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Nov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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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회 웹진] 서울 한복판에서 격동의 근현대사를 만나다

[출처: 서울의회 웹진 2024. 8·9 특집호]

서울 한복판에 자리한 서울특별시의회 본관은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한 몸에 겪은 ‘산증인’이나 다름없다. 1935년 ‘부민관’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그 후 국회의사당과 세종문화회관 별관으로 쓰였고, 1991년 지방자치 시대 개막과 함께 서울시의회 본관 건물로 틀을 잡았다. 파란만장한 서울 근현대사의 슬픔과 영광을 간직한 서울시의회 본관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시계탑이 복원된 현재 서울시의회 본관

 

기억 속에서 잊혔던 시계탑, 50년 만에 복원

중구 태평로1가 서울시의회 본관, 9층 높이로 우뚝 솟은 시계탑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국 런던의 랜드마크인 대형 시계탑 ‘빅벤’을 연상케 하는 이 시계탑에는 특별한 사연이 깃들어 있다. 서울시의회가 지난 2023년 8월, 우리 기억 속에서 잊혔던 시계탑을 50년 만에 복원했다. 이 시계탑은 1975년경 어떤 이유인지 명확하진 않지만 철거돼 탑만 남아 있었으나, 지난해 6월 시민 단체 (사)한국의재발견이 ‘서울의 옛 모습 찾기’ 일환으로 시의회에 본관 시계 설치에 대한 지정 기탁 제안을 하면서 복원이 이뤄졌다.

그럼 이 시계탑은 언제부터 이곳에 우뚝 서 있었을까? 그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9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시의회 본관은 1935년 일제강점기 당시 ‘부민관’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지어졌는데, 그때 시계탑이 함께 세워졌다. 서울시의회는 국가기록원을 통해 건립 당시 설계도서를 찾아 처음부터 시계탑이 설치됐음을 확인했다. 이 시계탑은 건축 당시 경성 시내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 지금의 남산 N서울타워나 잠실 롯데타워처럼 경성의 ‘랜드마크’였으며, 해체되기 전까지 40년간 서울 한복판에서 시간을 알려주던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40년대 시계탑이 있던 부민관 시절 서울시의회 모습
1950년대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됐을 당시 본회의장

 

부민관-국회의사당-세종문화회관 별관-서울시의회 본관,
파란만장한 근현대사의 ‘산증인’

부민관은 일제강점기 근대 문명의 상징이었던 시계탑만큼이나 큰 주목을 받았다. 부민관은 대강당·중강당·소강당·사교실 등 공연과 집회를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한국 최초 근대식 다목적 회관이었다. 당시로서는 보기 드물게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어져 이목이 집중됐다. 2000석 규모의 대강당에서는 연극, 음악, 무용 등 다양한 공연이 무대에 올려졌다.

특히 부민관은 항일투쟁의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1945년 7월 24일, 친일파 거두인 박춘금이 조직한 대의당은 내선일체와 황민화를 앞세워 태평양전쟁에 조선 청년들의 참여를 선동할 목적으로 한 ‘아세아민족분격대회’를 부민관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조선 총독과 조선군 사령관 및 친일파가 대거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행사 소식을 입수한 대한애국청년당 소속 조문기, 유만수, 강윤국 등 20세 열혈 청년들이 부민관 폭파 의거를 대강당 안에서 벌였다. 비록 이 의거는 폭탄이 계획보다 빨리 터지는 바람에 실패로 끝났지만, 항일투쟁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지금까지 기록되고 기억하고 있다.

부민관은 광복 이후 잠시 미군정청과 국립극장으로 사용되었고, 1954년부터는 국회의사당으로 쓰였다. 1975년 국회의사당이 여의도로 옮겨가면서 1976년부터 1991년까지 세종문화회관 별관으로 활용됐다. 1991년 지방자치 시대가 개막한 이후 지금까지 서울시의회 본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2년 5월에는 국가등록문화유산 제11호로 지정됐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고
지방자치 1번지로 자리매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태동한 서울시의회 본관은 오늘날 시민의 의견을 반영해 서울의 정책과 예산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지방자치의 1번지로 우뚝 섰다. 이곳에는 정례회와 임시회 등을 열어 안건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본회의장을 비롯해 의장단 집무실, 다양한 행정을 처리하는 업무 공간이 있으며, 시민과 소통하는 장도 펼쳐진다. 본관 1층 중앙홀에는 시민들이 무료로 문화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관이 있다. 또 서울시의회의 역사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 공간도 마련돼 있다. 서울시의회를 투어 프로그램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서울시의회 본관. 오늘도 태평로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묵묵히 어제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째깍째깍’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알려준다.


서울시의회에서 무료로 즐기는 문화 전시
  • 장소 : 본관 중앙홀
  • 대관 신청 : 신청서 제출 후 대관 심의
  • 문의 : 02-2180-7776
서울시의회 참관 프로그램
  • 기간 : 연중(비회기), 평일 *회기 중 방청 운영
  • 시간 : 오전 9시 30분~낮 12시/오후 1시~5시
  • 인원 : 30인 이하
  • 신청 : 참관 희망일 1일 전까지 신청서 제출(서식)
  • 문의 : 02-2180-7744

 

 

[출처: 서울의회 웹진 2024. 8·9 특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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