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역사, 생업의 대를 이어가는 장터 광양5일시장
- 여행
- 2021. 5. 10.
한반도 남단에 위치한 광양은 육해상 교류의 중심지로서 다양한 식재료가 풍부하다. 광양5일시장은 광양에서도 가장 큰 시장으로, 뒷자리가 1과 6으로 끝나는 날마다 장이 열리는 5일장이다. 따듯한 봄 햇살을 맞으며 찾아간 광양5일시장은 커다란 아케이드로 뒤덮여 흡사 첨단 돔구장 같은 세련된 외형을 선보이고 있었다.
세련된 아케이드 속의 전통 대장간
광양5일시장은 멋스러운 아케이드 지붕으로 덮여 있어 365일 쾌적하게 장을 볼 수 있다. 2014년 시설현대화사업을 통해 점포 및 주차장, 공동화장실, 고객 쉼터 등을 새 단장하여 깨끗하고 편리한 시장을 만들었다. 커다란 시장 입간판을 지나 입구에 들어서니 “깡~ 깡~” 망치질 소리가 요란하다. 다른 장터에서 보지 못했던 대장간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 대장간 안으로 들어가 보니, 시뻘건 쇠붙이를 불가마에서 꺼내 모루 위에 올려놓고 망치질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농기구를 주문제작할 수 있다고. 대장간 앞에 진열된 농기구가 무척 단단해 보였다.
8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광양시장의 터줏대감, 광양뻥튀기
광양5일시장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한 역사를 알 수는 없지만, 100년 전통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시장임에는 틀림없다. 1919년 3월 27일, 옥룡출신의 유생 정성련이 자택에서 만든 태극기를 장대에 높이 들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친 곳이 바로 광양5일시장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광양5일시장에는 오래된 점포가 많은데, 유명한 가게 중 하나가 바로 ‘광양뻥튀기’다. 8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광양시장의 터줏대감이다. 일제 강점기에 광양으로 떠밀려온 할머니는 이 시장에서 뻥튀기를 팔아 자식들을 키워냈다. 이제는 자녀들이 장성해서 가업을 이어받고 있다. 할머니의 거친 손에는 그간 고생해온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다.
따뜻한 상인들과 장터 속 삶의 모습
시장을 한 바퀴 돌다 보니 ‘지업사’라는 이름의 가게가 눈에 띈다. 무엇을 하는 곳인가 싶어 여쭤보니 50년 전부터 벽지를 판매하던 곳이었다고. “옛날에는 벽지, 장판을 팔았는데, 지금은 인쟈 잡화상이 돼뿌렀어.” 이제 상인들에게 필요한 비닐 등의 잡화를 판매하고 있다는 할아버지의 인상이 무척 따스하다. 광양5일시장은 정사각형으로 아케이드가 씌워져 있어, 날씨와 상관없이 둘러보기가 좋다. 시장 한쪽에서 두부를 만들고 있다. 장사를 시작한지 8년 정도 되었다는 두부가게는 딱 8살 정도 먹은 듯한 아이가 주인아주머니 옆에 앉아 있었다. 어쩐지 정겨운 풍경이다.
오랜 전통과 젊은 열정이 함께하는 시장
시장을 둘러보던 중 목을 축일까 싶어 카페에 들렀다. 시장 한쪽에 위치한 카페에서는 젊은 사장님이 밝은 웃음으로 맞아주었다. 생각보다 나이가 젊어 시장에서 장사를 하게 된 계기를 여쭤보니 어려서부터 이 장터에서 어머니께서 생선 장사를 해오셨다고. 20여 년 전부터 어머니 따라 시장에서 자란 아이는 커서 시장의 카페 사장님이 되었다. “시장은 고객 연령대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에요. 고객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할 수 있으니 음료 맛에 대한 피드백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어요.” 이렇듯 오랜 전통과 젊은이들의 뜨거운 열정이 함께하는 시장, 바로 광양5일시장이다.
광양 5일장에서 먹거리 놀거리가 더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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