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으로는 금강, 남으로는 만경강, 서쪽으로는 바다로 둘러싸인 고장, 군산. 서해 바다와 금강이 합쳐지는 이곳의 물길을 소설가 채만식은 ‘탁류’라고 했다. 옛 군산세관은 군산의 과거, 혼탁했던 시대를 상징하는 슬픈 장소였지만 이제는 시민들이 쉬어가는 곳으로 변화해 자리 한편을 내주고 있다. 글.이성주 사진.이정수 군산의 스토리텔링, 먹방이 이야기 군산은 기름진 평야와 문화를 간직한 항구도시로 일본의 대표적인 수탈 지역이었다. 대한제국 1899년 5월에 조계지로 개항하며 일제강점기의 풍파를 고스란히 겪었다. 일제의 잔재가 묻어나는 군산의 풍경을 보노라면 한국 역사의 축소판과 같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그 수탈의 흔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군산세관’이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옛 군산세관은 대한제국..
동유럽과 서유럽 사이에 위치한 오스트리아는 중유럽을 대표한다. 교통이 좋아 문화교류의 요지였으며, 합스부르크 왕가를 거치며 음악, 건축, 미술 등 예술을 꽃피우게 된다. 알프스 산맥을 끼고 동서로 길게 뻗어 있어 축복받은 자연환경과 도시마다 놓칠 수 없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예술, 자연, 삶’ 3박자가 어우러진 오스트리아로 지금 당장 떠나보자. Words. 이지홍 유럽 배낭여행자들의 로망 유럽 문화 예술을 상징하는 도시 양대 산맥이 있다면 파리와 비엔나라고 할 정도로 비엔나에서는 꼭 봐야 할 아름다운 예술 명소가 많다. 비엔나 국립 오페라 극장, 비엔나 콘서트홀, 알베르티나 미술관, 미술사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 클림트의 키스가 있는 벨베데레 궁전, 왕가의 여름궁전 쇤부른 궁전 등 일주일 내..
고창 선운사는 대웅전 뒷산을 뒤덮은 동백으로 기억되는 절이다. 미당 서정주가 이 동백의 처연함에 반해 읊조린 멋진 시 한 수는 웬만한 사람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가을 풍경이 깃든 도솔암 가는 길은 언제 걸어도 좋다. 시인 정찬주는 이 길을 두고 ‘인간 세상에서 하늘로 가는 기분’이라고까지 표현했다. 글/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도솔천을 온통 붉게 물들인 꽃무릇 단풍이 들기 전 고창 ‘선운사’를 붉게 물들이는 건 꽃무릇이다. 평생을 가도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한다는 꽃으로 9월 말부터 10월 초면 붉은 꽃이 핀다. 그 모양도 애처롭다. 가느다란 줄기 위에 덩그러니 달린 밤톨 만한 꽃송이가 위태로워 보인다. 바람이 불면 대궁은 곧 부러지기라도 할 듯 흔들린다. 선운사에 도착해 입구에 들어서니 눈이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