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너마이트’로 전 세계를 터트리다
- 문화
- 2020. 11. 3.
방탄소년단(이하 BTS)이 ‘K-POP 아이돌 그룹’을 넘어 세계적 슈퍼스타로 굳게 자리 잡았다. 지난 8월,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발매 직후 곧바로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1위에 오른 것. 전 세계는 왜 BTS에 열광하는 것일까. 더불어 이들이 신곡의 장르로 디스코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글. 강진우 문화칼럼니스트 / 일러스트. 권혜선
‘레전드’에 등극한 BTS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1위를 했다고 BTS에게 ‘레전드(Legend)’라는 칭호까지 붙여야 하는지를 묻는다면, 그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신곡 발표 직후 핫 100 1위에 오른 가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지금까지 마이클 잭슨·머라이어 캐리·휘트니 휴스턴·아델·드레이크 등 전설적인 팝 스타들의 노래 42곡만이 이 수순을 밟았다. 그룹 가수로 범위를 좁히면 에어로스미스·조나스 브라더스·더 스코츠에 이어 네 번째다. 전 세계인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싸이의 ‘강남 스타일’마저도 2위에 만족해야 했다. BTS의 팬덤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BTS가 팝 슈퍼스타덤의 마지막 관문을 넘었다.” 우리나라 신문 1면에 실렸을 법한 이 문장은 사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원작자다. 핫 100 등극은 이렇듯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 아이돌 가수’라는 선입견을 이겨 내고 미국 대중문화 한가운데를 차지했다는 방증이며, BTS가 세계적 트렌드의 첨단에 서 있다는 신호다. 국내외 유수의 대중문화 전문가들이 레전드라는 칭호를 BTS에게 붙이는 이유다.
더욱 주목할 점은, BTS가 한 곡만 인기를 얻고 사라지는 ‘반짝 가수(One Hit Wonder)’가 아니라는 것이다. 2013년 데뷔 후 해외를 중심으로 색깔 있는 활동을 펼쳤고, 2014년에는 ‘미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K-POP 아티스트’로 꼽혔다. 이후 꾸준하게 활약, 2018년 3집 앨범 와 후속 앨범 3장이 모두 발매 직후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BTS는 전 세계적 팝 가수로 성장한 것이다.
BTS 성공의 배경에는 그들의 강력한 팬덤인 ‘아미(ARMY)’가 있다. 이들은 BTS 관련 기사와 신곡 가사를 영어·중국어·프랑스어 등 주요 언어로 번역해 배포했고, 미국 간판 토크쇼에 BTS 섭외를 요청했으며, 빌보드 차트 선정 기준을 분석해 인지도와 순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실행했다. 이처럼 자발적인 팬덤 활동 덕분에 BTS는 점점 더 널리 알려졌고, ‘비틀즈 이후 가장 인기있는 그룹’으로 꼽히며 세계 음악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었다.
디스코에 담은 위로와 희망
대중음악의 정점에 오른 BTS가 디스코 리듬을 바탕으로 신곡 다이너마이트를 발표했다는 것은, 디스코가 그만큼 트렌디한 음악 장르로 부상했다는 의미다. 1970년대 ‘디스코 여왕’ 도나 서머에 의해 태어나 10년 이상을 풍미한 디스코는 웃음과 경쾌함을 무기로 삼는다. BTS는 여기에 자신들이 추구해 온 행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입혔다. 덕분에 이 곡은 대중들의 사랑을 더욱 풍성하게 받고 있다.
디스코 특유의 경쾌한 리듬이 젊은이들에게는 신선함으로, 중장년층에게는 추억과 친근감으로 다가선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다는 점도 디스코의 인기에 한몫했다. 사람을 만나기는커녕 집 밖으로 나가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자, 많은 이가 시대적 우울증인 ‘코로나 블루(Corona Blue)’를 겪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울감과 무력감을 떨쳐 버릴 수 있는 수단이 절실했고, 이러한 마음이 디스코 열풍으로 옮겨붙었다. BTS는 여기에 위로와 희망의 가사까지 얹었으니, 곡 자체만으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많은 이의 생각이다.
다이너마이트는 2주 연속 핫 100 1위를 차지한 후 3주차에 접어들어 2위로 한 단계 내려왔다. 하지만 발매 5주차에 다시 1위로 등극하는 등 BTS가 이 곡으로 차트에 장기간 머물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올가을에는 신나는 디스코 리듬에 몸을 맡겨 보는 것은 어떨까. 조심스러운 코로나19 일상에 희망적인 에너지가 널리 퍼지도록 말이다.
[출처 중부발전 웹진 중부가족 106호 바로가기]
'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의 진심이 닿다 (0) | 2020.11.28 |
---|---|
언택트 예술 트렌드 내가 바로 아티스트! (0) | 2020.11.26 |
재밌고 간편하게! 이색 독서 전성시대 (0) | 2020.11.01 |
솔로로 컴백한 아이돌, 그들의 매력은 어디까지? (0) | 2020.10.29 |
강제 집콕 시대 심심한 당신을 위한 DIY 사용 설명서 (0) | 2020.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