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November

kyung sung NEWS LETTER

전쟁터에서 발전한 성형수술

[출처 : 방위사업청 청아람 웹진 9+10월호]

 

성형수술이라 하면 대개 미용을 위한 상업적인 측면만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성형수술은 전쟁에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존엄성과 인간다움을 회복하기 위한 재건수술에서 비롯됐다.

참고. 엘리자베스 하이켄, 《비너스의 유혹:성형수술의 역사》, 2008
황건, 《인류의 전쟁이 뒤바꾼 의학 세계사》, 2019

 

 

제1차 세계대전에서 비약적으로 발전

인간의 역사에서 전쟁은 끊임없이 반복되어 왔고, 이로 인해 수백만 명의 사상자와 자연 및 건축물이 파괴됐다. 전쟁은 사회의 구조와 문화에 심대한 변화를 일으켰으며, 동시에 기술과 의학분야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그중 하나가 바로 성형수술이다. 오늘날 성형수술은 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상업적 분야로 여겨지지만, 그 시작은 전쟁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의 신체를 복원하기 위한 재건성형이었다.

성형수술의 기록을 따라가면, 고대 이집트 제3왕조 시대의 코 재건수술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600년경에는 인도에서 죄인의 잘린 코를 재건하는 수술이 시행됐고, 유대인들은 매부리코를 교정하기 위한 성형을 시도했다. 초기 성형수술은 주로 코에 집중됐고 큰 발전이 없었으나,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는 약 1,000만 명의 전사자와 2,000만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사람은 약 15억 명에 달했다. 이 전쟁에서 살아남은 군인들은 심각한 부상으로 고통에 시달렸고, 특히 얼굴이나 머리가 심하게 다친 경우가 많았다. 이는 이전 전쟁과 많이 달라진 양상 중 참호전 때문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는 분당 최대 600발을 발사하는 맥심 기관총이 실전에서 사용됐고, 각 진영은 참호를 만들어 기관총 세례를 피했다. 참호전에서는 군인들이 참호에서 얼굴만 내어놓고 방어와 공격을 했기 때문에 총과 포탄의 파편이 주로 얼굴에 영향을 미쳤다. 쓰고 있는 철모도 문제였다. 철모는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했지만, 철모 파편이 얼굴에 맞으면서 많은 외상을 초래했다.

전쟁이 끝난 후, 얼굴에 심각한 상처를 입은 군인들은 흉측하게 변한 자신의 얼굴에 좌절하며 삶을 포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이로 인해 외과의사들은 새로운 의학분야를 개척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바로 현대 성형수술의 출발점이었다.

 

인간의 존엄을 위해

현대 성형수술을 받은 인물 중 첫 번째로 공식 기록에 남아 있는 사람은 월터 여(Walter Yeo)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 중 미사일에 맞아 눈꺼풀과 눈 주변의 피부를 모두 잃었다. 해럴드 길리스(Harold Gillies, 1882~1960) 의사가 그의 치료를 맡았고, 길리스는 월터 여에게 피부 이식 수술을 진행해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해럴드 길리스는 현대 얼굴 재건수술과 성형수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영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이비인후과 의사로 활동하던 중, 제1차 세계대전 발발 후 왕립 육군 의무단에 입대했다. 이곳에서 그는 치과의사 샤를 발라디에로부터 뼈 이식과 턱 손상 치료를 배웠고, 전후 영국으로 돌아가 안면 재건을 전문으로 하는 부서와 병원을 설립했다. 길리스는 1만 1,000여 건의 수술을 집도하며 5,000여 명의 군인들을 치료했으며, 이 과정에서 재건성형외과 수술법을 개발했다. 그는 환자의 병상 기록을 자세히 남겼고, 화가에게 환자의 상태를 상세히 그림으로 기록하게 했다. 이러한 기록들은 훗날 성형외과의 발전에 중요한 기초가 됐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에는 탱크 안의 과열 탓에 화상이나 공중폭격으로 발생한 심각한 부상이 빈번히 발생했다. 많은 환자가 화상 치료와 변형수술을 받았다. 이 경험과 제1차 세계대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의사들은 성형수술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 시기에 개발된 새로운 수술 기법은 이후 성형수술의 표준이 됐으며, 장기적인 연구와 개선을 통해 현대의 성형수술 기술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쟁의 비극적인 상황은 성형수술의 발전에 중요한 기초가 됐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의 얼굴 재건성형은 미용성형 수술의 발전에도 기여했다. 오늘날의 성형수술은 전쟁으로 고통받던 군인들에게 자존감 회복과 인간다움을 되찾아주기 위한 기본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동시에 미용과 기능 회복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접근법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방위사업청 청아람 웹진 9+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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