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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직하게 일하다가 조용하게 병드는 침묵의 장기 ‘간(肝)’

우직하게 일하다가 조용하게 병드는 침묵의 장기 ‘간(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최종원 교수

간은 에너지 관리, 해독작용, 면역작용, 호르몬 분해와 대사, 담즙 생성, 소화 및 분해 등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간에 암이 생겨도 말기에 이를 때까지 큰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에 간을 일컬어 ‘침묵의 장기’라고 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최종원 교수를 만나 간암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듣고 간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알아본다.

사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Q.1 간에 종양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암일까요?

간에 발생하는 종양은 암성 여부에 따라 양성과 악성으로 나눕니다. 이중 악성 종양이 간암이며 건강과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합니다. 반면 양성 종양은 생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대부분 치료를 필요치 않으므로 주기적으로 경과를 관찰하면 괜찮습니다. 간혹 양성 종양이 지나치게 커져서 주변 장기를 압박하거나 종양 내 출혈이 발생해 복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양성 종양으로는 간세포선종, 담관선종, 혈관종 등이 있으며, 종양 유사 병변으로는 낭종, 국소성 결절성 과증식, 과오종, 염증성 가성 종양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간에 종양이 발견됐다고 암이라 단정 지어 불안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하게 진단받고 전문의와 치료 방안을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2 간암은 말기에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초기에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침묵의 장기’라고 불릴 만큼 간은 아픈 내색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간은 오른쪽 늑골에 둘러싸여 있고 횡격막 아래 위치해 외상으로부터 보호하기 쉽습니다. 또한 간에는 신경세포가 매우 적어 암이 생겨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다가 신경이 많은 간의 피막으로 암이 전이된 후에나 증상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간암을 초기에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데 간암은 다른 암과 달리 위험인자가 잘 알려져 있어 이를 주기적으로 관찰하면 암을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주요 위험인자는 만성 B형 혹은 C형 간염, 간경변증(간경화), 알코올성 간질환, 비만이나 당뇨와 관련된 지방성 간질환 등입니다. 이 같은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2~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간암 발생 여부를 검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환자는 일부에 불과해 간암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에서는 40세 이상 간암 발생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6개월에 한 번씩 검진을 받을 수 있는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니 이를 적극 이용하길 권합니다. 이 밖에도 심한 피로감,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 윗배 오른쪽 부위 통증 혹은 불쾌감, 식욕 저하, 복부 팽만감, 황달, 울렁거림, 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Q.3 B형 혹은 C형 간염은 간암의 주요 원인이라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간염 바이러스 전염 예방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B형 혹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암 발생 위험이 100배 정도 높아집니다. 또한 B형·C형 간염이 만성으로 이어져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면 간암 발생 위험은 훨씬 더 증가하죠. 때문에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간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아울러 가족이나 주변에 간염 바이러스가 전염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B형·C형 간염 바이러스는 혈액, 침, 정액 등 체액에 존재하며, 체액이 손상된 점막이나 상처 등을 통해 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관계 등 밀접한 신체 접촉에 의해 감염될 위험이 있으므로 상대가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항체가 없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혈액이 남아 있을 수 있는 칫솔, 면도기, 손톱깎이, 주사기 등은 함께 사용해선 안 됩니다. 제대로 소독되지 않은 기구를 이용해 침, 뜸, 부황, 문신, 피어싱 등을 할 경우에도 감염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침구나 식기를 같이 쓰거나 악수, 포옹, 가벼운 입맞춤, 기침, 재채기, 대화, 수영 등 일상적인 접촉으로 감염을 유발할 확률은 극히 낮으므로 이러한 활동에 지나치게 과도한 제약을 두지 않아도 됩니다.

 

Q.4 간암 진단을 받으면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간암 환자는 간암 외에 간경변증이라는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치료를 실시할 때 간암의 진행 정도, 남아있는 간 기능,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가장 적합한 치료를 진행합니다. 간암의 진행 정도 즉 병기는 1~4기로 나뉘며, 간 기능의 정도는 혈중 알부민, 총 빌리루빈, 혈액응고검사, 복수 및 간성 뇌증에 따라 중증 정도를 판단합니다.

간암 치료는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근치적 치료와 증상 완화를 위한 비근치적 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근치적 치료는 병변의 수술(간절제술), 간이식, 고주파열치료와 에탄올주입술 등의 국소치료술을 통해 암의 완치를 지향합니다. 비근치적 치료는 간암이 상당히 진행된 단계로 근치적 치료를 적용할 수 없는 경우 시행합니다. 치료법으로는 경동맥화학색전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이 있습니다.

 

Q.5 주위에서 간암 치료에 좋다며 영양제와 민간요법 등을 많이 추천하는데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여느 질환과 마찬가지로 간이 나쁘다고 하면 주변에서 간에 좋다는 이런저런 약제나 민간요법을 추천해주곤 합니다. 일례로 인진쑥, 돌미나리, 신선초, 영지버섯, 미나리, 녹즙 등이 간에 좋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죠. 그러나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약과 음식을 먹었다가 오히려 병이 악화되거나 간 기능이 더 나빠지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이러한 것들에는 간에서 처리해야 할 성분들이 다량 함유된 경우가 많아 자칫 간에 무리를 주어 혹사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분을 알 수 없거나 과학적 근거가 없는 약제나 민간요법은 피해야 하며, 각종 건강 보조식품 역시 환자 상태에 알맞은 것을 선택해 복용해야 합니다. 처방받지 않은 약이나 건강 보조식품 등을 복용하고자 할 경우 반드시 담당의사와 먼저 상의하길 바랍니다.

 

 

Q.6 간암의 완치 판정은 어떻게 진행되며, 암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은가요?

대부분 암의 의학적인 완치는 진단과 치료 후 5년간 암이 육안으로 보이지 않고 재발을 의심할 만한 징후가 없을 때 판정합니다. 간암 자체는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암은 5년이 지나도 재발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간암의 발생 원인인 만성 B형이나 C형 간염, 간경변증 등의 질환이 대부분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질환으로 인해 악화된 간 기능은 회복이 어렵고, 이는 암의 재발 확률을 높이는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간암은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얻었더라도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를 꾸준히 관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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