.
Q.6
염증성 장질환 환자인데 아이를 갖고 싶습니다. 임신을 해도 괜찮은지, 치료제 복용은 중단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염증성 장질환이 20~30대 젊은 층에서 많이 나타나면서 그 시기에 임신과 출산을 걱정하는 환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이 만성 난치병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임신을 기피하거나, 치료제가 태아에게 영향을 끼칠까봐 불안해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하지만 합병증이 없거나 내과적 치료로 잘 조절되는 경증 여성 환자의 임신과 출산 결과는 일반인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남성 환자 역시 생식력이 일반 남성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중증 환자의 경우 임신 확률이 감소하므로 질환이 잘 조절되는 상태를 3개월 이상 유지한 후 임신을 계획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염증성 장질환에 사용되는 대다수 약물은 임신에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임신과 수유 중에도 투약을 유지하는 것이 재발 방지와 치료에 유리합니다. 단,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항종양괴사인자 등 일부 치료제는 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투여 시기나 중단 시점을 담당의사와 상의해 조절해야 합니다.
Q.7
염증성 장질환이 심해지면 대장암으로 진행되나요?
염증성 장질환은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장암으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일반인보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대장암 발병 위험이 2~3배 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광범위한 점막 염증의 침범, 8년 이상의 긴 이환 기간, 중등도 이상의 염증, 이형성의 과거력, 원발 경화성 담관염, 대장암의 일차 직계 가족력, 염증 후 가성용종, 대장협착이 있는 경우 대장암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크론병은 대장 침범하는 장기간, 중등도 이상의 대장 염증이 동반될 경우 대장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예방과 관리를 위해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며, 대장암 고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1~2년마다 반드시 추적검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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