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November

kyung sung NEWS LETTER

책을 사랑하고 지구를 사랑하는 어느 낯선 공간에서 펼쳐지는 재미있는 이야기 낯설여관 204호

낯선 여행지에서 쉬어가는 여행자들. 이상하게 그들은 낯선 곳에서 쉼을 얻고, 치유를 받는다. ‘낯설여관’의 한지혜 대표도 하루하루 일상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이, 낯선 공간에서 잠시 머무르며 쉬어가기를 바랐다. ‘어떻게 하면 여유롭게, 재미있게 머물다 갈까?’라는 고민 끝에, 책방과 제로웨이스트숍이 결합된 복합문화공간, 낯설여관의 문을 열었다.

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투숙객들이 들를 때마다 낯선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를 바랍니다. 이곳에서 만나는 책과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스타일, 더 나아가 이 공간을 매개로 만나게 되는 새로운 사람들이 낯설게 다가가기를 기대해요. 낯설여관에 들르면, 마치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색다른 느낌, 경험을 선사하고 싶어요.


책방과 제로웨이스트숍을 같이 운영하고 계신데요. 어떻게 책방+제로웨이스트숍을 접목한 가게를 오픈하게 되셨나요?

오래전부터 책방을 운영하고 싶은 꿈이 있었어요. 장소와 이름을 정하고 준비하던 중 서울 망원동에 있는 알맹상점의 존재를 알게 되었는데 정말 멋진 공간이더라고요. 마침 환경을 위해 책방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있었던 때라 제로웨이스트숍과 책방이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 낯설여관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문화는 그릇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낯설여관이라는 그릇 안에 우리가 하고 싶고 나누고 싶은 것을 담아내고 싶었어요. ‘여관’이란 장소에 모여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공간을 오픈했습니다.

‘낯설여관’이라는 이름도 독특하고 재밌습니다. 의미가 뭔가요?

공간을 알아보던 중 지금 자리에 방이 많은 것을 보고 자연스레 여관이란 이미지를 떠올렸어요. 여관 앞에 붙어있는 ‘낯설’은 2018년부터 2년에 걸쳐 진행한 낯설여행이라는 여행 프로젝트 세계관의 확장판이에요. 낯‘선’이 아닌 낯‘설’인 이유는 ‘끝이 아닌 진행하고 있다’라는 미래지향적 의미를 담고 있어요. 일상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이 잠시 머무르며 낯설지만, 쉬어가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이름에 담았습니다.

낯설여관에서 판매되는 제로웨이스트 제품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대부분 다회용 생활용품이에요. 일회용 랩 대신 밀랍 랩, 티슈 대신 손수건 등이죠. 손님들이 ‘용기내’는 것을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있어요. 더욱 ‘용기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건 먹거리도 준비하고 있답니다. 저희가 ‘용기내’는 것을 적극 장려하는 매장이라는 인식이 있어서인지 처음 오는 분들도 거부감 없이 집에서 용기를 가져오십니다. 그 모습을 보면 정말 반가워요. 그 밖에도 제가 업사이클링에 관심이 많거든요. 수명을 다한 스케이트보드로 만든 나무 반지, 책갈피를 판매하고 있어요. 재활용이 안 되는 수입 주스병으로 만든 향초도 있고요. 두 제품 다 1인 창작자에 의해 만들어지거든요. 그분들의 활동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어요.

낯설여관을 찾아주시는 고객분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주택가 골목 2층에 있다 보니 아직 동네 분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어요. 검색을 통해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찾아오시는데요. 엄마 따라온 초등학생부터 SNS를 활발하게 하시는 중년의 어머님들까지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죠. 가까운 곳에 제로웨이스트숍이 있어서 반갑다는 분들도 계시고,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세요.

독자들이 제로웨이스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팁을 알려주세요.

실천이 어렵다면, 생활용품을 하나씩 바꿔보는 것도 좋아요. 예를 들면 천연 수세미, 대나무 칫솔을 사용하는 거죠. 쉽게 바꿀 수 있으면서 친환경적인 효과가 큰 아이템이거든요. 텀블러 사용도 좋고요. 최근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유예되어서 매우 속상해요. 꼭 다시 시행되었으면 합니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새로운 물건을 사야 한다거나, 물건이 비싸다는 의견이 많은데요. 하지만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과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품을 동일선상에 두고 비교하긴 어렵다고 생각해요. 나의 결정과 선택이 지구에 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으로 ‘가치소비’를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

매장 운영과 별개로 하고 있는 제로웨이스트 활동이 궁금합니다.

샴푸바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어요. 인근 학교나 센터에 출강을 나가기도 하고요. 아이들도 직접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쉽고 간단해요.
수원의 환경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모임 ‘작은 지구를 위한 실험실’의 활동을 적극 지지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쓰레기 없는 플리마켓 ‘없이사장’을 통해 환경 도서를 소개하고 제로웨이스트 실천이 어렵거나 고민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는 고민상담소도 운영했어요. 가끔 제로웨이스트나 비건 수다모임도 진행한답니다.

환경 활동 관련해서 매장을 운영하며 이루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낯설여관을 아껴주시는 단골 투숙객(방문객을 의미하는 낯설여관만의 애칭)들로부터 “이곳에 오래오래 남아주세요”라는 격려를 받곤 해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긴 이야기죠. 제로웨이스트숍이 오래 버티기 쉽지 않은 환경이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고마워해 주시는 것 같아요. 사실 저희도 같은 마음으로 공간을 지키고 있어요. 마을의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낯설여관 204호

 

주소 : 수원시 장안구 영화로 71번길 33 2층

인스타그램 : @ridinn.book

 

 

 


 

낯설여관 주인장이 투숙객들을 위해 추천하는 환경관련 책 BEST 3

 

 

 

알맹이만 팔아요, 알맹상점

많은 제로웨이스트숍의 롤모델이 되는 ‘알맹상점’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다. 제로웨이스트숍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활동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고 한다.

 

 


 

 

 

ZERO WASTE 77

제로웨이스트를 처음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제로웨이스트 입문서. 77가지의 아이템을 상세하게 소개하며 일회용품을 대체할 다회용 물품들을 함께 알려준다.

 

 


 

 

 

바다의 숲

넷플릭스 다큐 <나의 문어 선생님>의 내용이 담긴 책. 인간과 교감하는 문어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내 안에 잠자고 있던 생태적 감수성이 깨어난다고.

 

 

[출처 : 사학연금 2022년 7월호 제4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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