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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생각을 모아, 여행자를 위한 마음을 모아 : 모악산의 아침

지구를 위한 생각을 모아, 여행자를 위한 마음을 모아

모악산의 아침

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여행자들을 맞이하는 전주의 한 숙소. 비누를 이용해 씻고, 고체 치약과 대나무 칫솔로 양치를 하고, 소창 수건으로 손발을 닦아야 한다. 플라스틱 병에 담긴 샴푸로 머리를 감고, 거품이 잘 나는 치약으로 양치를 하던 우리에게는 조금 낯선 것도 사실. 하지만 이곳은 용기를 내 우리 생활에 익숙한 것들부터 친환경 제품들을 사용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제로웨이스트 숙소, 모악산의 아침의 풍경이다.


모악산의 아침을 소개해 주세요.

모악산의 아침은 지속 가능한 여행을 돕는 제로웨이스트 숙소이자 북스테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만드는 커뮤니티 공간입니다. 거실의 커다란 통창으로 한눈에 보이는 모악산 전경과 대나무 숲이 특히 매력적이에요.

 

‘모악산의 아침’이라고 이름 지은 이유가 궁금해요.

원래는 어머니께서 10년 넘게 사용하신 약학 블로그 이름이었어요. 이른 아침 큰 창에 보이는 모악산이 좋아서 그렇게 지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이름을 따서 자연스럽게 공간의 이름도 모악산의 아침이 되었습니다.

 

모악산의 아침 공간 중에 큰 창 너머로 보이는 모악산과 대나무 숲을 바라볼 수 있는 거실을 좋아해요. 흔들의자에 앉아 멍 때리며 음악을 들으면, 바쁘고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에서 잠시 멈춰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숙소에 제로웨이스트를 접목시켜 운영하게 되었나요?

처음 숙소를 시작했을 때, 배출되는 많은 양의 쓰레기에 놀라 환경 공부를 시작했어요. 어떻게 하면 방문객들의 편의를 존중하며 쓰레기도 줄이고, 기후 위기 메시지를 공간 속에 잘 녹일 수 있을지 고민도 했죠. 숙소를 방문하시는 분들이 공간에서 친환경 용품을 체험하며 일상 속 실천도 이끌고, 제로웨이스트 숙소 용어를 만들어 사용하게 되었어요. 지금도 여전히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적용하는 중이랍니다.

 

모악산의 아침에서 가장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욕실이요. 잘라진 비누를 사용할 수 있고, 플라스틱 제품을 볼 수 없거든요. 소창 수건과 대나무 화장지, 고체 치약도 사용해 볼 수 있고요. 또, 현관에는 숙소에서 체험한 용품을 소량 구매할 수 있어요. 바로 일상 속 실천으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구비해놨고, 지역별 제로웨이스트 가게를 소개하는 지도, 기후 위기 관련된 포스터와 책을 비치해두었습니다.

 

모악산의 아침을 찾는 고객들은 주로 어떤 분들이며, 어떻게 찾아오시나요?

제로웨이스트 숙소이다 보니, 어떤 분들은 제로웨이스트에 동의한 분만 오신다고 생각하는데, 여느 숙소와 다르지 않아요. 연령층도 다양하고 여행, 쉼, 워크숍 모임 등의 목적으로 찾아오십니다. 사실 제로웨이스트 숙소는 운영자가 실천하는 것들이 훨씬 크고, 방문객들에게 일상 속 쓰레기를 줄이고, 친환경적인 방법을 경험하고 제안하는 곳이에요.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자연 속에 있어 쉼을 청하고 영감을 얻어 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잘라진 비누와 고체 치약을 처음 사용해 보시고, 집에 가셔서 구매하셨다는 분들도 많고요. 연령대가 높으신 분들은 소창 수건과 천연 수세미를 보고 옛날에는 다 이렇게 사용했다며 응원도 많이 남겨주세요. 공간이 좋아서 아껴주시고, 취지를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셔서 운영자로서 정말 뿌듯합니다.

 

계획하고 있거나, 도전해 보고 싶은 환경 관련 활동을 말씀해 주세요.

올해 가을부터 커뮤니티 공간 ‘지향집’과 비건식료품점&환경 책방 ‘초이록’을 운영하게 됐어요. 이 공간에서는 자유롭게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돈보다는 가치에 중심을 둘 텐데요. 환경 워크숍도 많이 열고 비건 음식을 함께 만들어 먹으며, 자연스럽게 비거니즘을 알리고 싶어요. 동네 사람들과 함께 반찬을 나누고, 필요 없어진 물건을 서로 공유하는 재미있고 신나는 공간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아이디어가 있고, 궁금하신 분들 놀러 오세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가장 쉬운 방법을 독자들에게 소개해 주세요!

기존에 있는 물건을 충분히 사용하는 것이에요. 새로 물건을 사는 것보다는 이미 있는 물건을 쓰임이 다할 때까지 사용하고, 새로운 용도로 물품을 재사용하는 거죠. 욕실 플라스틱 샴푸를 다 사용하시면, 샴푸바를 사용하시는 것도 좋아요! 어떤 물건을 살 때, 알맹이만 사는 게 아니고 쓰레기도 함께 구매하는 거잖아요. 이 사실을 인지하고 유심히 주변을 둘러보면 방법은 많습니다.

 

앞으로 모악산의 아침을 운영하면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모악산의 아침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싶어요. 지속 가능한 축제, 프로그램, 결혼식 등을 열어보고 싶고, 지향하는 가치가 비슷한 곳에 제공하는, 공간 기부도 꾸준히 하고 싶어요. 모악산의 아침을 방문하셨던 분들이 다시 오셔서 추억을 곱씹을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오래오래 운영하겠습니다!

 

모악산의 아침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인2길 25-48
인스타그램 @travel_moa

 

모악산의 아침 운영자 ‘모아’가 하는 지구를 위한 활동들

  • 모아로와요가, 명상, 채식, 기록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게스트하우스 형식처럼 방 1개씩만 빌려주는 ‘모아로와’ 프로그램. 운영자 모아가 좋아하는 가치들도 함께 공유하고, 혼자 여행하는 여행자들에게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 시작했다.
  • 불모지장‘불편한 모험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장’이라는 뜻이다. 팀원들과 함께 매년 두세 번 정도 기후 위기를 알리고, 쓰레기 없이 농산물과 비건음식을 구매할 수 있는 플리마켓. 친환경 물품 구매, 업사이클링 체험을 할 수 있고 공연도 열리는 재밌는 장터다. 판매자는 무포장 물품을 판매하고, 구매자는 용기에 물품을 담는 경험을 통해, 제로웨이스트 삶이 일상 속까지 이어지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 제로불모지전주, 전북에서 비건 옵션이 가능한 식당과 카페를 모아 카카오맵 비건 지도를 만들기도 하고, 비건 지도 큐알코드를 출력해 곳곳에 비치하기도 한다. 비건과 환경 채팅방을 운영하고 비건 위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기후 위기와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다.

 

[출처 : 사학연금 11월호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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