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FEBU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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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경이 간직한 깊은 여운,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해금강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경이 간직한 깊은 여운

강원도 고성



때묻지 않은 자연과 오랜 기다림이 존재하는 곳. 동쪽 해안선 끝자락의 아름다운 풍경과 가깝고도 먼 북녘 땅을 바라볼 수 있는 곳. 고성에서 마주하는 풍경들은 머리가 아닌 가슴에 저장된다.

글. 한율 사진. 이승헌


깎아지른 해안 절벽 위 송림과 어우러진 천학정이 한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답다.

 

천학정으로 오르는 호젓한 계단길

 

기암절벽 위에 자리한 고즈넉한 정자, 천학정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 교암리에 자리한 천학정은 팔각지붕의 단층 구조로 된 소박한 정자다. 해안 경치가 뛰어난 곳으로 유명한 청간정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주변 경치만큼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천학정에 서면 청명하고 푸른 동해를 마음껏 조망할 수 있는데, 정자 주위로 백 년 이상 된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운치를 더한다.

깎아지른 해안 절벽 위에 서 있는 천학정을 감상하고 싶다면 교암항 방파제로 발길을 돌려보자. 기암절벽, 천학정, 송림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듯하다. 바위 위로 시시때때로 이는 하얀 포말이 멋을 더한다. 고래바위, 오리바위, 손 바위 등 기묘한 형상을 한 바위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방파제에서 볼 수 있는 하얀 등대와 빨간 등대는 매혹적으로 와 닿는다.

천학정은 일출 명소이기도 하다. 우거진 송림을 벗삼아 기암절벽 위 고즈넉한 정자에서 맞이하는 조용한 일출은 특별하고 가슴 벅찬 추억을 선사한다.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멋을 자아내는 천학정을 품은 교암항

 

 

김일성별장 3층 전망대에서는 화진포의 멋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김정일이 소련군 정치사령관의 아들과 찍은 사진이 남아 있는 김일성별장 입구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화진포, 그곳에 자리한 김일성별장

고성에서 꼭 들러야 하는 곳은 화진포다. 호수와 바다가 만나는 화진포는 말로 형용하기 힘든 자연 풍광이 파노라마 필름처럼 펼쳐진다. 둘레길 16km의 화진포호는 동해안 최대의 자연 호수로, 울창한 송림이 멋을 더한다. 수령 100년이 넘는 소나무 사이로 난 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 호수에서 길목 하나만 넘어가면 화진포해변이다. 푸른 바다와 하얀 백사장,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밀려드는 바닷바람은 생각을 잠시 잊게 만든다. 하늘이 맑고 바다색이 선명한 가을날의 화진포해변은 투명할 만큼 푸르다.

이처럼 아름다운 풍광 때문일까. 남북 유명 인사들은 이곳에 별장을 지었다. 김일성별장, 이기붕별장, 이승만별장이 대표적이다. 김일성별장은 화진포해변의 수려한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원래 외국인 선교사 셔우드 홀(Sherwood Hall)이 예배당으로 사용하던 건물이었는데, 1948년부터 1950년까지 김일성이 별장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1948년 8월, 당시 여섯 살이던 김정일이 소련군 정치사령관의 아들과 별장 입구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이 남아 있다.

별장의 2층 창문으로는 활처럼 휘어진 화진포해변이 파노라마 뷰로 펼쳐진다. 3층 전망대에서는 화진포 호수와 화진포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푸른 동해와 금구도도 그림처럼 와닿는다.

 

2018년 12월 들어선 높이 34m의 통일전망타워는 DMZ 의 ‘D’자를 형상화했다.

 

금강산의 비경으로 가슴 벅찬 통일전망대

고성은 우리나라 최북단의 고장이다. 통일전망대에 가면 이를 다시금 실감할 수 있다. 통일전망대에 가려면 출입신고소에서 출입신고를 한 후 검문소를 거쳐 차로 10분 정도 더 들어가야 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탈길을 걸어 올라가니 1984년에 지어진 통일전망대와 2018년 12월 들어선 높이 34m의 통일전망타워가 나란히 서 있다. DMZ의 ‘D’자를 형상화한 통일전망타워는 기존의 통일전망대보다 훨씬 높아 북녘 땅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통일전망타워의 1층 야외전망대에 들어서자마자 탁 트인 풍경에 절로 감탄사를 쏟아낸다. 신선대, 옥녀봉, 일출봉까지 금강산이 눈에 들어오고(날씨와 햇빛의 방향에 따라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 때도 많다고 한다), 금강산과 동해가 빚어내는 천혜의 절경이 가슴 한 편을 뭉클하게 만든다. 해안에서 가까운 곳에는 남북을 잇는 도로와 철로가 있다. 곧게 뻗은 도로는 금강산 관광객을 실어 나르던 육로다. 500원짜리 동전을 망원경에 넣고 물리적으로는 닿을 수 없는 현종암과 부처바위, 해금강과 구선봉 등을 바라보니 멀고도 가깝고, 가깝고도 먼 느낌에 잠시 숙연해진다.

금강산전망대도 눈에 들어온다. 통일전망대보다 2km 북쪽에 있어 금강산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지만,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봄·가을 여행 주간에 한시적으로 개방할 때도 있지만, 출입 인원을 제한하기 때문에 금강산전망대는 생각보다 가기가 쉽지 않다.

통일전망대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도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북쪽을 향해 손을 모으고 있는 마리아와 자애로운 미륵불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 전망대 입구에는 최북단 개신교 교회가 들어서 있다. 3대 종교시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풍경은 진기하면서도 애틋하다.

 

고성통일전망대 주차장 근처에 자리한 ‘6.25전쟁체험관’의 전차

 

고성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는 고성통일전망대 전시관

 

고성 와서 섭을 안 먹으면 섭하지!

소담식당

섭국은 강원도 영동지방의 향토음식으로 속초, 양양, 고성 지역에서 즐겨 먹는 별미다. ‘섭’은 홍합을 의미하는 강원도 방언. 섭국은 토막을 낸 자연산 홍합과 된장, 고추장, 부추, 달걀, 감자 등을 넣고 푹 끓여낸 홍합탕이라 할 수 있다. 아야진항구 바로 앞에 위치한 소담식당에서는 싱싱하고 쫄깃쫄깃한 홍합과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이 어우러진 맛있는 섭국을 먹을 수 있다. 해장국으로 안성맞춤인 맛인데,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나면 마치 보양식을 먹은 기분이 든다.

 

싱싱한 바다의 맛이 내게로!

영순네횟집

봉포항에 자리한 영순네횟집은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에게도 인기 있는 곳이다. 직접 공수한 각종 횟감과 해산물을 언제든 신선하게 내놓기 때문. 특히 시원하고 새콤달콤한 맛으로 계절 불문 입맛을 돋우는 물회가 별미로 유명하다. 오징어회, 광어회, 성게, 멍게, 해삼 등의 다양한 해산물과 신선한 야채가 수북하고 푸짐하다. 우럭지리는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 항구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바다를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이 집의 인기 비결이다.

 

 

[출처 : 국가보훈처 다시웃는제대군인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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