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Nov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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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를 위한 행복한 안내소, 문경 <산양정행소>

여행자를 위한 행복한 안내소

문경 <산양정행소>

막걸리 한 병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오가던 문경의 한 양조장의 역사는 길다. 문경의 양조장은 큰 성황을 이루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고, 세월이 지나며 막걸리 생산을 멈췄다. 아무도 찾지 않았던 공간이 어느 날 <산양정행소>라는 새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문경으로 여행 온 사람들을 위한 안내소로 변신해 카페와 소품숍을 운영하고, 자전거도 대여해준다. 모든 근심을 내려놓고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 <산양정행소>로 떠났다.

글. 이성주 사진. 고인순


여행자의 쉼터로 변신한 옛 양조장

조선 시대 중기 이전부터 산양의 장터였던 경상북도 문경시 산양면은 일제강점기에 광산개발로 번성했던 곳이다. 이후 가축시장이 확대되면서 또 한 번의 성황을 이뤘다. 산양양조장은 1944년 건축돼 일식 목조건물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1960∼1980년대 문경의 석탄산업 부흥에 힘입어 막걸리를 활발하게 생산했다. 1980년대에는 한 달에 200말 씩 막걸리를 주조하기도 하고, 12개의 양조장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폐광 이후 지역경제가 침체되면서 1998년 막걸리 생산이 멈췄고 산양양조장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역사적 가치는 있으나 활용이 곤란했던 70년이 넘은 산양양조장 건물은 도원우 리플레이스 대표와 건축 전문가의 도움으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게 된다. 세월의 흔적을 살리기 위해 오래된 기둥은 썩은 밑동만 잘라내고 새 기둥을 붙였다. 옛 양조장이 가지고 있던 내부의 큰 공간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천정은 트러스트 구조물을 노출시켜 설계했다. 산양정행소는 ‘구조물을 재건축하고,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2021년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길고양이가 좋아하는 산양정행소의 간판

 

야외에서 즐기는 카페테리아와 언제든 대여 가능한 자전거

 

문경 산양의 분위기를 담은 사랑방

넓은 들판에 문을 연 산양정행소는 경상북도 산업유산이자 인기많은 레트로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양정행소의 이름에는 여행안내소의 뜻을 담은 정행소를 붙여 ‘문경 산양면의 여행안내소’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곳은 카페와 베이커리 매장을 운영하고, 소품과 기념품도 판매한다. 또한, 2020년 여름부터 시작한 자전거 대여 서비스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 자전거 대여는 산양정행소 소품숍 카운터에서 진행된다. 신분증을 소지해야 하며, 대여료는 1인 기준 2시간에 4,000원이다. 산양정행소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신 여행자들은 직원에게 주변 산책로를 소개받을 수 있다. 마침 자전거를 대여했다면 문경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따라 자전거 산책을 떠날 수 있다. 도시의 소음에 지치고, 근심과 걱정으로 쉼이 필요했던 이들에게 제격이다. 계절의 분위기를 따라 피고 지는 들꽃과 조용한 시골길을 걷고, 자전거로 달리는 것만으로 충분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짧은 휴가를 원하는 이들이라면 문경 산양정행소에서 코로나19 걱정 없이 가장 안전한 휴식을 경험하길 추천한다. 햇살이 가득한 자연을 온전히 느끼는 것만으로 당신의 지쳐있던 마음에 행복한 기운이 가득해질 것이다.

 

옛 양조장 모습을 전시한 모습

 

사랑방처럼 꾸민 카페 공간습

 

더운 여름에 마시기 좋은 커피

 

트러스트 구조를 활용한 산양정행소의 내부 모습

 

산양정행소

경상북도 문경시 산양면 불암2길 14-5

다양한 소품을 판매하는 작은 소품숍

 

[출처 : 사학연금 8월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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