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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시대, 주식과 부동산 : 문제는 시중금리 고물가! 주식은 오히려 유리

인플레이션 시대, 주식과 부동산

문제는 시중금리 고물가! 주식은 오히려 유리

글. 정철진(경제칼럼니스트, 진투자컨설팅 대표)

어릴 적 배운 경제 지식의 한 대목. “매일 술만 먹고 술병을 마당에 쌓은 남자와 알뜰하게 저축에 힘쓴 남자가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대량 인플레이션이 닥쳤다. 이렇게 되자 술병을 갖고 있던 술꾼 남자는 대박이 터졌다. 반면 착실하게 저축을 한 남자는 파산했다. 종이돈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실물의 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오면 실물자산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 이런 논리였다. 그렇다면 최고의 투자처는 부동산이 될 것이지만 실제 우리 경제에서 이 이야기는 틀렸다. 이번 시간에는 고물가시대 주식과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한다.


물가가 오르면 금리가 오른다, 월급은 제자리

앞서 언급한 인플레이션 시대 술꾼 남자와 저축 남자의 엇갈린 운명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단편적인 이야기에 불과하다. 크게 2가지를 놓쳤기 때문이다. 하나는 부채와 금리이다. 물가가 오르면 중앙은행은 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린다. 하지만 앞서 술꾼 남자의 경우 기존 빚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술병(실물자산)을 팔기도 전에 이자와 빚을 갚느라 먼저 파산한다. 반면, 저축을 했던 남자는 금리가 올라 짭짤한 이자수익을 올리게 된다.

또 다른 하나는 소득의 증가 속도이다. 이런 말이 있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오르지 않는 것 2가지가 있다. 내 월급과 아이 성적이다.” 그렇다. 이론대로라면 물가상승 시대에 임금도 함께 올라야 하지만 현실에선 그렇게 되지 않는다. 그래서 대다수 경제주체들은 돈이 부족해 허덕댄다. 인플레이션은 돈을 워낙 많이 찍어내서 생긴 것이지만, 막상 인플레이션이 닥치면 모두들 돈이 없어서 힘들어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실에서 보면 급격한 물가상승 시기엔 오히려 위험자산, 실물자산이 조정을 받게 된다. 가령, 생활비가 부족하니 집에 있는 금을 내다 팔아 현금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결과물 내는 부동산, 고물가 주식은 웃는다

현대 경제에서 보면 물가가 급격하게 오르면 금리가 급격하게 뒤따라 오르고 이렇게 되면 아파트 같은 주택이 먼저 타격을 받는다. 이유는 명확하다. 현대 사회에서 부동산은 대부분 대출을 통해 구입하기 때문이다. 대다수가 오롯이 자기 돈으로만 부동산을 구입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거다. 앞선 이야기처럼 부동산 가격은 치솟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높아지는 대출금리에 원리금을 갚느라 허덕대고, 설상가상 월급은 오르지 않는데, 생활비는 부족해지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집을 급매물로 매도하기에 이른다.(이때 10년 혹은 30년 고정금리 대출자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경우라 할 수 있겠다) 다만 이때 빛을 발하는 부동산이 있으니 농장처럼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는 것이다. 지난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기에도 그랬다. 당시 콩 농장, 옥수수 농장, 과일 농장 등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대부호가 됐다.

그럼 주식은 어떨까. 과거 패턴을 보면 주식은 크게 2가지로 나뉘어서 그 운명이 확연하게 갈리곤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물가상승기에 가격 부담을 온전히 소비자에게 지울 수 있는 기업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올랐다. 일명 ‘인플레이션 관련주’ 또는 ‘고물가주’이다. 반대로 물가상승 부담을 해당 기업이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면 이런 기업 주가는 폭락했다. 일명 ‘저물가주’이다. 최근 살아있는 투자의 전설 워런 버핏은 옥시덴탈 같은 정유주를 대량 매집했다. 아니, 이제 탄소중립으로 가고 다들 전기차를 구입한다고 나서는데 버핏은 왜 한물간 정유주를 사들인 것일까. 아마도 그는 고유가 발 물가상승이 지속된다고 본 것 같다. 그리고 아직 우리 경제는 석유가 핵심이기에 정유기업은 가격 전가력도 높다고 본 것이다. 이미 버핏은 지난 1980년대에 ‘경제적 해자’란 투자용어를 정립해놓았다. ‘해자(垓子, moat)’는 중세 시대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곽을 따라 파놓은 못을 가리키는데, 경쟁사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진입장벽을 가리킨다. 즉, ‘경제적 해자’란 어떤 상황에도 해당 기업의 존재의미를 지켜주는 확실한 경쟁우위 포인트가 있는 기업을 가리킨다. 그래서 물가상승 시대엔 이런 경제적 해자의 기업들은 엄청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 시대, 끝까지 ‘갑(甲)’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을 찾는 게 주식투자의 핵심포인트가 될 것 같다.

 

[출처: 사학연금 10월호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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