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에서 마주한 평화의 땅,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철원
- 여행
- 2024. 2. 14.
[출처 : KOROAD 도로교통공단 신호등 1+2월호 웹진]
강원도의 겨울은 특별하다. 모든 걸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추위마저 아름답게 하는 자연이 있다. 역사적으로도, 자연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철원으로 겨울 여행을 떠나보자. 바람이 세어들 틈 없이 단단히 여민 점퍼는 필수다.
글. 편집실 사진. 한국관광공사, 크라우드픽, 여행 크리에이터 하늘, 위은지 제공
한탄강 주상절리길
약 3.6km 길을 거닐며 한탄강 주상절리 협곡과 절벽을 감상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한탄강 주상절리 절벽을 따라 설치된 잔도는 아찔하게 허공을 가로지른다. 이 위를 걸으며 한탄강 일대를 내려다 볼 수 있다. 허공을 걷는다는 스릴까지 느낄 수 있고 절벽으로 떨어지던 물이 얼어 생긴 빙벽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무엇보다 한국에서는 쉽게 마주할 수 없는 주상절리를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 특히 겨울엔 한탄강 물줄기가 얼어붙어 평소에는 보지 못하는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주상절리를 따라 펼쳐지는 다채로운 지형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겨울철 트레킹의 묘미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한탄강 물윗길 트레킹
주상절리길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코스라면 물윗길은 얼어붙은 한탄강 물 위를 거니는 특별한 코스다. 직탕폭포부터 순담계곡까지 8.5km 구간을 따라 이어지는 물윗길은 매년 10만여 명이 찾는 철원 대표 관광명소.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주상절리와 한탄강 자연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코스를 걷다 보면 정자 하나를 마주치게 되는데 신라 진평왕이 세웠다는 고석정이다. 강 한가운데 우뚝 선 고석암과 조우한 고석정의 자태는 사진으로 남겨놓을 만한 장면이다. 고석정은 조선시대 임꺽정의 활동지로도 알려져 역사적 의미가 더 깊은 곳이다.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이색적인 풍광과 역사를 품고 있는 물윗길은 매년 10월에 임시 개방하며 12월 중 전체 코스가 개방돼 3월까지 운영된다.
만약 물윗길이 열리는 기간을 맞추지 못했다면 한탄강 협곡 사이를 가로지르는 은하수교도 좋은 대안이다. 아찔한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한탄강 경관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인근 지역 산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길이 평탄해 편안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더욱 좋은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철원역사문화공원
1930년대 철원읍 시가지를 그대로 재현한 철원역사문화공원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시간여행을 하듯 당시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철원역사문화공원은 개화기 철원의 모습을 간직한 ‘철원약국’, ‘철원우편국’ 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철원우편국에서는 직접 전보를 써 보는 체험을 할 수 있어 특별한 추억을 남기기에도 좋다.
만약 여유가 있다면 대로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위치한 노동당사도 함께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국가등록문화재인 이곳은 철원이 북한 땅이던 1946년에 완공된 조선노동당 건물이다. 지상 3층으로 지어진 건물은 허물어져 골조만 남은 상태지만 한국전쟁 당시 검게 그을린 자국과 포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소이산 모노레일
소이산 모노레일 ⓒ 여행 크리에이터 하늘철원역사문화공원에서 출발하는 소이산 모노레일은 소이산 정상까지 닿을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길이다. 탑승 시간은 대략 13분. 자연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내려서 데크길을 따라 오르면 소이산 전망대까지 15분이면 닿을 수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전국 최고 곡창지대로 손꼽히는 철원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약 6천만 년 전 현무암 화산 분출로 생긴 평야로 우리나라 육지에서는 현무암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발자국 하나 없이 뽀얗게 눈 덮인 평야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조금 더 여유롭게 풍광을 감상하고 싶다면 소이산 길을 택하면 된다. 군사 접경지이다 보니 오르는 길목마다 군사시설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가까이에서 보는 철원평야도 전망대에서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치열했던 한국전쟁의 흔적과 천혜의 자연환경 사이, 철원이 품고 있는 이야기가 더욱 깊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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