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의 성지로 떠나는 무진장 시원한 여행! 전북 무주
- 여행
- 2021. 7. 6.
캠핑의 성지로 떠나는 무진장 시원한 여행
전북 무주
전북 3대 오지(奧地)로 불리는 무진장. 무주, 진안, 장수는 이제 두메산골이 아닌 청정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중 무주는 너그러운 덕유산과 깊은 계곡을 품고 있으니 무진장의 대장이라 할 만하다. 호남 내륙에 스키장이 있을 정도로 여름에도 서늘한 무주의 공기, 반딧불이가 밤하늘을 수놓는 깨끗한 환경, 울창한 숲에서 즐기는 캠핑. 이 모든 것을 최고의 여름휴가지로 손꼽히는 무주에서 즐길 수 있다.
글|사진. 안윤정 여행작가
국내 최대 캠핑지, 명불허전 덕유대 야영장
전북 무주군 설천면 덕유산국립공원에 자리한 덕유대 야영장은 500여동 규모의 국내 최대 야영장이다. 1993년에 조성됐으니 대한민국 캠핑 역사와 동고동락한 ‘캠핑의 성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캠퍼 중에 덕유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덕유대 캠핑은 캠퍼들의 로망이다. 이런 명성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더욱 빛난다. 무조건 그늘과 계곡을 확보해야 하는 여름 캠핑에 있어 덕유대는 천혜의 장소이다. 덕유대 야영장은 여느 캠핑장과는 비교가 안 되는 스케일을 자랑한다. 야영장 전체가 덕유산 한 자락을 통째로 빌린 거대한 숲이다. 나무 전시장처럼 소나무, 전나무, 참나무, 단풍나무뿐 아니라 구상나무까지 다양하다. 나무들도 덕유대의 역사처럼 굵직해서 그 속에 텐트를 치면 더위가 들어올 틈이 없다.
덕유대 야영장은 1영지부터 7영지까지 있다. 글램핑 존, 카라반 존, 자동차 야영장, 일반 야영장이 있어 다양한 캠핑이 가능하다. 평지에 있는 7영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산비탈에 계단식으로 자리하고 있다. 처음 나오는 곳은 7영지이다. 덕유대 야영장에서 유일하게 오토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전기 사용도 가능하고 계곡을 끼고 있어 전체 야영장 중 제일 인기가 많다. 여름 휴가철, 이곳에서의 캠핑은 로또 당첨과 맞먹는 행운이다. 7영지를 지나 갈림길에서 언덕을 오르면 나머지 영지들이 나온다. 먼저, 체류형시설(카라반, 통나무집, 황토집, 솔막 등)이 있는데 텐트 없이 캠핑을 즐기고 싶을 때 이용하면 좋다. 카라반 존 옆으로 원시적인 숲속 사이트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1영지, 2영지, 3영지이다. 이곳은 한여름에도 타프가 필요 없을 정도로 울창하다. 마치 초록빛 원시 숲 여기저기에 텐트들이 숨어 있는 듯하다.
중앙에 낮은 나무들로 쓰여진 ‘덕유대’는 야영장의 랜드마크다. 덕유대에서 캠핑하면 누구나 이곳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다. 이후 오른편 경사면을 따라 4영지, 5영지, 6영지가 나온다. 5영지가 제일 사이트가 크고 정비된 느낌이 있다. 화장실, 개수대는 곳곳에 있어 불편함이 없지만 자리에 따라서는 편의시설을 오고 갈 때마다 등산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야영장 자체가 워낙 커서 국립공원에서 제공하는 배치도는 의미가 없다. 평면 배치도라서 경사를 알 수 없으니 첫 방문이라면 자리는 복불복이다.
열대야가 없는 덕유대에서의 캠핑
덕유대 야영장에서 휴가 캠핑을 계획하고 두 가지를 챙긴다. 먼저, 따스한 경량 패딩. 덕유산의 기온은 한여름에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이니 열대야는 남의 나라 얘기이다. 특히, 7영지를 제외한 1영지부터 6영지까지는 전기 사용이 불가능하다. 전기요를 쓸 수 없으니 핫팩이나 침낭, 두꺼운 옷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덕유대 밤공기에 당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평소 읽고 싶었으나 시간이 여의치 않아 책장에 방치해 둔 시집이나 수필 한 권. 그 묵은 책 한 권을 덕유대 야영장 숲으로 가져간다. 신선한 바람이 책장을 술술 넘긴다. 가슴속 깊이 남는 문구도 적어보며 여유로운 휴가를 보낸다. 도심은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이 시각, 덕유대 야영장은 시원한 도서관이 된다. 하지만 한가로운 시간도 잠시뿐. 물놀이를 끝낸 아이들이 복귀하면 재빨리 꼬들꼬들한 라면을 끓여내는 덕유대 분식집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트레킹하기 좋은 무주 구천동 어사길
덕유대 야영장은 구천동에서 백련사를 지나 향적봉으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다. 덕유산 산행이나 트레킹을 하기 좋은 위치이다. 7영지를 지나면 갈림길이 나온다. 하나는 임도로 백련사까지 가는 탐방로이고 또 하나는 계곡 따라 구천동 25경인 안심대까지 가는 오솔길이다. 이 오솔길을 ‘어사길’이라 부른다. 3.3km 거리로 온 가족이 부담 없이 걷기 좋은 길이다. 중간중간 어사길과 임도를 오갈 수 있다. 걷다가 힘들면 임도로 빠지면 된다.
어사길은 다양한 식생을 관찰하며 걷는 자연관찰로이다. 산수국, 함박꽃 등 여름꽃들이 반겨준다. 어사 박문수 관련 설화, 덕유마을 사람들 이야기도 읽으며 걷는다. 소원성취탑에 돌도 하나 얹으며 소망 하나를 더한다. 선녀들이 내려와 놀았다는 19경 비파담에서는 물빛을 감상하며 잠시 쉬어간다. 뜨거운 여름, 몸과 마음을 식혀주는 덕유산의 아량에 감사 인사를 건넨다.
연이어 흐르는 7개의 맑은 폭포
덕유산 남서쪽 자락의 칠연계곡은 구천동 못지않은 곳이다. 멋진 기암괴석과 크고 작은 폭포들이 한여름 더위를 날려준다. 칠연폭포를 만나려면 안성탐방지원센터를 찾아간다. 칠연폭포는 동엽령까지 이어지는 코스 중간, 칠연삼거리에서 300m만 오르면 된다. 등산 초보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거리이다. 잘 정비된 길을 따라 시원한 계곡을 끼고 걷는다. 문덕소의 짙은 물빛을 감상하고 조금 고도를 높인다. 계단으로 살짝 힘을 더하면 7개의 폭포가 연달아 흐르는 칠연폭포에 닿는다.
우렁찬 폭포 소리와 함께 암사면을 타고 물줄기 7개가 연이어 흐른다. 7개 폭포를 한눈에 볼 수 없으니 전망대도 3곳이 있다. 전망대에서 보는 계곡은 보기만 해도 청량감이 가슴 속에 가득해진다. 무주 구천동의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오히려 호젓한 덕유산 청정 계곡을 느끼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가족 나들이로 가기 좋은 태권도원
덕유산에서 가까운 무주 태권도원은 박물관뿐 아니라 경기장, 체험관, 숙박시설까지 갖춘 태권도 종합센터이다. 우리나라 국기, 태권도의 정신과 철학, 역사를 보여 주는 태권도 박물관부터 살펴본다. 아이와 함께라면 태권도 IT 체험관 Yap!도 필수 코스이다. 일정 체험료를 내면 기초 체력 체험실, 가상 겨루기, 태권 체조실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 본다. 신호를 빠르게 터치하는 민첩성 테스트, 레이저선을 통과하는 유연성 테스트. 마지막으로 절도있는 태권 체조로 체험을 마무리한다. 태권도원의 꽃은 시범단 공연이다. 하루에 두 번,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T1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30분가량의 멋진 공연이다. 한편의 스토리 속에 태권도 격파 등 기술이 적절히 들어간다. 마지막에 출연자들과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어 아이들에게는 멋진 추억이 된다.
시원한 동굴에서 즐기는 머루와인
덕유산 일대에서는 머루가 대규모로 자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랭지인 무주는 일교차가 크고 서늘해 머루의 송이가 크고 굵다. 또 무주 머루는 신맛이 적고 당도가 높으며 비타민 C가 풍부한 특성이 있다.
무주 적상산 사고지에서 조금 내려오면 무주 머루와인동굴이 나온다. 원래 이곳은 무주양수발전소 건설 당시 굴착 작업용 터널로 사용되던 곳이다. 동굴은 빛이 차단되고 일정 온도가 유지돼 훌륭한 와인 숙성 저장소가 되었다. 와인동굴로 들어서면 한여름에도 서늘하다. 머루와인도 시음해보고 각종 빛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도 찍으며 시원한 시간을 보낸다. 아이들은 와인 대신 머루 주스와 머루 초코파이를 맛보면 된다.
무주 여행 팁
금강에서 나오는 민물고기로 만든 어죽은 무주 향토 음식이다. 민물고기는 호불호가 확실해 여럿이 식사할 경우, 의견이 분분할 수 있는데 무주 읍내 큰손식당(063-322-3605) 어죽은 화학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순한 맛이라 아이나 어죽 초보자도 거부감없이 먹을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무주 하면 짬뽕이란 검색어가 따라온다. 갈비와 해물, 무주 특산물인 천마를 사용한 면으로 해물갈비 짬뽕이란 메뉴가 탄생했다. 무주 머루의 향미를 더한 머루소스 탕수육도 짬뽕과 짝꿍 같은 음식이다. 최근 해물갈비짬뽕을 하는 무주 짬뽕집이 많아졌는데 천마루(063-322-0433)가 원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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