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게 찾아드는 병 : 췌장염
- 건강
- 2022. 12. 8.
조용하게 찾아드는 병
췌장염
췌장은 간, 신장과 함께 ‘침묵의 장기’라 불린다. 췌장은 병으로 인해 전체의 80% 정도가 파괴될 때까지 기능이 유지되며 대부분 특별한 자각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췌장에 발병하는 주요 질환이 췌장염이다.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되는 췌장염은 만성인 경우 무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췌장염에 대해 먼저 알고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급성췌장염과 만성췌장염
췌장은 위장 뒤쪽(등)에 위치한 소화기관으로 크게 두 가지 기능을 담당한다. 첫째는 내분비기능으로 내분비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인슐린과 글루카곤을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외분비기능으로 20여 가지 소화효소를 만들어 소장으로 내보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소화를 돕는다. 이때 췌장이 만드는 소화효소는 소화작용이 없는 상태이며 소장에 분비된 후에야 소화작용을 한다. 즉, 췌장은 스스로 소화되는 것을 막는 물질을 분비해 소화효소가 췌장을 소화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소화효소가 어떤 이유로 췌장에서 소화작용을 나타내 염증이 일으키면 이것이 췌장염이다.
췌장염은 다시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된다. 급성췌장염은 발병 후 병세가 나아지면 췌장이 정상 상태로 회복된다. 반면, 만성췌장염은 췌장이 반복적·지속적으로 손상돼 정상 상태로 회복이 불가능하다. 이밖에 원인, 증상, 합병증 등에서도 차이가 있어 의학적으로 급성췌장염과 만성췌장염은 서로 다른 질환으로 분류된다.
“췌장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된다. 급성췌장염은 발병 후 병세가 나아지면 췌장이 정상 상태로 회복되는 반면, 만성췌장염은 췌장이 반복적·지속적으로 손상돼 정상 상태로 회복이 불가능하다.”
가벼운 증상도 방심할 수 없는 급성췌장염
급성췌장염은 음주, 담석, 고지혈증, 약, 외상, 수술 등 다양한 원인으로 췌장의 선방세포가 손상돼 국소적 염증이 발생하고 췌장 주변 조직과 다른 장기까지 손상을 일으키는 급성 염증성질환이다. 즉 비정상적으로 조기 활성화된 소화효소에 의해 췌장의 선방세포가 자가소화돼 염증이 나타난다.
대표적 원인은 알코올(술)과 담석이다. 술이 급성췌장염을 일으키는 기전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담석의 경우 담낭이나 담도(담즙이 내려오는 길)에 있는 담석 때문에 담즙과 췌장액의 흐름이 막히면서 선방세포가 손상돼 췌장염이 발생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상복부 통증으로 치료하지 않는 한 통증이 저절로 가라앉지 않는다. 이외에 오심, 구토, 황달, 붉은색 소변, 미열 등이 관찰될 수 있으며 심하면 쇼크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급성췌장염은 췌장 손상이 경미해 술이나 담석 같은 원인을 제거하면 합병증 없이 양호하게 회복된다. 하지만 10명 중 2명은 중증으로 진행되는데, 이럴 경우 췌장액이 췌장막 밖으로 새어나가 주변 조직을 녹이고 흘러나온 췌장액이 가성낭종(물주머니)을 만들기도 한다. 가성낭종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기도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거나 농양, 출혈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중증으로 진행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췌장조직이 썩는 괴사가 나타날 수 있으며 췌장 주변 감염, 가성동맥류, 누공 등의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합병증이 발생하면 사망위험도 높아지는데 중증 급성췌장염 환자 중 약 15~30%가 사망에 이른다. 따라서 급성췌장염이 경미하게 나타나더라도 병원을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췌장염
만성췌장염의 원인은 약 40~64%가 술이다. 특히 장기간 많은 양의 술을 마신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알코올과 만성췌장염의 상관관계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췌장세포가 파괴되는 급성췌장염과 달리 만성췌장염은 알코올 때문에 췌장액 속 단백질이 증가해 끈적끈적하게 형성된 단백전이 췌장액의 흐름을 방해하고 췌장세포 위축과 췌장 섬유화를 진행시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밖에 원인으로는 흡연, 췌장의 선천적 기형, 고중성지방혈증, 부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인한 고칼슘혈증, 자가면역 췌장염, 외상, 유전자 변이 등이 있다. 또한 만성췌장염이 악화될수록 췌관 안에 췌석(돌)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췌장액의 흐름을 막아 가성낭종을 만들기도 한다.
췌장은 전체의 80% 정도가 파괴될 때까지 기능이 유지된다. 그래서 만성췌장염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으며, 증상이 느껴지면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주요 증상은 통증이며 환자에 따라 심한 정도, 발현 빈도, 위치가 다양하다. 오랫동안 수시로 반복되는 통증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며 통증 조절을 위해 진통제와 같은 약물치료를 지속적으로 받기도 한다.
만성췌장염으로 췌장 기능이 나빠지기에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생성하지 못해 당뇨병이 생기거나, 소화효소를 만들지 못해 소화기능이 나빠져 구토, 설사, 영양결핍, 체중감소, 지방변 등이 생길 수 있다. 이외 합병증으로는 췌장 석회화, 농양, 흡수장애, 췌장암 등이 있다. 합병증은 병의 예후와 사망위험에 영향을 끼치므로 만성췌장염과 합병증은 동시에 평생 관리 및 치료가 필요하다.
일상에서 실천하는 예방법
췌장염 예방은 병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거하는 일에서 출발한다. 첫 번째로 음주는 췌장염의 주요 원인이며 재발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췌장염을 진단받은 병력이 있다면 절대적으로 금주해야 한다. 두 번째로 담석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 고지방·고단백 식단을 피해야 한다. 가급적 기름진 음식은 멀리 하고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만약 담석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적절한 담석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세 번째로 흡연을 삼가야 한다. 만성췌장염의 주요 원인으로 흡연이 지목되며, 특히 음주량과 흡연량이 많을수록 발병률이 높아지고 췌장암으로 진행될 위험도 커진다. 췌장염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서는 금연을 실천한다.
췌장·담낭 위험군 자가점검
아래 12개 항목 중 4개 이상 해당되면 췌장염, 콜레스테롤 담석 등 췌장·담낭질환에 걸리기 쉬우므로 평소 주의가 필요하다.
- 1. 술을 매우 좋아해서 거의 매일 마신다.
- 2. 술을 마실 때는 식사를 거의 하지 않는다.
- 3. 튀김이나 라면 등 기름기 있는 음식을 좋아한다.
- 4. 생선보다 육류를 좋아한다.
- 5. 외식을 자주 해서 야채 섭취가 부족한 편이다.
- 6. 간식을 좋아해서 좀처럼 끊을 수가 없다.
- 7. 몸을 움직이는 것이 귀찮으며, 운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
- 8. 생활이 불규칙해서 수면 부족인 경우가 많다.
- 9. 일이나 그 외의 고민으로 스트레스가 쌓여 있다.
- 10. 이전에 질병이나 사고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 11. 당뇨병이 있다.
- 12. 가족 중에 췌장·담낭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이 있다.
출처 : <간·담낭·췌장을 예방 치료하는 식생활과 생활습관 38가지>, 요코야마 이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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