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FEBUARY

kyung sung NEWS LETTER

경상남도 사천 바다와 하늘 그리고 우주를 아우르는 여행

[출처 : 방위사업청 청아람 웹진 1+2월호]

 

2023년 12월 대한민국의 군 정찰위성 우주로 향했다. 본격적으로 펼쳐진 우주 시대. 경상남도 사천에서 바다와 하늘, 우주를 아우르는 여행을 해보자.

글. 정효정 여행작가 사진. 조병우


우주항공산업의 중심도시 사천
2023년 12월 2일 새벽, 우리 군의 정찰위성 1호기가 우주로 발사되며 군 정찰위성 확보 사업이 드디어 본 궤도에 올랐다. 본격적인 대우주 시대, 우주로 향하는 미래를 꿈꿔 볼 수 있는 여행지는 어디가 있을까? 경상남도 사천이 그 답이 될 수 있다.

사천은 경상남도 서쪽에 있는 인구 11만의 작은 도시다. 하지만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임진왜란 당시에는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최초로 출정시킨 역사적 의의가 있는 장소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사천은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의 중심도시다. 사천공항 부근에는 항공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고, 여행자들은 항공우주박물관과 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을 동시에 관람할 수 있다. 탁 트인 남해안의 절경과 거북선의 역사, 그리고 하늘을 넘어 우주로 뻗어나가는 대한민국의 위상,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느껴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사천이다.

최초의 거북선을 찾아서
1592년 음력 5월 29일(양력 7월 8일), 왜군이 사천 앞바다를 침범했다. 당시 전라좌수사(全羅左水使) 이순신은 전선 23척을 이끌고 왜군에 맞서 대승을 거두었다. 그날이 우리 역사상 거북선이 최초로 전투에 나선 날이다. 2척의 거북선은 왜군의 세키부네(함선)를 깨부수는 돌격용 전함이었다. 왜군으로서는 조선의 비밀병기 거북선을 처음으로 마주한 순간이었고, 조선 수군으로서는 전투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이날을 기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매년 7월 8일을 ‘방위산업의 날’로 지정하기도 했다.

사천에는 이순신 장군의 사천해전을 테마로 한 ‘이순신 바닷길’이 있다. 해안을 따라 약 60km 정도 이어져 있는 여행길이다. 걸어도 좋고 드라이브를 해도 좋다. 그중 선진리성에서 모충사까지의 12km의 구간은 ‘최초 거북선길’로 불린다. 이곳 앞바다에서 사천해전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조용한 겨울에 풍경을 즐기며 산책하기 딱 좋은 구간이다.


실안낙조 /  최초 거북선길에 위치하고 있는 대섬


무지개빛 아름다운 사천의 바다 풍경
‘최초 거북선길’의 시작은 사천시 용현면 선진리에 위치한 선진리성이다. 30m 정도의 구릉에 위치한 이 성은 정유재란(1597년) 당시 왜군이 쌓은 왜성이다. 우리 식 석성은 보통 똑바로 뻗어있는데, 왜성은 성벽이 비스듬한 것이 특징이다. 성벽을 따라 내부로 들어가면 성문과 천수각 터가 남아 있다. 그리고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활약을 기념한 사천해전승첩기념비와 6·25전쟁 당시 전사한 대한민국 공군의 충령비도 세워져 있다. 겨울에는 사천 앞바다를 바라보며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고, 봄에는 벚꽃이 만개해 많은 이들이 찾는다.

선진리성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시원한 수평선과 어우러진 무지갯빛 해안 도로를 만날 수 있다. 6.2km 구간의 방호석을 ‘빨주노초파남보’로 칠해놓은 구간인데, 다양한 포토존이 있어 찾는 재미가 있다. 가장 유명한 포토존은 설치미술가 최병수 작가의 6m 크기의 여인 얼굴 실루엣 조형물이다. 대포항 방파제에서 찾을 수 있다. 물 흐르는 듯한 여자의 옆모습과 바다와 하늘이 조화되어 사천의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선진리성 입구 /  선진리성에서 만난 이충무공사천해전승첩기념비
선진리성 내부 /  선진리성문과 천수각 터


바다와 하늘, 우주를 연결하는 항공우주박물관
항공우주박물관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설립한 박물관이다. 일단 입구에 들어서면 실물 항공기와 전차, 화포 등이 전시되어 있는 야외전시장이 나온다. 전투기, 훈련기, 수송기, 구조 헬기, 정찰기 등 모든 전시물에는 제각각의 사연이 있기에 시간을 들여 찬찬히 안내문을 읽어보길 권한다. 가장 처음에 눈길을 끄는 것은 사천에서 개발된 국산 1호 항공기 부활호다. 비행기 제작 연도는 1953년, 당시 한국전쟁으로 피폐한 국민의 자존심 회복과 희망을 위해 이승만 대통령이 직접 부활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한때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되었던 대한민국 공군 1호기, 일명 ‘코드 원(Code-One)’도 눈길을 끈다. 내부에 탑승해 마치 대통령이 된 기분으로 좌석에 앉아볼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을 투하했던 B-29 폭격기나, 소련제 전차인 T-34 등 전쟁사에 관심이 있다면 알만한 항공기나 전차 등도 있다. 그리고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촬영에 쓰인 C-123K 수송기나, 영화 <강철비> 촬영에 쓰인 수리온도 볼 수 있다. 박물관의 내부 전시관에선 항공기 및 우주선의 역사와 과학적 원리를 체험할 수 있고, 체험관인 ‘KAI 에비에이션 센터’에선 우리나라 최초로 만든 다목적 전투기 FA-50의 조종석에 앉아볼 수도 있다.

항공우주박물관의 바로 옆에는 사천시에서 운영 중인 사천첨단항공우주박물관이 있다. 최근 사천시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업무협약으로 관람객들은 통합권을 구매해 두 건물 사이의 출입문으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사천첨단항공우주박물관 1층은 항공관이라는 주제로 역사관과 체험관, 2층은 우주관이라는 주제로 4D영상관과 디오라마 존, VR 체험과 비행기 탈출 슬라이드 체험관이 운영된다. 아이도 어른도 모두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박물관이다.

 

더 큰 꿈을 꾸며 시작하는 2024년
“우리는 이번 60년대가 끝나기 전에 인간을 달에 보내기로 했습니다(We choose to go to the moon in this decade).”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문샷(moonshot)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후 ‘문샷 싱킹(moonshot thinking)’은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거대한 생각의 상징이 되었다. 당시 아폴로 11호의 도착을 텔레비전으로 보던 어린이들은 이제 어른이 되어 그 꿈을 이루고 있다. 민간인 우주탐사 기업인 블루 오리진을 설립한 아마존의 전 CEO 제프 베이조스가 대표적이다. 그는 다섯 살부터 우주여행을 꿈꿨다. 이렇듯 큰 꿈은 큰 미래에 도달한다. 그것이 아득히 먼 우주일지라도 말이다.

다시 한 해가 시작되었다. 아직 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래는 꿈이다.

한 해의 시작을 경상남도 사천에서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우리가 꿈을 품고 있는 한, 언젠가 우리는 꿈꾸었던 미래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방위사업청 청아람 웹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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