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으로 또 한 번 불타는 청춘 가수 양수경
- 사람
- 2022. 3. 21.
새로운 도전으로 또 한 번 불타는 청춘 가수
양수경
1984년 등장한 가수 양수경, 그는 지금의 아이유나 태연처럼 아이돌과 뮤지션의 경계를 오가며 아티스트로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로부터 38년이 지난 지금의 양수경은 어떨까. 여전히 그는 노래로 위로와 치유를 건네고 있다. 이전보다 더욱 단단하고 깊은 세계를 담아서 말이다. 시련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가수 양수경을 만났다.
그림. 하경헌사진. 김재룡, IHQ
기쁨도 아픔도 있었던 38년 가수 생활
양수경은 고등학교 2학년이였던 1984년에 가수 활동을 시작해 1986년 KBS <신인무대>에서 ‘떠나가는 마음’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1988년 정규 1집 <바라볼 수 없는 그대>를 발표한 이후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사랑은 차가운 유혹’ ‘이별의 끝은 어디인가요’ 등 팝적인 스타일에 애수를 담은 다양한 곡들로 사랑을 받았다.
그는 1990년대 지금의 K팝 시초로 여겨지는 ‘한류’의 물꼬를 연 가수로도 유명하다. 1991년 일본 NHK의 아시아 5대 스타상과 ABU(아태 방송연맹) 가요제 인기 가수상을 받았고, 1994년에는 동유럽 가요제 백야축제에도 참가해 대상을 받았다.
“많은 분이 예뻐해 주셨는데 사실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잖아요. 마냥 예쁜 척을 하기도 힘든 나이가 됐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추억 속 양수경을 기억하고 제가 나이를 많이 먹은 사실도 몰라주시는 분들 때문에 기쁘고 재미있어요. 지금도 공연을 하면 그렇게 봐주시는 분들 덕분에 늘 긴장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꽃길만 걸을 것 같았던 그의 삶에 기쁨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1999년 발표한 정규 9집 <후애>를 마지막으로 가수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불행이 연이어 찾아왔다. 아버지와 여동생 그리고 남편과 사별하는 고통도 큰데 생활고마저 따라왔다. 양수경은 이를 악물고 그 시기를 헤쳐 갔다. 그리고 훨씬 단단해진 모습으로 우리 앞에 돌아왔다.
“누구나 삶의 굴곡이 있지만, 그걸 대중에게 알리고 싶지는 않았어요. 많은 분이 저를 염려하고 안쓰러워하시는데 이제는 그런 이미지가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죠. 스스로 저를 사랑하고 제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며 살고 싶어요.”
자신의 이름을 건 방송 프로그램 준비
양수경은 지난 1월 오랫동안 속했던 소속사를 벗어나 새 소속사와 계약을 맺었다. 연예 매니지먼트는 물론 음반 방송 제작에도 큰 노하우를 갖고 있는 회사다.
“새도 둥지를 옮기는 일이 힘든데 사람이 터전을 옮기는 게 쉽진 않았죠. 더 많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결심을 이끈 것 같아요. 종종 제 DNA 안에 담긴 에너지를 느낄 때가 있거든요. 이제 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다양한 에너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새롭게 터를 잡은 양수경은 큰 도전을 앞두고 있다. 본인의 이름을 단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일이다. 물론 SBS 예능 <불타는 청춘>을 통해 편안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그의 전부를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이 시름에 잠겨있는 지금, 양수경은 노래를 통한 울림뿐 아니라 방송을 통해서도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건네려 한다.
“제가 메인 MC가 돼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될 것 같아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는 프로그램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제가 웃기는 일에는 소질이 없어요. 그래도 기회나 역할이 주어지면 해야죠. 웃음에서 찾게 되는 행복이 있으니까 이번 기회에 그걸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이 시름에 잠겨있는 지금, 노래를 통한 울림뿐 아니라 방송을 통해서도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건네고 싶어요.”
건강보험, 치유에 큰 도움이 되다
건강은 무엇보다 양수경이 신경 쓰고 챙기는 부분 중 하나다. 공백기 동안 어려운 상황을 거치면서 마음을 많이 다쳤고, 실제 2017년부터 출연한 SBS <불타는 청춘>에서 건강에 대한 어려움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활동이 위축된 최근에도 갱년기와 관련된 여러 질병으로 시련의 시간을 겪었다.
“활동이 줄면서 체중이 늘었어요. 관절염이 오고, 힘든 마음 때문에 많이 아팠었죠. 하지만 여러 원칙을 정하고 건강을 관리했어요. 첫 번째는 적게 먹기예요. 그리고 매일 산책을 한 시간 반씩 했어요. 물론 등산이 더 좋긴 하지만 등산이 어려운 분들은 산책부터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국민건강보험공단과는 큰 인연을 갖고 있다. 그는 최근 병원을 찾으려 했지만 지난 공백기 동안 납부하지 못했던 건강보험료 문제로 건강보험 급여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너무나 막막한 상황이었지만 용기를 갖고 전화했던 공단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어려운 시절에 내지 못했던 건강보험료를 한꺼번에 다 갚아야 하는 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공단 직원분이 분할납부도 가능하다고 너무나 친절하게 알려주시는 거예요. 사실 미납금이 있으면 약자가 되는 느낌이 있는데 창피하지도 부끄럽지도 않게 상담해주셨어요. 지금 이 자리를 빌려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언제나 대중과 함께 하는 대중 가수
2022년은 양수경에게 여러 가지로 큰 의미가 있는 해다. 그동안 부지런히 준비한 새 음반도 선보일 예정이며,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을 만날 채비도 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간의 시련으로 쌓인 몸과 마음의 아픔을 털고 새로운 ‘양수경’으로 거듭날 생각이다.
“노래를 오래 했지만 결국 제게 맞는 노래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발라드 가수도 트로트 가수도 아닌 ‘대중 가수’라고 생각해요. 제가 특별하게 어떤 장르의 노래를 하고 있다 생각하지 않아요. 늘 제게 어울리는 옷을 바꿔 입으면서 늘 대중 곁에서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공단과 만나게 돼 너무 반가웠어요. 여러분, 제 노래와 삶도 앞으로 예쁘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자신의 소망을 밝히면서 아이처럼 좋아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38년 경력의 여유와 함께 그 세월의 무게에 눌리거나 갇히지 않는 자유로움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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