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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위험 상승!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위험한 이유

[출처 : KOROAD 도로교통공단 신호등 11+12월호 웹진]

 

교통과 통신은 한 몸처럼 발달하며 우리 삶의 질을 한층 높여주었습니다.
마치 인간의 뇌에서 다양한 연결과 소통 작용을 하는 것이 현실화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운전할 때만큼은 소통의 욕구를 잠시 꺼두는 것이 좋습니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위험한 이유, 지금부터 천천히 살펴보겠습니다.

글. 임은주(임은주심리상담센터장)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
다중작업에 대한 오해

우리의 뇌는 효율성과 가성비를 좋아합니다. 과학기술이 정교해지면서 이러한 인간의 욕구를 잘 충족시켜 주고 있는데요. 문제는 점점 똑똑해진 기술이 우리 교통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고 있는 만큼, 역시 똑똑해진 휴대전화를 사용해 다른 작업을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는 겁니다. 언뜻 보면,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처리하면서 효율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과연 운전 중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등의 ‘다중작업(멀티 태스킹)’은 정말 효율적일까요?

다중작업은 한때 유능함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뇌가 일을 하는 방식을 생각해 보면 이는 오해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한 가지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수많은 정보를 통합하고 각종 인지적 작업을 체계화합니다. 이때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직렬연결로 작동하는 특성을 보입니다.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몰두한다는 뜻이죠. 한마디로, 다중작업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다중작업을 잘하는 사람처럼 보인다면, 그는 실제로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며 빠르게 스위치를 전환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는 유능하다기보다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며 세심함을 떨어뜨려 오차 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또한 이런 습관이 계속되면 단기기억에 오류를 만들어 단기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부위가 위축될 수도 있습니다.

운전 중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운전 중에 우리의 뇌는 운전이라는 행위에 집중해야 합니다. 다양한 정보를 처리하면서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운전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한다면 어떨까요? 운전하는 동시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휴대전화를 보는 상황에서는 운전에 집중할 수 없게 됩니다. 우리 뇌는 한 가지 일밖에 처리할 수 없으니까요. 당연히 위험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운전 중에도 휴대전화를 놓지 못하는 이유
현대인의 도파민 중독

운전에 집중하지 못하는 현상을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으로도 설명해 볼 수 있습니다. 도파민은 가장 많이 연구되고 밝혀진 호르몬인데요. 한 가지에 집중하게 해주고, 다른 간섭을 차단하는 역할까지 하는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입니다. 그래서 집중과 의욕의 호르몬이라는 별명도 있죠.

도파민은 즐거움, 쾌락 등을 느낄 때 작동합니다. 최근 도파민 중독이라는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현대인의 생활에는 너무 많은 쾌락 요소가 존재합니다. 이런 쾌락 요소에 자주 노출되면 도파민이 떨어졌을 때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느끼고 더 강한 쾌락과 자극을 찾으려는 성향을 보입니다. 휴대전화를 켜 유튜브 영상이나 SNS를 본다거나 과식, 과음 같은 행동이 대표적입니다. 휴대전화 중독 또한 도파민 중독의 한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도파민이 집중력을 높여주는 호르몬인데, 도파민 중독이 왜 문제가 될까요? 우리가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도파민이 뇌의 신경망 사이에 유지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도파민이 분비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파민 수용체에서 도파민을 원활하게 수용해야 하는데요. 지나치게 도파민에 노출되면 도파민 수용체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도파민 중독이 되면 더 큰 자극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일상에서는 도파민 분비가 떨어져 만성적인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거죠.

만약 운전 중에 휴대전화를 보고 싶은 욕구를 참기 힘들다면 도파민 중독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면의 불안에서 벗어나자
어쩌면, 붉은 여왕 효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 루이스 캐럴이 쓴 후속작 <거울을 통하여>(1871년 作)에서는 붉은 여왕이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소설 속에서 앨리스는 죽을힘을 다해 달리지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계속해서 제자리걸음이죠. 결국 앨리스는 붉은 여왕에게 묻게 됩니다.

“이렇게 열심히 뛰는데 왜 앞으로 가지 않는 거죠?” 그러자 여왕은 대답합니다.

“여기서는 힘껏 달려야 제자리야. 앞으로 나아가려면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해.” 이름하여 ‘붉은 여왕 효과’, 계속해서 발전하는 사회에 맞춰 끊임없이 노력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되는 상황입니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삶은 빠르게 발전하며 훨씬 편리해졌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끊임없이 발전해야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현대인을 괴롭힙니다. 붉은 여왕 효과처럼 말이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또한 비슷한 상황을 겪는 것은 아닐까요? 언제든 사회와 연결돼 있고, 또 빠르게 소통할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어쩌면 계속해서 사람들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붉은 여왕 효과’에 갇혀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운전 중에는 운전에만 집중하는 것이 우리 뇌에도 자연스럽고, 안전을 위해서도 당연합니다. 자꾸만 휴대전화를 열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되돌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출처 : KOROAD 도로교통공단 신호등 11+12월호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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