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November

kyung sung NEWS LETTER

일·가정 양립, 부부 팀워크가 핵심

[출처: 한국서부발전 웹진 서부공감 VOL. 121]

글. 이수연 한국워킹맘연구소 소장

“일도 잘하고, 아이도 잘 키우고 싶어요.”

15년간 워킹맘과 워킹대디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일과 아이 모두 소중하기 때문에, 이왕이면 후회 없이 둘 다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요? 새벽부터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아이를 챙겨 어린이집에 보내느라 한바탕 전쟁을 치릅니다. 부랴부랴 출근해서 한숨 돌릴 새도 없이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퇴근하자마자 다시 집으로 달려가 저녁 준비와 밀린 집안일을 하다 보면 몸은 이미 파김치가 됩니다.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은커녕,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할 기력조차 없어서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고, 애착에 문제가 생길까 불안감에 시달리게 되죠. 아이가 놀아달라고, 안아달라고 할 때 버럭 소리라도 지른 날에는 자책과 죄책감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입니다. 물론 친정엄마나 시어머니가 아이를 돌봐주신다면 나 홀로 육아보다는 상황이 나을 수 있지만, 그것도 마냥 반길 일은 아닙니다. 또 다른 차원의 고민이 가득하니까요.
‘남의 편’이라 불리는 남편은 어떨까요? 워킹맘과 고민의 밀도는 다를지라도, 워킹대디 역시 경제 활동만 했던 아버지 세대와 달리 일과 육아, 가사까지 모두 해내야 하다 보니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각자 자기만의 지옥이 있다’는 자라투스트라의 말처럼 일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일은, 행복과 보람의 이면에 존재하는 지옥의 뜨거움을 견뎌내야만 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은 이미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종종 ‘내가 부족하거나 못난 사람이라 이렇게 힘든 게 아닐까?’라고 스스로를 탓하는 워킹맘들을 만나곤 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든, 자아 실현하기 위해서든, 일에서 성취감을 찾기 위해서든,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버텨온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나를, 나까지 아프게 하지 않았으면 해요.
만약 내 삶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면,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한번 적어보세요. 회사에서 내가 해오고 있는 일, 가정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 등을 생각나는 대로 툭툭 쓰다 보면 내가 꽤 많은 일을 해오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겁니다.
일과 육아, 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완벽을 추구하며 지나치게 애쓰지는 마세요. 현실적으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하세요. 매일매일 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포기하지 않고 해내는 것이 진짜 잘하는 겁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내 삶 안에서, 누구도 불행하거나 억울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균형을 이루는 겁니다. 일과 가정, 내 삶을 조화롭게 잘 만들어가고 싶은 워킹맘, 워킹대디에게 세 가지 방법을 추천 드립니다.


 

1. 부부만의 팀워크를 만드세요

함께 일하고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부부 간의 팀워크입니다. 강한 팀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감정 중 하나는 ‘연민’입니다. 연민이란 상대방의 고통이나 어려움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의미하는데요. “자기도 힘들지? 고생이 많아”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서로 더 정서적으로 친밀해지고 어떤 상황에서도 함께 의기투합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육아와 가사 분담에서 갈등이 생길 때는, 함께해야 할 육아와 가사 목록을 작성하고 각자의 강점과 약점을 공유해 보세요. 이를 통해 서로 잘할 수 있는 부분을 기반으로 분담하면 갈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매일 한 번 이상 서로 듣고 싶은 말을 해주고, 서로의 장점을 목록으로 만들어 보며, 정기적으로 부부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든든한 파트너가 될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정서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습니다.

2. 나만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위임하세요.

엄마표 밥상이나 정리된 집에 집착하면 모두가 불행해질 수 있습니다. 솔직히, 내 손으로 직접 요리하지 않거나 매일 청소하지 않아도, 애벌빨래를 하지 않아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웃어주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특히 힘들 때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일은 오직 엄마와 아빠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지금 내가 바쁘게 하고 있는 일들이 다른 사람에게 위임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니면 오직 나만 할 수 있는 일인지 고려해 보세요. 나만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위임하는 것이 일과 가정, 그리고 삶을 조화롭게 유지하는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3. 애쓰고 있는 나를 응원해 주세요.

지치고 힘들 때, 누군가가 “수고했어”, “괜찮아,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너니까 지금 이렇게 할 수 있는 거야”라고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러한 위로를 받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런 때에는 속상해하지 말고, 내가 스스로에게 필요한 위로와 격려, 칭찬을 직접 해주세요. 그리고 내가 행복해하는 것들을 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이미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고 소중한 사람입니다.

 

워킹맘, 워킹대디의 삶이 고되기는 해도 일하는 부모라 느낄 수 있는 ‘진짜 행복’도 많이 있습니다.
그 행복의 맛은 나를 든든히 버티게 해주는 버팀목이자 성장의 발판이 되어줄 겁니다.
‘나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스스로를 믿고 응원하며 하루하루를 충실히 보낼 때, 그 평범한 노력이
쌓이고 쌓여 결국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비범함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출처: 한국서부발전 웹진 서부공감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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