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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된 피터팬 : 스티븐 스필버그

 

할아버지가 된 피터팬

스티븐 스필버그

글. 윤진아   일러스트. 이대열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는 환상과 모험으로 가득 차 있다. 열세 살에 첫 영화를 찍은 이래, 큰 코에 호기심 가득한 눈을 가진 털보 할아버지는 여전히 ‘영화에 열광하는 덩치 큰 소년’처럼 살고 있다.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에서 스필버그는 말한다. 영화를 통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어 행복하다고.


스필버그는 종종 자신이 ‘지구에 몰래 들어와 살게 된 선량한 외계인’일 거라는 생각을 한다. 커다란 눈에 땅딸막한 몸,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 총 대신 식물표본을 든 외계인 E.T는 그의 분신 같은 존재다. 1982년 개봉한 <E.T>는 난쟁이 외계인과 소년 엘리엇의 순수한 우정을 다룬 영화다. 엘리엇과 E.T가 손가락을 맞대는 장면, 함께 자전거를 타고 달을 배경으로 날아오르는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남아있다.

E.T나 영화 <에이아이(A.I)> 속 어린이 로봇은 스필버그의 자전적 스토리에 가깝다. 어린 시절의 스필버그는 스스로를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으로 여겼다. 부모의 이혼으로 여러 번 이사를 다녀야 했고, 친구들은 큰 코에 고수머리 등 유대인의 특징을 지닌 스필버그를 따돌렸다. 영화는 소년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친구들이 책을 읽거나 운동할 때 스필버그는 8mm 카메라 앵글을 통해 세상을 바라봤다. 11세 땐 단편영화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55달러를 벌었고, 16세 땐 140분짜리 SF 영화를 극장에 걸었다.

영화 사상 최초로 1억 달러 이상을 번 <죠스>를 비롯해 <E.T>, <인디아나 존스> 등으로 매번 자신이 세운 흥행 기록을 스스로 깨뜨려온 스필버그는 1993년에도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기상천외한 공상을 펼쳐보였다. 화석 속에 보존된 공룡의 DNA로 탄생시킨 <쥬라기 공원>에 전 세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열광했다.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대중성은 물론 작품성까지 겸비한 거장임을 입증한 작품이다.

이제 관객들은 그의 이름만 듣고도 영화를 보러 간다. 지난해 개봉한 스필버그의 첫 번째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개봉과 동시에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새로운 신드롬의 시작을 알렸다. 최근 스필버그가 각본과 연출을 맡은 영화 <더 파벨만스>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토론토 국제영화제 최고상을 받으며 내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을 일찌감치 예고하기도 했다. 어느덧 76세의 할아버지가 됐지만, 스필버그는 ‘꿈의 공장’ 할리우드에서 또 다른 모험의 여정을 떠나려 하고 있다. 상상은 결코 늙지 않으며, 나이가 들었다 해도 피터팬은 영원한 피터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모험은 꿈꿔오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출처 : 사학연금 11월호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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