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November

kyung sung NEWS LETTER

기대 되는 ‘다음’을 만드는 사람 배우 권율

기대 되는 ‘다음’을 만드는 사람
배우 권율

배우가 자신에게 각인된 이미지를 극복하는 일은 쉽지 않다. 대중의 편견과 과감히 맞서야 하는 까닭이다. 배우 권율 역시 그러했다. 그럼에도 다양하고 파격적인 배역들을 꾸준하게 소화하며 ‘밀크남’이라는 수식어를 시원하게 타파해낸 그가 따스한 봄날 <건강보험>을 찾았다.

글. 이소영사진. 이성원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

최근 영화와 드라마, 예능을 종횡무진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권율은 2007년 SBS 드라마 <달려라! 고등어>로 데뷔했다. 뽀얀 피부, 앳된 얼굴 덕에 당시 20대 중반이었음에도 그가 맡은 역은 킹카 고등학생. 이후에도 그는 댄디하고 선한 배역들을 자주 맡곤 했다.

깔끔하고 순수한 이미지는 그의 특장점이기도 하나 한편으론 넘어야만 할 산이었다. 배우로서 특정 이미지에 갇힌다는 것은 득보다는 실일 때가 많은 까닭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그는 끊임없이 다채로운 배역들에 도전했다. 그러나 조급해하지는 않았다.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가다 보면 시나브로 해결될 문제라 생각했다.

실제로 배우 권율은 영화 <비스티 보이즈(2008)>에서는 호스트를, <내 깡패 같은 애인(2010)>에서는 깡패 역을,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2)>에서는 짝퉁 댄스그룹 소방차 멤버를, <피에타(2012)>에서는 보험금을 위해 끔찍한 짓을 벌이는 가난한 가장을, <잉투기(2013)>에서는 대책 없는 백수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연기자로서의 무한 가능성을 증명해나갔다. 그 과정에서 캐릭터의 비중과 경계는 중요치 않았다. 그저 주어진 배역을 통해 관객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만 고민했다. 그러다가 비로소 존재감을 확연하게 드러냈던 작품이 있었으니 한국 영화 사상 역대 최고 관객 수인 1,700만을 기록했던 대작 <명량(2014)>이었다. 그는 이순신 장군(최민식 분)의 아들 이회 역을 매우 깊이 있게 다루어내 대중에게는 물론이고 영화 관계자들에게도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배우로서 여러모로 터닝포인트를 제공해준 감사한 작품이죠. <명량> 출연 이후 한층 선이 굵은 배역들을 맡을 수가 있었으니까요.”

특히 그는 SBS 드라마 <귓속말(2017)>에 엘리트 변호사 강정일로 출연하며 악역으로서의 남다른 매력을 선보였고 이를 통해 제10회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 남자 최우수상 수상자가 됐다. 또한 OCN 드라마 <보이스 2(2018)>에서는 사이코패스형 살인마 방제수를 소름 돋을 만큼 섬세하게 표현해 ‘인생 캐릭터’를 얻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배우 권율 하면 떠오르던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깨부순 셈이다.

 

“배우로서 특정 이미지에 갇힌다는 것은 득보다는 실일 때가 많아요.
그래서 더 다채로운 배역들에 도전했죠. 이제는 다양한 역할이 가능한
배우 권율로 봐주는 분들이 늘어난 것 같아 기뻐요.”

 

 

몰입의 힘이 빚은 세계

 

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이제는 이른바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로 발돋움한 권율. 최근에는 영화 <경관의 피(2022)>에서 무려 12kg을 찌운 모습으로 나타나 시선을 끌었다. 작품에서 그가 맡은 나영빈은 상위 1%와 교류하며 불법적인 사업들을 추진하는 인물이다. 합법적으로는 검거하기 힘든 이 시대 최강 빌런 나영빈을 구사하기 위해 그는 하루 6~7끼를 먹고 아침저녁으로 2~3시간씩 운동하며 79kg까지 증량했다. 의상도 많은 공을 들였다. 원단 광택이며 길이까지 세심하게 고민해 결정했다. 수차례 태닝을 한 피부와 허스키한 발성법은 캐릭터의 묵직함을 더했다. 그렇게 완성된 그의 모습은 나영빈 그 자체였다.

“나영빈은 어떤 위기에도 당황하는 법이 없는 인물이죠. 그런 점이 제겐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나영빈의 악랄한 무게감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외형적으로도 선이 굵어져야 한다 생각해서 증량을 결심했습니다. 지금이요? 하루 세 끼만 먹으니까 금세 원래 체중으로 돌아오던데요(웃음). 전문가들과 함께해서 건강에 큰 지장은 없었어요.”

캐릭터를 입체화시키기 위한 권율의 열정은 배역에 대한 애착과 몰입에 있다. 이쯤 되니 궁금하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일까?

“첫째는 스토리입니다. 제가 푹 빠져 읽을 수 있을 만큼 재미있는 작품이면 분명 대중도 흥미로워 할 테니까요. 다음으로 캐릭터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가를 고려해봅니다. 캐릭터에 타당성이 부여되지 않으면 연기하는 입장에서 몰입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마지막은 함께하는 사람들이 누구인가입니다. 영화, 드라마는 여럿이서 함께하는 공동작업이거든요. 합이 중요해요. 따라서 감독, 작가, 출연진 등도 살펴봅니다.”

이러한 신념은 권율의 초심과도 맞닿아 있다. 관객이 작품에 몰두할 수 있게끔 언제나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자는 것이 그의 초심. 지금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곤 한다. 초심을 잘 지키고 있느냐고. 매 작품에서 배역과의 일체화를 위해 집요하게 노력하는 그의 완벽주의적 태도가 이제 이해가 간다.

 

 

단단한 내면이 건강한 삶으로

이토록 뜨겁게 배역에 집중해 있다가 작품이 끝나면 역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 법도 하나, 그는 이 같은 후유증을 크게 겪지 않는다고 한다. 농구와 축구가 바로 그 비결.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해 탁월한 운동 신경을 보여준 그는 한때 선수를 꿈꿨을 정도로 축구에 진심이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엔 틈만 나면 축구장에 모여 공을 차곤 했었는데, 요즘 그걸 못해 아쉬워요. 곧 지나가겠지요. 모든 것이 그래왔듯 코로나19도 머지않아 끝나리라 믿습니다.”

그는 연기력도 체력과 무관하지 않다며, <건강보험> 독자들에게도 꾸준한 건강 관리를 당부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심리적인 무력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분도 많을 텐데, 그럴 때면 저는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습니다. 장르요? 재즈 피아노 연주곡을 많이 들어요. 반려 식물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강력추천 드립니다.”

<건강보험> 표지 모델이 된 소감을 묻자 그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던 이유란다.

“예전에 아버지가 혈액 관련 질환으로 오랫동안 병원 치료를 받으셨어요. 당시 치료항목 중에 비보험이 많아 가족들이 모두 염려하던 차였는데, 다행히 진단받고 얼마 되지 않아 약이 건강보험에 적용돼서 한시름 놓았었죠. 이렇게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인연이 닿은 게 정말 반가워요.”

한편 그는 tvN 스포츠 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을 한창 촬영 중이다. 그가 맡은 역은 태권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체육회 인권센터장 구태만. 드라마는 올해 방영 예정이다. 기회가 된다면 코믹멜로물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권율. 최근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드러난 특유의 재치와 유머를 보면 상상이 가고도 남는다. 다채로운 배역을 선보였지만 그럼에도 그의 안에는 보여주지 못한 다양한 색이 남아있다. 매력적인 배역을 만나 반짝이는 연기를 선보일 그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아버지가 혈액 관련 질환으로 오랫동안 치료를 받으셨는데
건강보험 덕분에 걱정을 한시름 놓았었죠.
이렇게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인연이 닿은 게 정말 반가워요.”

 

 

 

[출처 : 국민건강보험 평생건강지킴이 4월호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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